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획] 디지털헬스와 메타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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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기획] 디지털헬스와 메타분석
  • 병원신문
  • 승인 2022.05.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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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신문-대한디지털헬스학회 공동기획⑥
심성률 경남대학교 건강과학대학 보건의료정보학과 조교수

세계적으로 헬스케어는 산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단순한 서비스의 제공과 일대일의 관계에서 효율성, 경제성, 편의성, 신속성, 미래발전성을 기반으로 한 다자간 연결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그 중심에는 소위 'Digital Health care transformation’이 핵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병원신문과 대한디지털헬스학회는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역동적인 디지털헬스케어 생태계 조성을 위해 '이제는 디지털헬스 시대다!'를 공동기획했다.

※ 대한디지털헬스학회: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전환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자 2021년 11월 학계, 의료계, 산업계 전문가들이 상호 협력하고 교류할 수 있는 비영리 학술단체로 창립했으며 권순용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초대회장을 맡았다.

※ 병원신문-대한디지털헬스학회 공동기획⑥: 디지털헬스와 메타분석(심성률 경남대학교 건강과학대학 보건의료정보학과 조교수)

■ 데이터과학의 시대와 디지털헬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 등 정보통신기술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ICT)을 이용한 4차 산업혁명은 점점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의 데이터과학 (Data Science)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디지털헬스는 이러한 AI 및 ICT 기술 활용의 장으로서 그 중요성이 점차 국가 경쟁력 제고와 보편적 보건의료서비스의 확대로 인식되고 있는 최첨단 분야이다.

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Allied Mareket Research)에 따르면 AI 의료용 디지털헬스케어 시장은 향후 5년 이내 17조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하는 디지털치료제(Digital Therapeutics) 시장으로 국한하더라도 2027년 14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디지털헬스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보건의료 빅데이터이다.

보건의료 빅데이터는 인간이 살아가면서 만들어내는 의료데이터, 유전체데이터 및 라이프로그 데이터 등이 대표적이며, 매우 광범위하고 막대한 규모로 산재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측정, 전송, 저장, 그리고 보안을 고려한 통합 플랫폼 구축이 필수적이다.

그런 다음 AI 등을 이용한 보건의료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우리가 알고자 하는 질병의 특정패턴을 찾아내어 질병의 예방, 관리, 치료가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헬스가 현실에 적용되고 일반화되기 위해서는 근거중심의학(Evidence Based Medicine)이라는 과학적인 평가를 받았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지닌다.

근거중심의학은 임상적인 의사결정에 있어서 의사들의 경험과 더불어 적절한 과학적 근거를 통합하여 환자에게 최선의 진료를 제공하기 위한 의학적 방법론이다.

따라서 앞서 살펴본 보건의료 빅데이터 통합 플랫폼을 활용한 새로운 발견을 전문학술지에 출판하거나 임상시험 결과에 대하여 규제기관의 승인을 획득함으로써 근거중심의학으로 인정될 때 온전한 디지털헬스라고 할 수 있다.

근거중심의학을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은 인류가 지금까지 축적한 과학적 지식들을 통합하는 메타분석을 들 수 있다. 메타분석은 체계적문헌고찰(Systematic Review) 틀 안에서 해당 연구결과들을 양적으로 합성하는 결합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과학적 지식들은 동료평가를 통해서 관련 전문학술지에 출판함으로써 과학적 사실로 인정받게 되는데, 이러한 개별 연구들을 메타분석 방법론으로 통합하여 의학적 효과를 증명하는 것은 매우 효율적이며 근거중심의학에 있어서 최상위 수준의 증거기반으로 여겨진다.

■ 디지털헬스를 위한 의료인공지능의 한계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이용한 AI 및 ICT 미래 시장에 글로벌 빅테크(Big Tech, 글로벌 정보기술산업에서 가장 크고 가장 지배적인 회사들을 통칭하는 것으로 Apple, Facebook, Google, Microsoft, IBM 등)들의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디지털헬스를 위한 보건의료 빅데이터분석에 가장 앞서 있는 회사 중 하나가 IBM이다.

IBM은 AI 알고리즘을 이용한 암 질병의 진단과 치료에 의사의 판단을 보조해주는 시스템인 Watson for Oncology(WFO)를 2013년 개발 완료하여 시장에 진출하였다.

Pubmed를 통해서 암(neoplasms) 관련 논문을 살펴보면 2020년 한 해 동안 약 16만1천편이 출판되고 있는데 이는 인간 의과학자가 읽는다면 일년 동안 주말도 없이 매일 442편을 읽어야만 하는 불가능한 수치이다.

반면 WFO는 방대한 최신 연구결과들을 빠르게 치료법 선택에 반영할 수 있어서 뛰어난 통찰력과 정확성, 임상적 효과를 기대하게 하였으나 2022년 현재 다수의 언론 발표뿐만 아니라 IBM에서의 해당부서 매각결정으로 결국 1세대 의료AI는 실패로 드러나고 있다.

AI의 블루오션으로 인식되며 의욕적으로 이끌어왔던 IBM의 디지털헬스는 왜 실패로 귀결되었을까?

그 실패의 이유는 또 다른 빅테크 거인인 Google이 토로한 AI의 의료적용 한계점에서 엿볼 수 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현재 많은 글로벌 빅테크들이 의료AI를 이용한 고도화된 분석방법으로 만들어내는 결과들은 근거중심의학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Google이 제시한 AI의 의료적용의 한계점에서 상당부분은(표 1~4번, 7~10번) 모두 인간 의과학자라면 당연히 이해할 수 있는 근거중심의학의 부재 즉, 보건의료 빅데이터 내에서의 새로운 과학적 발견을 동료평가를 통하여 전문학술지에 출판함으로써 과학적 사실로 인증받거나, 또는 실존하는 과학적 사실들을 메타분석을 통해서 체계적으로 종합한 결과물들이 아니므로 실제 의료현장에서의 활용이 제한적이며 해당 데이터의 신뢰도를 확보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표) Google이 제시한 인공지능의 의료적용 한계점
(표) Google이 제시한 인공지능의 의료적용 한계점

■ 디지털헬스를 위한 메타분석의 활용

단순히 데이터가 많고 엄청난 AI 계산능력을 지닌다고 해서 그것이 온전한 디지털헬스가 될 수 없다. 디지털헬스가 근거중심의학으로 인정받고 의료현장에서의 올바른 적용을 위해서는 사용자들에 대한 신뢰도 확보가 필수적이다.

예를 들어 특정 질환의 치료를 위한 디지털치료제(Digital Therapeutics)를 개발한다고 가정해보자.

개발자는 특정 질환에 어떤 디지털치료가 유효한지 최초의 단서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물론 오랜 경험과 지식의 축적으로 그 가능성을 검토해볼 수 있겠지만 사실 이러한 방법은 인간의 감각에 의지하는 것으로 단편적 지식을 통한 자신의 확증편향일 가능성이 크다.

반면 메타분석은 인간 의과학자의 근거중심의학 생성과정을 그대로 따르고 있기에 그 정확도와 신뢰도는 매우 높으며, 과학적 사실로 인증받은 선행연구들을 활용하기에 효율적이고 객관적인 증거기반 판단을 가능하게 한다.

사실상 현재 대부분의 표준진료지침은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으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다양한 건강 자료의 측정, 전송, 저장을 통한 보건의료 빅데이터 통합플랫폼 구축뿐만 아니라 인류가 집단지성으로 구축한 과학적 지식들을 의료AI를 이용하여 자동으로 분석하고 종합하는 메타분석으로까지 적용 범위가 확대될 때 비로소 근거중심의학으로 뒷받침하는 활용 가능한 디지털헬스가 도래할 것이다.

물론 AI를 이용한 자동화된 근거중심의학의 생성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과학적 사실로 알려진 선행연구들을 종합해서 메타분석의 결론에 이르기까지는 해당 문헌을 찾아내는 문헌검색의 과정이 필요하고 해당 문헌에서 데이터를 추출해내는 자연어처리까지 일련의 과정들을 AI를 이용한 자동화가 필요하다.

또한, 각각의 프로세스가 설명 가능해야 하며 인간의 근거중심의학 생성과정을 그대로 준수하는 것도 요구 되어진다.

다행인 것은 최근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기계학습을 이용한 AI의 기술속도를 고려하면 근거중심의학을 위한 의료AI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자연어처리를 위한 기술현황을 살펴보면 해외에서는 이미 Open AI에 Tesla와 MicroSoft가 1조원을 공동 투입하여 GPT-3라는 자연어처리 최강의 프로세서를 만들었으며 Google의 Multitask Unified Model과 Facebook의 FastText 등 관련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빅테크들의 투자가 활발하다.

국내에서는 가장 최근 LG가 GPT-3를 능가하는 3천억개의 파라미터를 가진 ‘초거대(Hyperscale) AI’를 2021년 하반기에 공개하였으며 SKT-카카오, KT-KAIST, Naver(HyperCLOVA) 등도 초거대 AI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어 향후 수년 이내에 AI를 활용한 의료산업의 활성화는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 될 것이다.

데이터과학의 시대에 의료의 패러다임은 경험중심의학에서 근거중심의학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그 근간은 데이터의 활용에 있다.

따라서 우리는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디지털헬스를 위한 기초소재로 잘 활용하여야 하며 메타분석은 이러한 데이터들을 객관적으로 합성하는 도구로서 디지털헬스에 대한 신뢰도를 향상시켜 디지털헬스를 우리의 삶으로 한걸음 가까워지게 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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