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 오른 수가협상…“병원계 노력·헌신에 대한 배려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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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오른 수가협상…“병원계 노력·헌신에 대한 배려 필요”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05.0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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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 관련 의약단체장 및 건보공단 간담회
윤동섭 병협 회장, “병상 제공 등 방역 정책 협조 고려한 협상 기대”
수가 역전 현상에 허탈감 느끼는 병원인 위한 합리적 방안마련 있어야

“코로나19 종식과 국민 건강을 위해 정부 방역 정책에 순응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함께 발을 맞춰온 병원계의 노력과 헌신이 향후 희망을 거듭날 수 있도록 특단의 배려가 필요합니다.”

대한병원협회 윤동섭 회장은 5월 4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열린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 관련 의약단체장 및 국민건강보험공단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윤동섭 회장은 일상으로의 전환을 준비하면서도 혹시 모를 코로나19 상황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많은 의료인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만큼 2023년도 수가협상은 많은 관심과 지원 속에서 새로운 변화에 대응하는 초석이 돼야 한다며 인사말의 운을 뗐다.

윤 회장은 “코로나19 변화 양상을 예측할 수 없겠으나 현시점이 의료계, 정부 모두에게 코로나19 재확산을 방지하고 대응체계를 정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2020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로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은 병원계는 반복적인 감염병 재유행으로 인한 환자수 감소와 감염방지 지출 증가로 경영 위기 등의 현실적인 고통에 아직도 허덕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윤 회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회장은 병원계가 정부의 방역 정책에 순응하고 국민 건강 회복이란 대의를 위해 의료기관 전부를 전담병원으로 내놓거나 코로나19 환자만을 위한 병상을 제공하는 등 많은 희생을 감수했다며 이를 고려한 수가협상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는 진료비 증가를 기준으로 환산지수를 산정하는 수가협상에서 정부 정책과 국민을 위한 병원계의 노력이 오히려 불리한 요소로 작용하는 현실을 의식한 발언이다.

윤 회장은 “실제로 2021년도 병원급 의료기관의 행위 진료비 증가분의 43% 이상은 코로나19 대응으로 발생한 진료비”라며 “이는 단순히 병원의 진료비 증가가 아니라 병원이 방역대응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반증으로, 올해 수가협상에서는 반드시 병원계의 노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2013년부터 병원계가 개선을 요구한 수가 역전 현상의 해결을 위한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게 윤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동일한 의료행위 임에도 동등한 보상이 이뤄지지 못하는 것에 많은 병원인들이 허탈감을 느끼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개선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다행히 정부와 건보공단에서 개선 필요성에 공감해 방안 마련을 위한 연구를 수행해 주고 있는데,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수가협상에 적용하던 SGR 모형과 관련해 의료현실을 반영할 수 있도록 중립적 관점에서 개선 검토한 건보공단에 감사인사를 전한다”며 “건강보험 가입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 의료현장의 어려움을 제대로 반영하는 수가협상이 되도록 건보공단이 중추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 이필수 회장도 형식적인 수가 계약 제도를 넘어 진정성 있는 협의가 이뤄지려면 합리적인 개선책을 모색하는 일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필수 회장은 “현행 수가협상은 매년 재정운영위원회가 일방적으로 정한 밴딩 내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공급자들이 이를 분배받는 형식적인 협상으로 변질돼 가입자조차 만족시키지 못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건보공단이 발주해 진행 중인 건강보험 수가구조 개편방안 연구를 통해 수가협상이 좀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개선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이어 “우리나라 보건의료시스템 강화를 위해 적정한 급여체계와 적정한 보험료 부담의 균형이 갖춰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협력을 부탁한다”고 부언했다.

다른 공급자단체들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헌신한 회원들의 희생을 강조하며 2023년도 수가협상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대한약사회 최광훈 회장은 “약국이 지난 4년간 다른 유형에 비해 환산지수 인상률이 가장 높긴 했지만, 전체 유형에서 차지하는 행위료 점유율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약국 현실을 면밀히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박태근 회장은 “비급여 매출 감소 등에 따른 경영악화로 회원들의 사기가 바닥을 찍었다”며 “이번 수가협상이 가뭄의 단비 같은 좋은 선물이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대한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은 “지난 2년간 고통의 시간이었던 한의계의 현실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대한조산협회 김옥경 회장은 “열악한 조산사의 환경이 이번 수가협상을 통해 개선됐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건보공단 강도태 이사장은 적정수가 보상이라는 큰 틀 안에서 협상을 통해 합리적인 중심을 찾도록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강도태 이사장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의료계의 헌신과 우수한 보건의료 역량이 결합돼 사회적 거리두기가 2년 1개월 만에 해제됐다”며 “오늘 자리를 통해 감사인사를 먼저 전한다”고 밝혔다.

강 이사장은 “제도발전협의체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SGR모형을 개선해 이번 수가협상에 적용했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진료비 관리 측면에서 환산지수, 상대가치점수, 종별가산을 연계한 개편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입자에게는 보장성 강화 추진과 안정적인 재정운영을, 공급자에게는 보건의료 인프라 유지를 위한 적정수가 틀 안에서 합리적인 협상 균형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의약단체 수가협상단과 건보공단은 이번 상견례를 시작으로 5월 11~13일 1차 협상과 5월 25~27일 2차 협상을 거쳐 5월 31일 최종 협상 국면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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