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장롱면허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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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장롱면허 크게 줄었다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2.07.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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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의료계의 근무여건 개선 위한 정책적 개입 효과 반영
전수조사 통한 의료인력 실태조사, 향후 정책에 큰 영향 예상
신영석 박사 “인력 양성은 국가 전체 정책과 매칭해 추진돼야”

“이번 실태조사를 계기로 의료인력 정책이 근거 중심으로 가게 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번에 나온 데이터를 기본으로 향후 각계의 의견을 수렴, 정책의 기본계획을 잘 세우겠습니다.”

차전경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은 7월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결과에 대한 전문기자협의회 사전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신영석 보사연 선임연구위원(사진 가운데)과 차전경 의료인력정책과장(사진 왼쪽), 진상인 의료인력정책과 사무관.
신영석 보사연 선임연구위원(사진 가운데)과 차전경 의료인력정책과장(사진 왼쪽), 진상인 의료인력정책과 사무관.

차 과장은 “이번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는 보건의료인력지원법에 근거해 보건의료인력 20개 직종 총 201만명을 대상으로 건보공단과 국세청 자료를 활용해 실시된 최초의 과학적인 전수조사로 통계청 승인 통계로 지정됐다”며 “적정인력 양성과 배치 등 정책 수립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이지만 단순히 인력 증원 여부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수급계획과 처우 개선 등이 함께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공공의료와 필수의료 정책 역시 이번 실태조사 결과가 기초 데이터로 쓰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

이번 실태조사에서 특히 주목되는 부분은 그간 ‘장롱면허’라고 불리던 비활동 간호사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차전경 과장은 “활동인력 자체가 늘어나고 55.3%가 요양기관에서 근무하고 17.5%는 비요양기관에서 근무하는 등 면허간호사의 총 72.8%가 어떤 형태든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2010년 32.2%에 이르던 비활동 간호사가 2020년에는 27.2%로 5%p 감소하는 등 해마다 장롱면허자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브리핑에 배석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선임연구위원은 “간호근무환경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그간 정부와 의료계가 기울인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며 “근무환경 개선 노력과 더불어 병원 단위의 태움문화 해소, 교대근무제 개선, 교육 등 정책적 개입이 근무여건 개선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실태조사 결과 간호사 임금은 2010년 평균 3,277만8,165원에서 2020년 평균 4,744만8,594원으로 약 31% 증가했다.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신영석 선임연구위원은 “의대 정원은 OECD 국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많지 않고 간호대 정원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의료비용은 OECD 평균에 근접하고 있지만 고용 비중은 OECD의 58% 수준에 그쳐 고용을 더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보이지만, 종사인력 1인당 근무시간이라든지 업무량으로 본다면 평가가 또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선임연구위원은 또 “남여 임금 격차 추세가 과거에 비해 벌어지고 있는데 정말 성별 격차가 있는 것인지는 통계 변수를 갖고 다시 봐야 한다”며 “우선 평균 근로시간에서 남녀 차이가 있으며 성별 임금 차이가 있는지는 실태조사 외에 별도 영역에서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또 흉부외과의원 근무의사의 2020년 연평균 임금이 약 4억8,799만원으로 의사 평균 2억5,441만원과 큰 차이를 보이지만 이 부분은 해석에 주의를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흉부외과 의사의 수가 극히 적은 데다 업무형태와 업무량 등에서 타과와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 또 성형외과 의사의 임금은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에 있으며, 2020년에는 특별히 소아청소년과 의사의 임금이 많이 감소했는데, 이는 진료량 감소가 임금에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비인후과 역시 감소 추세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전문간호사의 임금이 2020년 기준 6,692만원으로 일반간호사의 4,749만원보다 많은 것은 경력의 차이로 추정된다는 것.

신영석 선임연구위원은 “보건의료인력 양성은 국가 보건의료체계 내에서의 수요와 공급 요인은 물론 국가 전체 정책방향과 매칭돼야 한다”며 “고령화와 인구의 수도권 집중, 그리고 저성장 경제환경 등과 함께 팬데믹 등의 요인도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OECD 대비 인력 비중이 낮은 의사 수와 관련해 신영석 선임연구위원은 “그 동안 의사를 많이 배출하면 의료비용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 여겨 의사 수 확충에 반대해 왔지만 현행 체계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측면에서 몇 년 전부터 생각을 바꿨다”며 “현재와 같이 행위별수가제가 유지된다면 크게 달라질 것이 없겠지만 지불보상체계와 의료전달체계 등에서 향후 변화가 생긴다면 의사들이 지금처럼 많은 환자를 보진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의사인력 부족 현상이 현실화될 수도 있다”며 의사 배출 확대를 지지했다.

그는 또 인력 증가율이 다른 변수에 비해 크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의료이용량과 의료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과 관련해서는 “2004년부터 시작된 보장성강화 정책이 5년 단위로 계속 확대돼 왔다”며 “당연히 이용량은 늘어났지만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료인력 수급 정책이 매칭이 안 된 측면이 있어 개인적으로 판단할 때 보험정책이나 보건정책, 인력정책, 자원정책이 분절적으로 시행될 게 아니라 동시에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영석 선임연구위원은 “통계 자료를 보면 행간에서 읽히는 여러 내용들이 있다”며 “정책의 우선순위에 따라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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