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맥학회, 희귀질환 치료제 ‘퀴니딘’ 공급 중단 대책 마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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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맥학회, 희귀질환 치료제 ‘퀴니딘’ 공급 중단 대책 마련 촉구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2.11.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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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혼자선 문제 해결 사실상 어려워…산‧학‧관 협력 필요성 강조
무증상 심방세동 조기 진단 위해 국가검진에 심전도 검사 포함 주장
대한부정맥학회(이사장 최기준)는 11월 1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하트리듬의날'을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열어 학회의 4대 중점과제를 소개했다. ⓒ병원신문
대한부정맥학회(이사장 최기준)는 11월 1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하트리듬의날'을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열어 학회의 4대 중점과제를 소개했다. ⓒ병원신문

대한부정맥학회(이사장 최기준)가 심실성 부정맥 치료 대체 불가 약제인 ‘퀴니딘 황산염(Quinidine, 이하 퀴니딘)’ 생산 중단 사태 해결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지만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 부처와 제약회사, 해외 학회 등 산‧학‧관의 긴밀한 협력체계를 마련해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부정맥학회는 11월 1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11월 11일 하트리듬의 날’을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열고 퀴니딘 생산 중단 사태와 심전도 국가건강검진 포함 등 학회의 4대 중점 과제를 설명했다.

이날 학회는 가장 먼저 퀴니딘 생산 중단 사태와 관련해 산학관 협력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퀴니딘은 조기 재분극 증후군(early repolarization syndrome), 브루가다 증후군 등 희귀성 질환 환자의 심실성 부정맥 치료에 투약되는 약제로 의료계에서는 대체 불가능한 약제로 판단하고 있다. 희귀성 질환 환자가 약제를 복용하지 못할 경우 심실세동이나 심정지로 인한 사망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다만 전 세계적으로 대형제약사에서 퀴니딘 생산을 중단해 현재 다량 구매는 불가능하고 환자가 개별적으로 신청해 구매하는 자가치료용으로 전환된 상태라는 것.

김진배 부정맥학회 정책이사는 “퀴니딘 생산이 중단돼 이 약이 필요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며 “기존 약가는 100정에 5만1,000원이었는데 현재는 30정에 115만원, 100정으로 계산할 경우 약 383만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뿐만 아니라 국내 재고도 거의 바닥이 난 상태다.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도 약이 거의 없어 재고 소진 시 수입을 다시 해야 하는데 최소 4주 이상 소요된다고 했다.

김 정책이사는 “생산업체가 두 곳으로 한정되다보니 약가가 급증하고 환자가 돈을 주고도 사기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다”면서 “희귀필수의약품센터에도 100여정 밖에 남지 않아 외국에서 전량 수입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희귀필수의약품센터도 해외 학회, 제조사를 통해 백방으로 알아보고는 있다면서 학회 만으로는 해결이 어려운 만큼 정부, 제약사, 해외 학회 등과 협력해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학회는 정부가 재난적 의료비 지원 차원에서 퀴니딘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도움을 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최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도움을 요청한 상태이며 급한대로 환자들이 국가 보조금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부정맥학회는 지난 2008년 이후 국가건강검진 항목에서 제외된 심전도 검사를 국가건강검진에 재포함시킬 것도 주장했다.

심전도 검사는 가슴 및 팔, 다리에 전극판을 접촉시켜 심장을 뛰게 해 생체 전기 신호를 특정하는 검사법으로 전기 신호 발생 및 전달 이상 반응을 통해 부정맥을 진단할 수 있다는 것.

심전도 검사 국가건강검진 재포함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한 부정맥학회 차명진 위원은 “부정맥 중 심방세동의 경우 약 30%는 무증상으로 평소에는 환자 스스로 이상 여부를 알 수 없다”고 검진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이어 차 위원은 “문제는 심방세동으로 인해 허혈성 뇌졸중은 약 5배, 심부전은 약 3.4배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라며 “무증상 환자의 경우 사망률이 3배 가량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차 위원은 “고령 환자에서의 심방세동 유병률 증가 추세와 뇌졸중 또한 고령일수록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만큼 65세 이상은 선별 검사를, 75세 이상이나 뇌졸중 고위험군에 대해서는 체계적인 심방세동 검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기준 이사장은 “모든 연령대에서 심전도 검사를 하는 게 좋을 수도 있지만 젊은 사람들에게는 득이 적고 65세 이상에서는 득이 더 많다고 보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부정맥 검사를 반드시 받아야 할 나이 기준을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정맥학회는 해외 부정맥학회와의 할발한 협력을 통해 국제적인 위상을 더욱 높여 나가겠다며 앞으로 계획도 언급했다.

부정맥학회 박희남 보험이사는 “오는 11월에 싱가포르에서 열릴 APHRS 2022(아시아태평양부정맥학회), 2023년 열리는 EHRA 2023(유럽부정맥학회)에서 세계의 부정맥 석학들과 함께 조인트 세션을 진행하고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글로벌 보건의료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부정맥학회는 국제봉사위원회를 신설하고 최근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 아세안 국가 병원 의료진과 MOU를 체결, 학술적 지원을 통한 의료 기술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6월 캄보디아 프놈펜의 크메르-소비에트 친선병원과 헤브론병원에 부정맥 시술실을 설치를 지원했고 9월에는 미얀마의 칼메트병원과도 인적교류를 시작했다.

박 보험이사는 “우리 학회가 지원하고 교육하는 캄보디아와 미얀마의 병원들이 독립적인 부정맥 치료 프로그램을 갖출 때까지 관리와 지원을 지속할 것”이라며 “소통 채널을 유지해 아시아-태평양 부정맥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부정맥학회는 3회째를 맞은 하트리듬의 날을 기념해 ‘N행시’ 등을 진행했으며 11월 11일부터 학회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국민 참여 공모전 및 부정맥 명의를 만나는 ‘당신의 건강한 심장리듬을 위한 상담소(당심소)’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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