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분석심사’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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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분석심사’ 참여한다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2.04.25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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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차 정기대의원총회서 갑론을박…본회의 투표 결과 1년 한시적 참여 가결
‘회원 죽음으로 모는 제도’, ‘도장 잘못 찍으면 돌이키기 힘들어’ 등 우려도 많아

대한의사협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석심사에 참여한다.

정확히는 분석심사 전문가심사위원회(Professional Review Committe, PRC)와 전문분과심의위원회(Special Review Committe, SRC) 위원 추천에 1년간 한시적으로 참여한다.

하지만 의협 대의원들끼리도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해 향후 추가적인 갈등과 반발이 생길 여지를 남겼다.

대한의사협회는 4월 24일 더케이호텔 서울에서 ‘의협 제74차 정기대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분과위원회 심의결과 보고 및 의결 과정에서 가장 뜨거웠던 논쟁은 분석심사였다.

대의원회 보험·학술 분과위원회는 총회 전날인 4월 23일 다수의 분석심사 관련 안건을 병합 표결했고, 그 결과 분과위원회 재적 대의원 38명 중 27명이 찬성해 최종 결정을 본회의로 넘겼다.

본회의로 넘어온 원안의 내용은 ‘회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분석심사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대한의학회와 대한병원협회가 이미 참여 중인 PRC와 SRC에 1년간 한시적으로 참여해 그 결과를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 보고한 후 계속 참여 여부를 재차 결정하도록 한다’이다.

하지만 본회의에서 대의원들의 찬반은 극명하게 갈렸다.

좌훈정 대의원은 “분석심사에 대한 위험성이 불식되지 않았고 상황도 바뀐 것이 없는데 왜 통과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의약분업 때처럼 의료계가 도장을 한 번 잘못 찍으면 돌이키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좌 대의원은 이어 “정부가 처음에는 당근책을 제시하면서 장점을 부각하지만, 몇 년이 지나면 본색을 드러낼 것”이라며 “분석심사에 참여하려면 집행부가 분명한 책임을 진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의원은 “심평원이라는 말만 들어도 분해서 가슴이 떨린다”며 “처음에 말했던 것과 달리 태도를 바꾼 역사가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방청석에서 대의원총회를 지켜보던 한 회원은 “정부가 심사체계 개편을 통해 불필요한 의료비 삭감률을 3배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하고 시작한 수단이 분석심사”라며 “후배들의 미래를 규정하고 회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제도”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박준일 의협 보험이사는 분석심사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박 이사는 “분석심사 본사업이 7월에 시작될 예정인 데다가 이미 주제별 분석심사는 만성질환과 내과를 중심으로 완성됐고, 외과 입원과 수술에 대한 경향심사도 만들어지고 있다”며 “심사체계와 지불체계가 합쳐지지 않는다는 보장을 할 수는 없지만, 돌아가는 내용을 모르면 회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 PRC와 SRC 참여가 분석심사 자체를 찬성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박 이사다.

그는 “분석심사를 찬성하자는 것이 아니라 PRC와 SRC에 들어가 의원급에 필요한 정보를 빨리 얻고 확인해 회원 피해를 없애자는 것”이라면서 “현재 분석심사에 참여 중인 병원급과 달리 의원급은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아 내용을 빨리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부언했다.

오승준 의협 학술이사도 “당뇨병 전문가로 PRC 위원에 참여 중인데, 삭감은 한 번도 없었고 오히려 콜레스테롤, 당화혈색소 등 의학적 필요성이 있는 검사를 제발 1년에 한 번씩이라도 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며 분석심사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 표명의 필요성에 힘을 보탰다.

이처럼 갑론을박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대의원회는 보험·학술 분과위원회 심의안건 중 분석심사 관련 안건만 따로 분리해 표결하기로 했다.

그 결과 참석 대의원 147명 중 찬성 82명, 반대 63명, 기권 2명으로 보험·학술분과위원회에서 가결된 원안이 최종적으로 통과됐고 의협의 분석심사 참여는 가시화됐다.

한편, 의협에 배정된 분석심사 SRC와 PRC 위원 수는 각각 8명, 33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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