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간이식 공여자, 기증 전후 체계적 건강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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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 간이식 공여자, 기증 전후 체계적 건강관리 필요
  • 박해성 기자
  • 승인 2022.01.18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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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만·조재원 교수팀, 2002~2018년 국내 전체 생체 간 공여자 전수 조사
김종만 교수 “기증자클리닉 등 체계적 관리 필요”

생체 간이식에서의 공여자는 기증 전후 체계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센터장 허우성) 이식외과 김종만·조재원 교수팀은 최근 2002년부터 2018년까지 국내 생체 간 공여자 1만2,372명을 전수조사했다. 이번 연구는 소화기 분야 최고 권위지인 ‘유럽간학회지(Journal of Hepatology, IF 25.1)’에 지난해 말 발표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생체 간 공여자의 78.5%가 20세 이상 39세 이하이고, 64.7%가 남자였다. 기증 후 지금까지 관찰 기간동안 89명(0.7%)의 생체 간 공여자가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생체 간 공여자의 사망률이 1% 미만이라는 점은 기존 연구보다 낮은 수치다.

사망원인을 분석한 결과 절반이 넘는 53.9%(48명)가 자살이나 교통사고 등 생체 간이식 수술과 관련 없는 ‘외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나머지 사망원인 역시 암(18명, 20.2%)이 가장 많았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건강검진을 받은 모든 일반인들중에 생체 간 공여자와 비슷한 일반인들을 여러 조건에 따라 ‘세 그룹’으로 선택해서 비교해 생체 간 공여자의 사망위험 및 여러 질환들의 발생을 평가했다.

A그룹은 일반인 중에서 성별, 나이, 추적 시기를 동일하게 매칭했고, B그룹은 동반 질환이 없는 일반인 중에서 성별, 나이를 매칭해서 간 기증에 적합한 수준의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사람으로 선정했다. C그룹은 위의 조건과 더불어 고혈압, 당뇨, 단백뇨 등 각종 질환이 전혀 없는 아주 건강한 사람들로만 따로 선택했다.

연구팀은 통계적 보정을 거쳐 연간 1천명당 사망 건수로 환산 비교했다. 그 결과 생체 간 공여자의 사망 위험은 1천인년당 0.91건으로 A, B그룹보다 사망위험이 낮았으나 아주 건강한 사람만 모은 C그룹에 비해선 사망위험이 높았다.

이 밖에도 합병증 자체가 드물긴 해도 생체 간 공여자가 간부전을 비롯해 우울증, 암, 당뇨, 고혈압, 뇌졸중, 뇌출혈, 말기신부전 등 각종 질환에 노출될 위험 역시 C그룹에 한해 더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연구를 주도한 김종만 교수는 “간을 비롯해 생체 장기기증은 생명을 살리는 용기 있는 결정”이라며 “기증자클리닉 통한 기증 전 철저한 기증 평가, 기증 후 지속적인 추적 관리 등 체계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21년 미국이식학회에서 선정한 ‘가장 많이 읽힌 10개 연구 중에 하나’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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