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가려하지 않는 곳에서 아무도 하려 않는 일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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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가려하지 않는 곳에서 아무도 하려 않는 일을 하라”
  • 윤종원 기자
  • 승인 2022.04.0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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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은 안양샘병원 미션원장…제30회 JW중외박애상 수상
아프리카미래재단 설립해 지금까지 총 16개국에서 활동
숨어서 수고한 샘 가족 모두를 대신해 받는 상이라 여겨

# 제30회 JW중외박애상 수상자로 선정되심을 축하드립니다. 수상 소감을 부탁드립니다.

대한병원협회와 중외제약이 수여하는 중외박애상은 병원장에게 수여되는 최고의 영예로운 상인데, 저보다 훌륭하신 많은 원장님들이 계심에도 부족한 제가 받게 되어 송구하면서도 저와 저희 샘병원의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지난 20여년간 함께 해주신 이상택, 황영희 설립자를 위시한 샘병원 가족들과 아프리카미래재단 스탭들, 그리고 묵묵히 내조해준 아내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 지난 40여 년간 의료봉사의 외길을 걸어 오셨는데, 계기가 있으셨는지요.

목사님이셨던 아버지의 가르침과 장기려 박사님의 삶이 제게는 본이 되었으며, 제가 졸업한 고려의대 설립자이신 로제타홀 선교사가 조선에 오게 되었던 결정적인 한마디, “네가 인류를 위해 봉사하길 원한다면, 아무도 가려하지 않는 곳으로 가서 아무도 하려않는 일을 하라”는 말씀이 저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성산 장기려 박사의 생명존중사상에 영향 받아 성산생명윤리연구소를 창립하셨다고 하는데, 과정과 주요 활동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대학 졸업 후 장기려 박사님 밑에서 배우고 싶어 부산복음병원에 내려가서 수련을 받게 되었는데, 생명존중에 대한 확고한 가르침과 특히 낙태로 죽어가는 태아들의 생명까지도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이에 저는 미국에서 생명윤리를 공부한 후 귀국하여 뜻을 함께하는 의사들과 함께 1997년 성산생명윤리연구소를 만들어 지난 25년 동안 시민캠페인과 의료인 생명윤리교육을 포함한 다양한 생명존중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 대통령직속기구인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장을 3년간 수행하며 국가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기본정책을 수립하셨습니다. 생명윤리운동과 성과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2014년의 세월호 사태로 생명경시풍조가 드러난 상황에서 2016년 생명존중선언문을 정부차원에서 최초로 발표하여 각 부처에서 이를 활용하도록 하였으며, 유전자편집이나 배아연구에 대한 윤리적 기준을 강화하였고, 2018년에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를 포함한 연명의료결정법 초안을 마련함으로써 죽음에 대한 인식과 문화를 바꾸는 역할을 주도하였다고 자부합니다.
 

# 대북의료지원에도 관심이 큰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활동과 향후 통일보건의료의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1998년부터 10년간 7차례의 방북을 포함하여 대북의료지원활동을 하였습니다. 그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일은 평양의대 부속병원에 혈액정화실을 설치하여 첫 신부전환자를 직접 카테터 삽입을 통해 투석치료를 시행하였던 경험이었으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남북 간의 의료교류는 더 활발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병원협회와 제약업계가 통일부와 통일보건의료학회 등과 함께 한반도보건의료공동체 형성에 적극 나서면 좋겠습니다.
 

# 지역봉사와 외국인근로자를 위한 활동에도 앞장서 오셨는데,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양샘병원은 2001년부터 외국인근로자진료를 시작하였으며, 최근까지도 샘열방병원을 운영하여 다문화가족과 불법체류외국인 진료까지 감당하고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일은 진료했던 캄보디아 근로자들이 회복되어 본국에 돌아간 이후 캄보디아 봉사 현장에서 만나 회포를 나누었던 일이며, 한국에서의 샘병원의 섬김에 감사를 표하여 보람을 느꼈습니다.
 

# 2007년 사단법인 아프리카미래재단을 설립해 의료봉사활동 및 국제개발협력사업을 진행해 오고 계시는데, 아프리카와의 특별한 인연이 있으신지요. 그리고 주요 활동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2006년에 아프리카 스와질란드에서 선교사님이 샘병원을 방문하여 의대설립에 대한 요청을 하셨는데, 그 나라는 에이즈가 인구의 40%였음에도 의과대학이 없는 나라였습니다. 저희 병원이 그럴만한 능력은 안되지만 우선 방문이라도 하겠다고 약속하고 그곳을 가보니 너무나도 열악한 상황이어서 그때부터 아프리카미래재단을 만들어 지금까지 16개국에서 보건의료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말라위, 잠비아, 짐바브웨 등에서 모자보건사업, 간호대학 협력사업, 심장수술센터 및 재활센터 역량강화사업 등을 비롯하여 탄자니아 무힘빌리 국립병원 역량강화사업과 마다가스카르의 열악한 오지에서 일할 의사들을 훈련시키는 사업들을 진행 중입니다.
 

# 의료봉사 외에도 탁월한 경영 성과를 보이셨는데, 경영 철학을 듣고 싶습니다.

지난 55년간 재단을 이끌어오신 이상택 회장님의 리더십을 통해 사람중심의 경영을 배웠으며, 여기에 장기려 박사님에게 배운 핵심가치인 전인치유, 생명사랑, 의료봉사를 더하여 ‘비전이 이끄는 병원’으로 지난 20년간 리더들이 함께 팀경영을 해왔습니다. 샘병원의 자랑은 건물이나 의료장비가 아니라, 1,700명 한 사람 한 사람이 바로 샘병원이라는 생각으로 직원들에게 다가가고, 환자가 매우 만족하는 병원이 되도록 모두 한마음으로 힘쓰고 있습니다.
 

# 의사의 길을 선택하신 이유와 학창시절은 어떠셨는지요.

저희 어머니가 심장병으로 제가 고등학교 1학년 때 돌아가셔서 어머니와 같이 아픈 분들을 치료하기 위해 의사가 되기로 마음먹었으며, 의과대학에서는 기독학생회와 누가회를 통해 봉사정신을 배웠고, 영국의사로 마산 아동결핵진료소에서 봉사의 삶을 사신 배도선 선교사님을 통해 장기려 박사님을 소개받게 되어 수련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 가족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약사인 아내와 결혼하여 삼남매를 두었으며, 첫째 딸은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작곡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둘째 딸은 CJ에서 광고PD로 일하며, 막내아들은 영국에서 학위를 마치고 JP모건에 입사하였습니다.
 

# 동료 병원장님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경기도병원회에서 지난 20년간 정영진 회장님을 비롯한 훌륭하신 많은 원장님들을 뵈면서 큰 도움을 받았기에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대한병원협회에서 3년 전 캄보디아로 병원장님들과 함께 떠난 단기봉사활동은 제게 또 다른 기쁨이었습니다. 경영의 막중한 책임과 바쁜 일정 속에서 함께 해외에서 봉사하는 일이 쉽지 않지만 1~2년에 한 번은 함께 봉사하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습니다. 다음에는 아프리카로 함께 떠나면 어떨까 제안해봅니다.

# 마지막으로 샘병원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샘병원 공동체 가족들 한분 한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우리는 훌륭한 영웅으로 세종대왕이나 이순신을 떠올리지만 실은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수고한 수많은 무명의 용사들이 있었음을 기억합니다. 오늘 제가 받는 이 상은 숨어서 수고한 샘가족 모두를 대신하여 제가 받는 상이라 여겨져 특히 코로나로 힘들게 고생하고 수고한 샘가족들이 조금이라도 힐링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샘가족, 그리고 병원협회 회원 여러분,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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