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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리베이트 행정처분, ‘공공의 이익’에 초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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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리베이트 행정처분, ‘공공의 이익’에 초점 맞춰야
  • 박해성 기자
  • 승인 2022.02.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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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정부는 제약사 리베이트의 가장 강력한 제제라고 할 수 있는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시행했다. 리베이트 투아웃제는 제약사가 병원이나 의사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사실이 적발됐을 시 가장 약한 처벌인 경고에서부터 금액에 따라 최대 1년간 리베이트 관련 의약품의 건강보험을 급여정지하거나 삭제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얼마 뒤, 모 제약회사가 투아웃제 적용을 받아 ‘급여정지’ 의약품이 리스트에 올라간 적 있었다. 하지만 정부도 예상하지 못한 환자단체의 거센 반발이 있었다. 환자단체들은 우선 대체 의약품으로 변경했을 때의 부작용 발생 우려가 있고, 리베이트에 따라 잘못한 제약사가 처벌받아야 마땅한데 제3자인 환자가 피해를 입는 건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제약회사의 리베이트 제공 행위로 제약회사를 처벌하려고 했던 애초의 목적과 달리 △환자들의 의약품 접근권이 제한되는 점 △비의학적 사유로 약을 대체하는 과정에서 부작용의 우려가 있을 수 있는 점 △리베이트 제공으로 인한 책임은 환자가 아닌 제공 주체인 제약사의 불이익으로 귀속돼야 한다는 점 등에서 의약품 급여정지 행정처분의 문제점이 발견됐다.

결국 2018년 3월, 국민건강보험법은 다시 ‘약가인하’ 제도로 개정됐다. 개정안은 적발 횟수에 따라 1회 최대 20%, 재적발 시 최대 40% 약가를 인하하고, 2회 이상 약가인하 후에 또 적발되면 급여정지나 과징금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골자였다.

이렇게 급여정지 처분은 사실상 사문화됐지만, 여전히 위력은 남아있다. 2014년 7월부터 2018년 9월 사이, 이 기간동안 리베이트를 제공했다가 적발된 약제는 여전히 급여정지 처분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조만간 다수의 의약품의 급여정지 재처분 판정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줄줄이 대기 중이다. 이렇게 되면 또다시 환자와 요양기관에 혼란을 줄 수도 있고 급여정지 의약품 약가보다 대체의약품 약가가 더 비싸다면 건강보험 재정에도 누수가 발생하게 된다. 이외에도 처벌 대상이 아닌 약국, 병원 등 요양기관에서 의약품 반품, 대체의약품 선정 등 불필요한 행정 절차 및 비용 등 불편을 감내해야 한다.

이러한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제약사의 리베이트 책임을 묻기 위해서 급여정지대신 과징금 갈음 요건을 적용해볼 수 있다. 마침 작년 12월에 구법에서 특별한 경우에만 급여정지 처분에 대해 과징금을 갈음해주던 것을 그러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과징금 갈음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된 상황이다.

가령 처분품목 중 동일제제 최저가 약품인 경우 구법상 과징금 갈음 사유에 해당해 과징금을 갈음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또, 실제 리베이트를 통해 얻은 이익을 사회에 환원함으로써 재난적 의료비 재원을 확충해 현재 국민건강보험재정에 이익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한국의료패널을 통해 본 가구 부담 의료비’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재난적 의료비 발생’ 가구는 전체 가구의 4.06%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재난적 의료비 발생이란 가구에서 부담하는 의료비 비율이 40% 이상 넘는 상황을 의미한다.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정부에서는 2018년부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건강보험재정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더욱 빠르게 소진되고 있고, 국민건강과 안전을 위한 재원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의 재량에 의해 선택할 수 있는 결과가 어떤 것이 될지 제약업계 모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합리적인 판단을 통해 잘못을 저지른 제약사에 대한 합당한 처벌은 물론 국민의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부의 결정이 내려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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