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세는 ‘스마트’병원? 내실 있게 ‘스마트’해지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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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는 ‘스마트’병원? 내실 있게 ‘스마트’해지려면?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09.26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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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 일산병원, ‘공공병원의 미래 스마트병원에서 길을 찾다’ 심포지엄 개최
보수적인 병원에 정착하기 힘들어…복지부, “공공병원 상시 지원 체계 구축 중”
은평성모병원 ‘보이스 EMR’…분당서울대병원 ‘원격 중환자 모니터링’ 등 괄목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은 9월 23일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공공병원의 미래, 스마트병원에서 길을 찾다’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병원신문.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은 9월 23일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공공병원의 미래, 스마트병원에서 길을 찾다’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사진은 심포지엄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 모습. ⓒ병원신문.

공공병원과 민간병원 너나 할 것 없이 스마트병원 추진에 관심을 쏟고 있는 가운데 실제 구축으로 이어지고 내실까지 다지려면 보수적인 병원 문화 속 정착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스마트병원 시스템 구축에 뛰어드는 병원들은 대부분 규모가 큰 곳들이거나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되는 곳들이어서 일반 중소병원들이 쉽사리 공감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 아래 미래 병원계의 모습이 ‘스마트’해질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은 9월 23일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공공병원의 미래, 스마트병원에서 길을 찾다’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보건복지부가 2020년에 추진한 스마트병원 선도모델 개발 지원 사업에 참여해 스마트 시스템을 장착한 병원들의 모습이 소개됐다.

특히 심포지엄 마지막 순서인 종합토론에서는 많은 병원들이 스마트병원 구축에 도전하고 있지만, 이상과 달리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토론에 참석한 홍성표 피플앤드테크놀로지 대표는 공단 일산병원의 스마트병원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지만 현실은 생각 외로 열악했음을 토로했다.

홍성표 대표는 “기업들은 모든 의사결정을 내릴 때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믿고 추진하는 경우가 흔한데, 스마트병원 시스템에 관심을 갖고 뛰어드는 회사가 매우 적다”며 “지금보다 관련 시장이 좀 더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지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미래의료팀장은 보수적인 병원 환경에 따른 재정 관리 탓에 병원들이 쉽사리 스마트 시스템에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예로 들며 홍 대표의 의견에 공감했다.

이지선 팀장은 “상급종합병원조차 스마트병원을 시작하는 것이 무척 어렵다”며 “관련 IT 기술 도입은 차치하고, 스마트 시스템을 병원에 안착시키기 위해 수많은 병원 직원들을 설득·독려해 저항을 해소하는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이어 “1,000병상가량 되는 대형병원 중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병원이 찾는 것이 어렵다”며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서 스마트병원이 이뤄낼 새로운 가치를 측정하려면 결국 보험자병원과 공공병원이 나서야 한다”고 부언했다.

박민현 공단 일산병원 스마트병원혁신부장도 “스마트병원을 추진하려면 유연한 리더십과 조직문화가 1순위”라며 “선택할 수 있는 디바이스가 다양해야 하고 프로세스 자체가 사용자 중심으로 설정돼 교육 및 유지관리가 수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정부는 스마트병원 시스템을 구축하기에 열악한 기반을 인정, 상시 지원 체계를 구축할 전망인 것으로 확인됐다.

신욱수 보건복지부 공공의료과장은 “스마트병원은 단지 최신기기를 설치하거나 최신 기술을 도입하는 것으로 그치면 안 된다”며 “환자안전 및 진료역량 강화 등 가치를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신 과장은 “현재 공공병원조차 스마트병원 시스템을 구축할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만큼 적용 가능한 스마트병원 시스템을 고민하고 상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 중”이라고 전했다.
 

공단 일산병원, ‘i-smart 병원’ 구축…병실 자동화 시스템 특징

오성진 공단 일산병원 보험자정책실장. ⓒ병원신문.
오성진 공단 일산병원 보험자정책실장. ⓒ병원신문.

토론회에 앞선 순서로 스마트병원을 선도적으로 도입하기 위해 노력한 병원들의 실제 사례가 참석자들에게 공유됐다.

공단 일산병원의 경우 ‘i-smart 병원’을 구축하고 있는데, 병실 자동화 시스템이 가장 큰 특징이다.

병실 업무를 자동화하고 위치동선 기반을 마련해 원내 감염병 확산 방지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시스템인 것.

자동화를 위해 냉장고 온도 모니터링 센터, 패치형 체온계, 스마트링(반지), 병동자산 추척 비콘, 수액 모니터링, 체온계 및 혈압계 등을 도입한 공단 일산병원이다.

오성진 공단 일산병원 보험자정책실장은 “스마트기기 연동률 및 적용 범위가 늘었고 환자 위치확인 등록이 고위험 환자군에서 월 평균 30~55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실장은 이어 “스마트병원의 길을 가려면 10개 중 2~3개만 성공한다는 생각으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분당서울대병원, e-ICU 통합관제센터 구축…중환자실 스마트화

분당서울대병원은 원격 중환자실 실시간 모니터링 및 협진시스템(e-ICU)를 구축, 중환자실의 스마트화에 도전 중이다.

분당서울대병원 e-ICU 통합관제센터는 8개의 ICU를 실시간으로 연결했으며, 이를 통해 유의미한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추가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2021년 5월부터 한 달간 시범운영한 결과 전체 모니터링 중환자 5,158명 중 비대면 협진이 313건 시행됐으며, 만족도 조사에서 의사(4명)와 간호사(12명) 모두 90% 이상을 달성했다.

e-ICU는 현재 이천의료원과 안성의료원 등 다른 의료기관과도 연계돼 있으며, 웹카메라를 통해 환자 상태를 공유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유수영 헬스케어ICT연구센터장은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현장형 정책에 대한 고민과 거점병원에 대한 지원 검토, 전국 확산을 위한 시범사업 등이 고려돼야 한다”며 “강주 의료진 고용, 야간 인력 도입 등의 인건비 지원과 수가 적용도 생각해 봐야 할 숙제”라고 언급했다.
 

‘보이스 EMR’ 도입으로 의료진 번아웃 줄인 은평성모병원

권순용 대한디지털헬스학회 회장. ⓒ병원신문.
권순용 대한디지털헬스학회 회장. ⓒ병원신문.

심포지엄에 참석한 권순용 대한디지털헬스학회(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 회장은 은평성모병원 개원 당시 경험한 스마트병원 시스템 구축 과정을 소개했다.

권순용 회장은 내부적으로 TFT까지 꾸리고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환자와 의료진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은평성모병원의 도전은 계속됐고, 일명 ‘음성 차트’라 불리는 ‘보이스 EMR’을 성공적으로 도입했다고 강조한 권 회장이다.

권 회장은 “해외에는 보이스 EMR이 상용화됐지만, 국내에서는 언어의 장벽 때문인지 제대로 된 시스템이 없다”며 “3년 동안 보이스 EMR 개발에 노력한 결과 의료진을 번아웃 시키는 주된 요인인 EMR 차트 입력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대신 환자 돌봄 시간이 늘어났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어 “보이스 EMR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더 빛을 발휘했는데, 코로나19 중증전담병상에서 레벨D 보호구를 착용한 의료진의 의미기록 작성에 도움을 줬다”며 “이처럼 환자 안전과 생명은 보호하고 의료의 질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게 스마트병원인 만큼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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