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이태원 참사 후속 치료 중요성 재차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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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이태원 참사 후속 치료 중요성 재차 강조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12.15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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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유가족 및 부상자 정신심리치료 골든타임 놓쳐선 안돼”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심리적 방역 체계 시급”
(사진=연합)
(사진=연합)

이태원 참사 이후에도 유가족 및 부상자들의 고통이 지속되면서 의료계가 후속 치료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이태원 참사 생존자인 10대 청소년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우선, 대한의사협회(회장 이필수)는 트라우마에 대한 집중적인 후속 관리에 대해 강조하면서 의협이 운영하는 진료연계센터에서 적극적인 지원과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경우 갑자기 완치되거나 사건에 대한 기억을 완전히 잊는 것이 어렵고, 다양한 방식으로 증상이 표출될 수 있다.

이 때문에 당사자 뿐만 아니라 주변의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하고 장기간의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의협은 지난달부터 이태원 참사 부상자와 유가족들이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 상담하는 과정 중 진료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거나 당사자가 희망하는 경우 전문의료기관을 매칭해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진료연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107곳의 의료기관이 매칭에 참여하고 있다.

이필수 회장은 “이태원 참사 부상자와 유가족들의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서는 전문가의 상담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진료를 적극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본인은 물론 주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며 “국민들이 트라우마를 잘 극복해나가고 이태원 참사 유가족 및 부상자들이 불편함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의협 회관 4층에 위치한 진료연계센터는 국가트라우마센터 상담을 통해 이용할 수 있으며 NDMS(국가재난관리시스템)에 등록된 대상자의 경우 전액 국고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회장 김동욱)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심리적 방역체계를 좀 더 적극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김동욱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자신이나 타인의 실제적 죽음이나 죽음에 대한 위협, 심각한 상해, 정신적·신체적 안녕에 위협을 주는 사건을 경험하거나 목격했을 때 생길 수 있다.

사건에 대해 공포를 느끼고 사건 후에도 계속적인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느끼며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겪는 사람들은 사건이 종료돼도 마치 끝나지 않은 것처럼 느끼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서 초반에 더 두드러지고 잘 알려진 증상은 재경험을 통한 플래시백, 공황발작, 악몽 등이다.

하지만 외상적 경험 이후의 갖가지 환경으로 인해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증상이 악화될 수 있고 대표적인 것이 2차 가해다.

트라우마를 경험하는 데 있어서 ‘그때 거기 있지 말걸’이라는 등의 후회는 우울감을 지속하게 하고 어쩔 수 없는 우연에 대해 비난을 하는 태도로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언론의 보도가 지나치게 선정적이거나 조사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진실 규명에 불필요한 세부사항까지 다시 진술하게 하는 것도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게 김동욱 회장의 설명이다.

김동욱 회장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사건 발생 수개월 후, 심지어 1년 이상 경과한 후에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시간이 지나서 괜찮아 져야 한다는 압박감이 당자사를 힘들게 할 수 있다”며 “게다가 이번 사건에서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청소년의 경우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고위험군”이라고 설명했다.

즉, 같은 사건을 겪어도 감정조절이나 판단이 어려운 10대의 경우 우울증이 발병하거나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것.

특히 이번 10대의 안타까운 사례와 같이 사건을 직접 겪은 데다가 소중한 타인의 죽음을 목격한 사람들은 외상후스트레스장애뿐만 아니라 소중한 사람을 잃은 것에 대한 애도반응을 더 지속해서 심하게 겪는다고 설명한 김 회장이다.

김 회장은 “복합애도반응(complicated grief)이 병합될 경우 자살의 위험성은 더욱 높아진다”며 “재난 상황에서의 정신건강 개입은 현재 증상이 심한 사람 위주로 이뤄져야겠지만, 여력이 된다면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부상자 및 가까운 사람을 잃은 사람 등에게도 좀 더 적극적이고 광범위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같은 사건을 겪더라도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위험성이 다르므로 예전의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이나 기존에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 청소년, 고령, 혼자 사는 사람 등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고위험군에 대한 심리적 방역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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