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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 영역 침범한 한의사 국시…‘전수조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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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 영역 침범한 한의사 국시…‘전수조사’ 필요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11.19 0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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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한특위, 한의사 국시에 의과 영역 문제 및 답안 출제 사례 심각
뇌종양을 중풍으로 진단…수술 필요한 환자에 한약 처방 등 비상식적
왼쪽부터 김상일 의협 정책이사, 이정근 의협 상근부회장, 김교웅 의협 한방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 황찬하 변호사.
왼쪽부터 김상일 의협 정책이사, 이정근 의협 상근부회장, 김교웅 의협 한방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 황찬하 변호사.

의과 영역을 침범한 한의사 국가시험 문제들이 꾸준치 출제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의사협회 한방특별대책위원회(위원장 김교웅, 이하 한특위)가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국시 문제 전수조사를 보건복지부 등에 요구했다.

한특위는 11월 17일 대한의사협회 용산임시회관에서 한의사 국가시험 관리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이같이 전했다.

앞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은 한의사 국가시험 출제범위에 CT 등 의료기기 영상 분석에 관한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는 취지의 연구 용역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예시 문항으로 제시된 ‘사상체질의학의 질병 진단 및 치료하기’ 문항은 구토와 극심한 두통으로 내원한 80세 남자의 뇌 CT 촬영 사진과 심전도 검사결과를 보여준 뒤 맞는 처방을 고르도록 했다.

정답은 한의과에서 중풍에 사용하는 청폐사간탕이었다.

하지만 한특위에 따르면 이 문항에서 예시로 보여준 뇌 CT 사진은 뇌종양인 ‘교모 세포종’을 앓고 있는 60세 여성 환자의 것으로 드러났다.

한특위는 “예후가 불량한 고등급 교종 치료는 사망 위험이 높아 외과적 전적출술, 전뇌 방사선치료, 항암제 복용 등이 필요함에도 한의사 시험문제 답안은 단지 청폐사간탕이란 한약을 처방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한의사 국시 예시 문항으로 뇌종양을 중풍으로 잘못 진단하고 다른 환자 사례를 무단으로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환자의 연령과 증상도 작위적으로 만드는 등 엉터리 연구에 막대한 국민 혈세가 낭비됐다”고 비판했다.

즉, 중풍으로 잘못 출제한 것도 문제고 악성 뇌종양으로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한약을 처방하라고 정답을 설정한 것도 문제라는 것.

심각한 것은 이 같은 문항은 빙산에 일각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한특위는 “의사는 의료행위를, 한의사는 한방의료행위를 하고 있는데 서로 그 범위를 넘으면 무면허 의료행위다”라며 “우리나라 면허제도와 국가시험은 의사와 한의사 별도로 이원화돼 독립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한특위는 이어 “국시원은 의사와 한의사 면허제도를 구분한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이원성을 바탕으로 한의사가 면허를 취득한 이후 행할 수 있는 한방의료행위를 전제로 한의사 국가시험을 시행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한특위가 최근 5년간 시행된 한의사 국가시험 필기 문제를 분석한 결과 한의사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하는 수준에 이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다.

진단검사 및 영상의학 관련 검사 등 한의사가 사용하면 불법인 의과진단기기를 인용한 문제 개수가 2018년 34문항에서 2022년 73문항으로 급격히 증가했고, 심지어 문제 내용과 상관없는 검사결과까지 언급하면서 의과진단기기 사용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조장했다.

2020년 이후에는 신종플루 검사, 알레르기 피부검사 등도 인용하고 있었다.

이 외에도 한방치료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위험한 재생불량성 빈혈이나 림프종 등에 대한 한방 처방을 묻는 문제, 현대의학의 응급조치가 시급한 상황에서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한방치료를 선택하는 문제, 근거 중심 치료가 아닌 한방치료를 우선 선택해 치료 시기를 놓치도록 하는 문제들도 출제됐다.

한특위는 “도무지 국가가 관리하는 한의사 시험이라고 보기 어려운 정도”라며 “국시원은 설립 근거 법률에 따라 국가시험제도를 전문적·객관적으로 운영하고 우수한 보건의료인을 배출해 국가 보건의료발전에 이바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이원성 근간을 훼손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이에 한특위는 △의료체계의 이원성 취지에 맞게 국시원을 제대로 관리할 것 △보건복지부는 국시원이 한의사 국시를 제대로 관리하는지 조사하고 부당한 사실이 있을 경우 시정요구 등의 조치를 취할 것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한의사 국시도 시험과목과 출제범위를 규정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특위는 “복지부는 의료계 전문가들과 전수조사를 통해 한의사 국가시험 문제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한의사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차단, 국민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한한의사협회는 한의사 폄훼에 열을 올리지 말라며 즉각 반발했다.

한의약 전문가도 아니면서 한의사 국시에 문제점이 있다고 예를 들어가면 지적한 것은 도를 넘은 행태라는 것.

한의협은 11월 18일 성명을 내고 “무조건 의과만 옳고 의과의 처치법을 따라야 한다는 일방적인 주장은 크나큰 오판”이라며 “한의사의 교육 내용에 기본적인 의과 내용과 과정이 포함된 것은 오래된 일”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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