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투자, 의사과학자 양성사업 지속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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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위한 투자, 의사과학자 양성사업 지속해야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2.02.1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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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형 의사과학자 사업성과 목표량 초과…연구 집중 환경 필요
‘2022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연구사업 성과교류회’ 개최

혁신형 의사과학자 사업이 효율성을 높이고 앞으로 지속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미국처럼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고려대구로병원·한양대병원·고신대복음병원·화순전남대병원·순천향대천안병원·인하대병원·영남대병원·충남대병원 등 8개 대학병원으로 구성된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연구사업 병원협의체(회장 서재홍)는 2월 11일 이태원 몬드리안 호텔에서 ‘2022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연구사업 성과교류회’를 개최했다.

혁신형 의사과학자 공동연구사업은 병원 차원에서 신진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고, 임상의와 연구자 간 협업연구를 통해 임상현장의 아이디어에 기반한 맞춤형 의료기술(기기, 서비스 등)을 개발하기 위한 사업으로 2019년 7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총 3년 6개월에 걸쳐 진행된다.

서재홍 회장(고려대구로병원 교수)은 우리나라 의사들의 5~10%만 연구를 하고 있다며 더 많은 의사들이 의사과학자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바이오 메디컬 산업 육성은 아이디어의 원천이자 필수인프라(전문인력, 시설·장비)를 보유하고 개발된 기술과 제품을 사용하는 의사와 병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 우수한 인재가 집중돼 있고 세계 최고 수준의 진료 역량 및 병원 정보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고 의료기술·서비스는 이미 ‘의료 한류’ 등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다.

그러나 이런 토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의사과학자 양성이 어려운 환경이다.

서 회장은 “미국은 많은 의사들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국가의 부를 창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많은 우수한 인재들이 의과대학에 들어와 대부분이 임상에서 진료만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미국국립보건원(NIH)은 1964년부터 의사과학자 육성프로그램을 운영해 총 170만 명의 의사과학자를 배출했고 최근 15년 동안 노벨상 수상자를 14명이 배출하고 있다.

서 회장은 “혁신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은 처음 연구를 시작하는 젊은 의사과학자들에게 행정과 인프라, 시스템을 모두 지원하는 최초의 사업이다”며 “ 이를 통해 젊은 의사들이 연구자로의 능력을 성장시켜 2년간의 성과가 적게는 200~300%, 많게는 500~1,000%까지 나왔다”고 평가했다.

실제 현재까지 8개 대학병원에서 애초 목표를 초과할 정도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강화세부 80개 팀에서 SCI 논문 290%, 특허출원·등록 200%, 제품화 1건 추가, 기술이전 2건 추가, 창업 4건 추가, 고용창출 신규 109명 추가, 참여임상의 93명 추가를 달성했다.

또 공동세부 18개 팀에서는 SCI 논문 158%, 특허출원·등록 154%, 제품화 7건 추가, 비임상·임상 4건 추가, 기술이전 12건 추가, 창업 3건 추가, 고용창출 신규 147명 추가, 참여임상 37명 추가로 당초 목표보다 전반적으로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문제는 이 사업이 병원에는 경제적으로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의사들도 진료보다는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되야 하는데 이 역시 현행 의료체계가 안고 있는 한계다.

윤호주 한양대병원장은 “병원장으로서는 진료수익에 관심이 더 있을 수 밖에 없어 임상 의사들이 연구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면서 “이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 보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정부 지원은 물론 병원에서도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연구비에서 인건비를 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다시 말해 임상 의사가 연구를 하는 동안 환자를 보지 않아도 급여(인건비)가 나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그는 “미국에서는 연구비에서 인건비를 줄 수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국가 과제를 수행해도 그 연구비의 일부를 자신의 인건비로 사용할 수가 없다”면서 “그래서 환자를 보면서 연구를 해야 하는데 낮에 종일 환자를 보고 밤에 연구를 하는 형태로는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가 어렵다”고 꼬집었다.

미국은 국가 과제 연구를 수행하면 연구비의 40~50%가 해당 기관에 지원되고 환자 진료를 통해 나오는 수익보다 연구를 통해 얻는 수익이 더 큰 구조다.

반면 우리나라는 연구비의 20% 정도만이 간접비로 해당 병원에 지원돼, 현실적으로 환자를 보는 게 연구하는 것보다 수익이 더 나올 수밖에 없다. 병원의 입장에서는 환자를 보는 게 수익이 더 좋다.

고영권 충남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은 “병원에 이득 되는 것이 사실 없지만 현재의 저수가로 병원에서 진료를 많이 보는 것도 이제는 소득이 없다”며 “의사과학자 사업을 통해 나온 연구결과를 토대로 창업을 하는 것이 병원과 나라를 발전할 수 있는 길이다”고 토로했다.

오경승 고신대복음병원장도 “병원장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지만 그래도 미래를 위해선 해야 한다”면서 “젊은 의사들에게 급여 체계를 달리하는 등 보상하고 유인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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