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병원 전문인력난 해소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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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병원 전문인력난 해소 기대”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2.07.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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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교육훈련센터, 공공의료에 가까워…운영비 등 정부 지원 필요
임상교육훈련센터 건립 주도한 주재균 전남대학교병원 교육수련실장 제안

“임상교육훈련센터를 통해 역외 유출로 인한 지역 병원의 전문인력 수급 어려움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 교육부로부터 임상교육훈련센터 건립 지원병원으로 선정돼 사업 책임을 맡고 있는 주재균 전남대학교병원 교육수련실장(대장항문외과 교수‧외과장)은 최근 전남대병원에서 병원신문과 만나 임상교육훈련센터가 궁극적으로 지역의 의료인력 부족을 해소하는 데 일조하고 공공의료로써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가 추진하는 임상교육훈련센터 사업은 모의 실습 중심의 체계적인 임상 교육·훈련을 실시하는 교육시설로 국립대병원에서 전공의 등 병원 내 의료인력과 지방의료원 등 지역 의료인력들의 보건의료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지역의 예비 의료인력인 보건의료계 학생들에게도 양질의 실습 기회를 제공하고 우수한 의료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체계 구축을 위해 지난해 충남대학교병원과 제주대학교병원, 올해는 전남대학교병원과 경북대학교병원을 임상교육훈련센터 지원 대상 병원으로 선정했다.

이 중 전남대병원은 지하 1층, 지상 4층, 연 면적 5,400㎡ 규모로 신축을 계획하고 있다. 내년 봄까지 설계를 완성하고 2026년 완공 및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지역의 높은 고령인구 비율을 고려해 중증-응급환자 대응 교육을 특화해 운영할 계획이다.

주재균 전남대병원 교육수련실장(대장항문외과 교수, 외과장)
주재균 전남대병원 교육수련실장(대장항문외과 교수, 외과장)

주재균 실장은 “광주‧전남지역은 고령인구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고 도서지역의 응급환자 대응 필요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어 중증-응급환자 대응 교육훈련을 특화해 진행하기로 했다”면서 “전남대병원은 고령환자 및 중환자 관련 다양한 케이스의 임상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고 이를 활용한 임상교육에 최적화된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주 실장은 “이외에도 외과-내과-심혈관센터 등 다양한 수술 및 술기에 대한 교육 내용을 개발‧제공하고 지역사회의 의료기관 및 관련 단체와 인적·물적 교류를 통해 지역사회 수요에 기반한 의료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축에 나선 전남대병원 임상교육센터는 국립대병원 최초로 기초자치단체와 협력해 추진하는 사업으로도 의미가 있다. 광주 동구의 협조를 받아 선교지구에 건립될 예정으로 지역 내 의료 교육훈련 수요 충족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임상교육훈련센터가 지역의 우수한 보건의료인력을 양성하는 중추적 역할은 물론 궁극적으로 지역 의료인력 수급 문제를 해소하는 데 있어 일정부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도권에 집중된 교육훈련 인프라로 지역의 보건의료인력들이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시간적‧공간적 제약이 많은 게 사실이다. 또 환자인권강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위기 등으로 임상실습교육 역시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주 실장은 “임상교육훈련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지역 내에서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보건의료 교육훈련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의료기술 변화 등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의료기술의 수준을 향상시켜 호남권 보건의료인의 전문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ICT 기술과 의료기기 간 융합을 통해 최근 증가하고 있는 신기술 융합의료기기 활용의 숙련도 향상을 위한 지속적인 교육훈련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궁긍적으로는 우수한 보건의료인력의 역외 유출을 막아 지역 병원의 보건의료인력 수급 어려움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를 위해 전남대병원은 임상교육훈련센터의 교육과정을 크게는 기본역량교육, 응급환자관리교육, 중증환자관리교육, 수술·시술 교육으로 나눠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역적 특성에 따라 응급환자를 위한 심폐소생술 심화과정과 성인중증환자를 위한 의료진교육도 운영하고 내시경·초음파·복강경·로봇수술·angio 등의 실습 과정을 개설해 의료인의 역량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주 실장은 “임상교육훈련센터가 건립되면 지역 내 280여개 의료기관과 5만여명의 보건의료인은 물론 보건의료계 학생과 소방관서 인력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매년 3만명 이상에게 의료교육 및 훈련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처럼 임상교육훈련센터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어려움도 뒤따른다. 건립비용은 2025년까지 국고지원 187억 5천만원, 병원부담 62억 5천만원으로 총 250억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결정돼 문제가 없지만 이후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자체적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전남대병원은 실비 성격의 교육비 부과, 병원 및 정부 지원 등을 통해 운영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주 실장은 “센터의 교육 대상자는 현직 의료인뿐만 아니라 보건의료 전공 학생 등을 포함한 지역의료인 전체로 연간 3만명 이상이 교육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실질적인 소모품 유지, 보수 등을 위해 실비를 부과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다만, 임상교육훈련센터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교육 기자재나 프로그램의 최신화를 위해선 병원과 정부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 실장은 “교육 기자재는 80~100개 정도 구입을 고려하고 있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시뮬레이터의 경우 최소 몇백만원부터 1억원이 넘는 것까지 천차만별이다”며 “현재 50억원 정도를 구매 비용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운영위원회를 통해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이번 사업을 국립대병원으로 한정하기보다는 민간대학병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주 실장은 개인적인 견해를 전제로 교육훈련센터는 공공의료에 가깝다며 지역거점병원인 국립대병원이 운영하는 게 맞다고 피력했다.

주 실장은 “교육훈련센터는 공공의료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이익을 남기는 사업도 아니지만 최소한 자체적으로 운영하기까지는 몇 년간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는 만큼 민간대학병원에서 운영하기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현재 일부 대학병원에서 운영 중인 국산의료기기 실증사업도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구난방으로 하기보다는 지역거점병원을 맡고 있는 국립대병원이 운영을 해야 그나마 일정 수준 유지가 될 것”이라며 “공공의료에 대한 마인드가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임상교육훈련센터를 의료인재의 요람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주 실장은 “임상교육훈련센터를 통해 지역의 우수한 보건의료인력들을 그대로 지역에 남기는 게 최종적인 목표다”며 “이 센터를 통해 우리 지역의 의료인과 학생들의 술기능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좋은 기자재와 프로그램을 도입해 반드시 의료인재의 요람으로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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