로마여인, 현대 수준 맞먹는 화장품 사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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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여인, 현대 수준 맞먹는 화장품 사용해
  • 윤종원
  • 승인 2004.11.0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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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2천 년 전 로마시대 상류층 부인들은 현대인들이 사용하는 것과 품질에서 전혀 뒤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화장품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BBC 인터넷 판과 로이터 통신이 3일 보도했다.

이 고대 화장품은 브리스톨대 연구진이 지난 7월 런던 근교 사우스워크의 옛 로마 사원 유적지 발굴 현장서 발견한 것으로, 브리스톨대 연구팀은 이런 내용의 보고서를 이날자 네이처에 실었다.

직경 6㎝ 높이 5㎝의 주석 용기에 담겨진 이 크림은 미백효과를 가진 일종의 파운데이션 크림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연구진 일원인 리처드 에버셰드는 전했다.

약 2세기 중반 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이 용기는 주석으로 밀봉돼 있어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했다. 특히 용기에 반쯤 채워진 크림에는 손가락 자국이 선명했다.

크림 성분은 40%가 양이나 소에서 추출한 동물성 지방으로, 나머지 40%는 전분(澱粉)과 산화주석인 것으로 분석됐다.

"산화주석은 비활성 물질로서 피부에 전혀 해를 끼치지 않는 물질"이라고 셰드는 덧붙였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를 활용해 용기에 담겨있던 크림의 복제품을 만들어 피부에 발라본 결과 크림이 녹아 피부를 매끄럽게 하는 감촉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전분이 가져다 주는 효과인 것으로 보이는데 전분은 오늘날에도 화장품을 제조하는데 사용된다.

이와 함께 로마시대 상류층 부인들은 얼굴을 희게 하는 화장법이 유행이었으며 이를 위해 초산연(lead acetate)에서 미백물질을 추출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영국에 거주했던 로마인들은 초산연 대체물로 산화주석을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프랜시스 그류 런던박물관 큐레이터는 "용기 안에 담긴 내용물 품질이 정말 훌륭한 것이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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