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코로나 전사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위기…그리고 남겨진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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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코로나 전사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위기…그리고 남겨진 교훈
  • 병원신문
  • 승인 2022.01.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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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영 근로복지공단 동해병원 감염관리실 과장
코호트 병동 운영에 가장 고생하는 이들에게 칭찬·응원을
코로나19로 외출·외박·면회 금지된 환자들 안타까워

갑작스럽게 찾아온 위기…그리고 남겨진 교훈

감염관리실에 발령받은 지 1년쯤 지났을 시기에 코로나19라는 갑작스러운 위기상황이 발생됐다.

물론 2015년 메르스라는 감염병이 전국을 휩쓸던 당시 우리 병원은 진폐환자를 주로 돌보고 있어 전담병원으로 운영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세를 보임에 따라 우리 병원 역시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대응에 나섰다.

처음 선별진료소 운영할 때엔 턱없이 시설과 장비가 부족한 상태였다.

감염관리실 경력이 1년쯤 된 나역시 경력도 짧아서 감염병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상태였다.

병원 주차장에 선별텐트를 세우고 이동형 음압기를 설치해 코로나검사를 진행해 나갔다.

코로나 비상대응 TF팀을 구성하고 매일 비상회의를 하며 조금씩 감염병 대응지침을 만들어 가며 비상대응체계를 구축하게 됐다.

누구도 경험을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처음 겪는 일이라 모든 것이 새롭고 쉽지 않았다.

추운 날씨에도 검사를 하기 위해 긴 줄을 세우며 대기를 해야 했고 검사를 진행하는 직원 또한 전쟁같은 시간들이 반복됐다.

1년 가까운 시간을 코로나와 싸움을 하던 중 입원환자, 보호자를 통해 병원 내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다. 나름대로 외래 및 병동에 대한 관리를 강화한 상태였으나 2020년 12월과 2021년 1월, 두 번의 확진자 발생으로 인한 코호트 병동을 운영하게 됐다.

병원에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게 되면 병원은 누가 먼저랄 게 없이 비상체제에 돌입한다. 각 부서에 전달된 업무지침대로 분주히 움직이게 되는데 무엇보다 가장 고생한 사람은 아마도 코호트 병동에 들어가 환자를 직접 간호하는 간호사가 아닐까 싶다.

레벨D 보호복을 입고 간간히 휴식시간이 주어지기는 하지만 8시간 근무시간 동안 업무를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힘든 간호사들이 잠시라도 쉴 수 있게 공간을 마련하고 간식을 준비하며 우울해 하지 않도록 칭찬과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TV에서만 보던 모습들을 우리의 현실에서, 내 눈으로 직접 보게 됐다.

얼굴에 상처가 생겨 연고를 바르고 반창고를 붙여주며 눈물 흘리는 하루하루의 힘겨운 날들이였다. 서로 말을 하지않아도 눈으로 모든 것을 알수 있었고 서로를 북돋아주며 버틸 수 있는 유일한 힘이기도 했다.

물품을 지원하는 부서에서는 혹시 부족한 물품이 없을까를 살폈고 야근에 밤을 세우는 직원들을 위해 식사와 물품을 챙겨주는 등 각자의 역할을 하며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코호트 병동 운영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추가 확진자 발생을 차단하는 것!

역학조사관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거듭했고 보건소, 소방서와 수시로 연락하며 확진자 전담치료병원으로 환자이송 및 자가격리 조치 등 코호트 격리 해제 기간까지 전직원이 코호트 격리기간 동안 추가확진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의 노력을 다했다.

코로나 전담병원으로 환자이송을 위해 119 구급차에 오르시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속에 남아있다. 구급차량에 오르시는 환자분도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앞으로 어떻게 되는건가 불안감에 눈물을 흘리시던 모습들…그 분들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코호트 격리가 끝나고나면 직원들 모두가 직접 팔을 걷어 부치고 병원 전체 방역작업과 환경소독에 참여하는 등 모두의 노력으로 인해 병원은 점차 정상화됐다.

두 번의 코호트 병동운영을 통해 병원의 모든 시스템을 개선하게 됐다.

아마도 코호트 병동 운영 전과 운영 후로 직원들의 마음부터가 달라졌다.

선별진료소에 컨테이너 4개동을 추가로 설치하고 호흡기 유증상자의 외래진료 및 코로나 검체채취를 위한 음압시설도 설치했다.

모든 내원객을 스크리닝 하기 위해 안내소에 방역지원인력을 배치하고, 모든 내원객을 대상으로 발열체크 및 문진표를 작성하고, KF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으며, 손소독 후 KT콜체크인(080 전화) 등 출입구 관리를 강화했다.

모든 입원환자에 대해 사전검사를 실시해 검사결과 확인 후 입원처리 하고 있으며 병동에서 입원환자 및 보호자 관리를 강화했다.

모든 직원들이 앞으로는 더 이상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 안된다는 의지로 업무에 임하고 있으며 방역수칙 준수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각 부서별 진료지침을 재확인했고 감염병 예방관리지침을 전 직원에게 공지해 상황별 대처방법에 대해 교육했다.

또한 코로나 확진자가 재확산됨에 따라 직원 및 환자, 보호자에게 방역수칙 준수에 대한 원내 안내방송을 매일 오전, 오후 2번씩 실시하고 있다.

직원에 대한 내부복무지침을 점검하고 유증상자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출근 전 반드시 호흡기 증상을 확인하고 증상이 있는 경우 출근을 자제하고 코로나 선제검사를 받도록 지침을 강화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인 위드코로나가 시작되면서 확진자수가 또다시 급증하고 있고 새로운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까지 등장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하루하루 전쟁과 같은 날들이 반복되고 있다.

코로나가 길어지면서 의료진 모두가 많이 힘들고 지쳐가고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힘든 건 아마도 환자분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힘든 와중에도 병원 지침을 잘 따라와 주신 환자분들께 너무 감사한 마음이다.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국가재난 위기단계가 ‘심각’ 상태가 되면서 환자분들의 외출·외박, 면회가 금지된 상태이다. 무엇보다 가족을 못 보고 지낸지 2년이 돼가고 있다.

쓸쓸히 홀로 명절을 보내시던 모습을 보며 너무나 가슴 아팠다.

전국민 예방접종률이 80%를 넘고 부스터샷 접종이 시작됐지만 코로나 상황이 빨리 끝나기 위해서는 모두 각자의 일상에서 방역수칙 실천 및 잠시 멈춤 등 모두가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중요한 시기이다.

아마도 코로나가 종식되기까지는 앞으로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서로의 노력을 합해 코로나의 장벽을 넘어 마스크를 벗고 새로운 우리의 일상생활을 되찾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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