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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비전을 공감하는 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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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는 ‘비전을 공감하는 것’부터
  • 병원신문
  • 승인 2022.03.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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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개성 엘리오 앤 컴퍼니 대표…병원경영의 실전 전략(1)
여럿 중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 집중해야
전략 수립·공유 과정만으로 미래 전망 개선

■ 다른 시각으로 보아야, 새로운 해법이 보인다

어떤 문제를 오랫동안 고민하면, 똑같은 물음이 되돌아올 뿐 진전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병원 경영진 중에는 수년 만에 만나도 토시 하나 바뀌지 않는 말을 되풀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오랜 경험을 통해 형성된 끊임없는 푸념과 대안없는 남 탓으로 마무리되는 전형적인 스토리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틀린 말씀도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과거와 다른 내일을 기약할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야 새로운 답을 찾을 수 있다. 완벽한 것이 없으니 이론적으로 보면 모든 것은 문제가 있다. 문제를 정의할 때 중요한 것은 비전을 달성하는 데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의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동일한 병원이라고 해도 최고의 병원이 되겠다는 비전을 세울 때와 수익성을 좀 더 높이겠다는 비전을 세울 때는 문제와 대안이 완전히 달라진다. 마치 같은 청소년이라도 축구선수 또는 양궁선수가 되려는 꿈에 따라 체력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향후 훈련이 달라지는 것과 같다. 이처럼 비전을 먼저 세워야 새로운 해법이 보이게 된다.

병이 깊어서 오는 환자는 자신이 자신의 병을 제일 잘 안다며 제대로 된 진단과 치료를 미루어 온 경향이 있다. 이런 환자들은 여러 차례 밀려오는 증상을 가볍게 생각하며 병원에 가자는 자식들의 진언에도 괜찮다며 버틴다. 그러다 증상은 심해지고 병원을 찾았을 때는 병이 깊어졌을 때다. 안다는 것과 구체적으로 정확히 아는 것은 다르다. 안색을 보고 간이 안 좋다고 말하는 것과 간기능 검사를 해서 구체적인 수치를 놓고 간의 건강상태를 진단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마찬가지로 조직의 문제도 증상과 원인을 구체적으로 파악해야만, 대안도 구체적으로 나온다. 체계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협력경영도 경영진단으로부터 시작된다.

병원의 경영요소를 비전, 거버넌스, 전문화, 성과관리체계, 홍보, 콜센터와 진료협력센터, 편의사업, 전략적 구매, 간호직의 역량, 행정의 전문성 등 15가지로 나누어 유사병원이나 최상급병원들과 비교하여 수준을 평가한다. 상대적으로 강하거나 약한 부분과 그 원인을 파악한 후 요소별 개선 로드맵을 만든다. 의외로 대학병원조차 자신의 강점이나 약점을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다. 매년 건강진단을 하듯이, 병원의 경영도 매년 진단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시각으로 원인을 묻고 또 물어야 한다.

■ 전략은 핵심에 대한 도전

최고의 병원과 비교하면 거의 모든 요소가 미흡하다. 하지만 위로가 되는 것은 모든 것을 잘해야 최고의 병원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세계의 초일류기업들도 일부 기능은 어설프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경영진은 15개의 경영요소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를 선별하고, 이에 집중해야 한다. 병원의 위기를 초래한 가장 큰 원인이나 미래의 획기적 도약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돌아보면 쉽게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전략적 경영이란 모든 것을 동시에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적인 부분부터 집중해서 해결함으로써 그 효과를 파급하는 방식이다.

병원에는 오랜 기간 반복해서 논의되는 숙제들이 있다. 병원의 브랜드가 지속적으로 정체되거나 하락한다, 환자의 접근성이 너무 나쁜 입지에 있다, 의료수익의 상당 부분을 소수의 의료진에게 의존한다, 어이없는 실수들이 반복된다는 등의 것들이다. 처음에는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병원이 큰일 날 것처럼 생각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만성질환처럼 여기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는 더 곪아가고 치러야 할 대가는 점점 커진다. 그런데도 대학병원의 경영진들은 자신의 임기 내에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나서서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또 중소병원은 해결과정에서 발생할 위험과 투자의 부담이 두려워서 미루는 경우가 많다. 병원의 위상을 높이려면 여러 분야에서 미흡한 기능들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것보다는 과거에 실행하지 못했던 핵심과제부터 집중하여 해결해야 한다.

■ 전략의 성공률은 구성원의 전망에 따라 달라져

진단을 통해 현실을 샅샅이 돌아보는 것은 매우 괴로운 일이지만, 냉철하게 직시하여 3년, 5년 후에는 어떻게 될지 예상해보아야 한다. 진단과 대안 창출을 위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는 흔히 설문조사를 한다. 설문조사지 끝에 자유롭게 의견을 적는 면이 있는데, 그 중 이런 말이 많다. “아무리 말해도 소용이 없었고, 이번에도 뻔할 건데 적어서 뭐 할까요?” 이런 표현 정도는 양반에 속한다. 관리자에 대한 불신, 의료진의 불량한 태도, 낙후된 시설 등에 불만이 쌓여 ‘병원의 미래’를 포기한 듯한 워딩들이 쏟아진다. 같은 전략이라도 구성원이 병원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느냐에 따라 성공률이 달라질 것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A병원과 협력경영을 시작할 때였다. 설문에 ‘5년 후 우리병원의 전망을 어떻게 보느냐’는 물음이 있었다.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답변이 무려 79%에 이르고, 좋아질 것이라는 답변은 불과 9%에 지나지 않았다. 병원을 구성원과 함께 진단하여 비전을 세우고, 전략을 모색하였다. 2개월 후 결과를 공유한 후 같은 질문을 했다. 지금보다 나빠질 것이라는 답변이 불과 15%에 지나지 않았고, 좋아질 것이라는 답변은 80%를 넘어섰다. 구성원들은 불과 두 달 만에 병원에 대한 전망을 180도 바꾼 것이다. 대부분의 병원들은 전략을 수립하고 공유하는 과정만으로도 구성원들의 미래 전망이 매우 개선되었다. 이는 병원에 협조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게 되고 오래지 않아 진료실적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진단의 효과가 극대화되려면 2가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첫째, 진단과 대안을 지지하는 논리적이고 명쾌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 둘째, 제기된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시정해갈 것을 천명해야 한다.

■ 체감할 수 있는 과제를 조기에 실행하라

진단과정에서 인터뷰나 설문 등을 통해 병원에 대한 각종 요구사항과 불만사항이 수렴된다, 강도와 빈도가 높고, 큰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 것부터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 당장 실행되지 않는 것들은 언제까지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알려주어야 한다. 이런 조치는 새로운 전략들이 실현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한다.

어떤 병원이든 구성원들이 강력하게 요구하는 사항들이 있기 마련이다. 그것들은 다른 병원과 비교할 때 매우 불합리한 것들인 경우가 많다. 정기적인 회식을 강요하는 것처럼 불법은 아니지만, 구성원들에게 부담을 준다, 또 공휴일을 휴가일수에 포함하여 산정하는 불법적인 요소 때문에 불만을 사기도 한다. 이런 사항을 방치한 채 우수한 병원이 될 방안은 없다.

경영진은 정기적인 회식에 대하여 구성원과 다른 인식을 하고 있었다. 맛있는 음식과 술도 먹고, 서로 인사도 할 수 있어서 다들 좋아하는데 일부만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구성원 간의 화목을 도모할 전통을 없애는 것이라 회식 폐지를 반대했지만, 회식 대신에 회식비로 들어갈 돈을 모아 우수직원들에게 포상을 했다. 비용이 더 늘어난 것도 아니었는데 하기 싫어하는 일이 없어진 것만으로도 구성원들은 매우 좋아했다.

또 다른 병원에서는 공휴일을 휴가일수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했다. 이도 매우 큰 호응을 받았다. 이처럼 구성원들이 싫다고 하는 행사를 과감히 바꾸거나 원하는 방침을 수용했기 때문이다. 별것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 이러한 변화들이 병원에 대한 신뢰와 충성심을 높이고, 추진하려는 혁신에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를 형성하게 되었다.

경영자들은 자신이 성장하던 시기의 인식과 문화를 당연하게 생각하기에 젊은 구성원들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구성원을 이해하지 않고 그들의 협조를 이끌어내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들과의 눈높이를 맞추는 첫 번째 방법은 싫다고 하는 것을 먼저 제거해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똑같은 전략도 구성원들이 신뢰하고 이를 지원하느냐 아니면 어차피 안 될 것인데 시키니까 억지로 시늉하느냐에 따라 그 성패는 완전히 달라진다.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해도 경영진의 힘만으로 성공하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 역동성(Dynamic)을 살려야 한다

병원경영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인지 의료계의 분위기는 그리 밝지 않다. 병원의 밝은 미래를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표정이 밝아야 한다. 역동성이 있는 조직은 많은 부족한 점을 극복하고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하지만 역동성이 떨어지는 조직은 많은 것을 가지고 있어도 그것들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 전반적인 역량이 높은 축구팀이라도 역동성을 발휘한 약팀에게 지는 경우와 같다.

소위 Big4 병원 간의 긴장관계가 역동성을 만들어내던 기간이 있었다, 하지만 선도적인 대학병원들도 인적자원은 고령화되고, 시스템은 진부화됨에 따라 역동성을 잃어가고 있다. 역동성은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병원의 경영자들이 백조의 발처럼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비전을 세우고 알리며 각 구성원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정의해야 한다. 그리고 일관된 메시지와 행동으로 경영진에 대한 신뢰를 확보해야만 역동성이라는 백조가 병원을 유유히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이다.
 

<병원경영의 실전 전략 글 싣는 순서>

프롤로그: 실패한 혁신도 큰 자산
1회: 변화는 ‘비전을 공감하는 것'부터
2회: 리더십의 확장, 내가 아니어도 더 잘 할 수 있다.
3회: 의료품질을 타협하면 다른 방법은 없다.
4회: 누구나 명의의 가능성은 있다.
5회: 만족은 또다른 환자를 부른다.
6회: 홍보는 전방위로 해야 한다.
7회: 비용 절감은 진료수익의 20배의 효과가 있다.
8회: 윙맨 능력의 합이 경영자의 능력이다.
9회: 간호부가 밝아야 병원도 밝다.
10회: 환자의 집보다는 쾌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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