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대유행…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 지표 도입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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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대유행…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에 지표 도입되나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10.2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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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 비롯 중소병원에서도 사회적 화두인 ESG 경영 도입 추세
심평원, “ESG 경영 실태 파악 및 국내·외 관련 연구 검토해 협의할 것”

전 세계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급부상하고 있는 ESG 경영에 국내 병원들도 적극적인 관심을 갖기 시작한 가운데 정부가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 기준에 ‘ESG 경영 지표’ 도입 카드를 고려하고 있어 주목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김선민)의 2022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서면답변서에 의하면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기준에 ESG 경영 지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ESG 경영은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뜻하는 말이다.

이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만을 판단하던 전통적인 방식과 달리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 가치와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주는 ESG 등의 비재무적 요소를 반영해 기업을 평가하는 것으로, ESG 성과를 활용한 투자 방식은 투자자들의 장기적 수익을 추구하는 한편 기업 행동이 사회에 이익이 되도록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ESG 경영은 주로 외국의 금융기관 위주로 전파되다가 최근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기업들에 확산, 나아가 국내 병원들도 도입에 적극적인 의지를 갖게 된 상태다.

실제로 강북삼성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충북대병원, 고대의료원, 화순전남대병원 등 대형병원을 비롯해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세종병원그룹, 에스포항병원 등 중소병원도 ESG 경영을 선포하고 본격적인 실현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이들은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사용 △폐기물 저감 △자원 순환 환경 법규제 준수 △우수인재 관리 △공정경쟁 △안전·보건 관리 체계 마련 △정보보호 △사회적 책임 △윤리·인권 확립 △일회용품 최소화 △환자·보호자와의 상생 △의료소외계층 지원사업 등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ESG 경영 트렌드에 발맞추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대한병원협회(회장 윤동섭)는 최근 성황리에 막을 내린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 2022(K-Hospital Fair 2022, KHF 2022)’에서 ESG 경영을 시작하고 싶지만, 막상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는 병원들을 위해 ‘의료기관 ESG 경영 연수교육 세미나’를 개최해 이목을 끌었다.

당시 박경수 삼정KPMG 전략컨설팅그룹 상무는 ‘지속 가능 조직을 위한 의료기관의 ESG’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각 병원의 조직과 환경 특성에 맞게 ESG 경영을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경수 상무는 “국내 병원들의 경우 재무구조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ESG 경영에 자원을 투입하기 쉽지 않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다만 모든 국가가 탄소 중립을 선언하고 있는 지금, 정부가 정책을 추진할 때 따라가지 않는다면 페널티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즉, ESG 경영은 하나의 유행이 아니라 앞으로 20~30년 이상 지속할 것이므로 시작에 앞서 전략부터 꼼꼼히 세워야 한다는 박 상무의 조언인 것.

박 상무는 “ESG 경영은 목표나 비전을 통해 조직 전체가 참여해야 한다”며 “현실적인 목표 및 중장기 로드맵 작성 즉, 계획 수립 자체가 중요한 만큼 병원 상황에 맞춰 어떻게 준비할지 고민을 시작해야 하고 병원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병원들은 다양한 인증평가를 받아야 하는 현실적인 부담이 있다”며 “기존 의료기관 평가제도를 들여다보면 ESG 경영과 중복되는 평가지표 등이 있을 것”이라고 부언했다.

결국, ESG 경영을 도입하려는 병원들에게는 각종 인증평가와 연계되는지에 대한 여부도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라는 뜻이다.

이와 관련 심평원은 서면답변서를 통해 최근 들어 대형병원을 포함해 중소병원에서도 ESG 경영 실현에 대한 인식이 확산하고 있음을 이미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이 중증환자 치료 및 교육수련 등 본연의 기능 이외에 경제·사회·환경 전반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 기준에 ESG 경영 지표의 도입방안을 보건복지부 등과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심평원이다.

심평원 자원평가실 관계자는 “실효성 있는 ESG 평가지표를 마련하기 위해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올해 안에 ESG 경영 실태 파악 및 국내·외 관련 연구를 검토할 것”이라며 “2023년에는 분야별 전문가 자문 및 상급종합병원 관계자 협의 등을 거쳐 합리적이고 지속 가능한 평가지표가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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