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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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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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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12.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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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이손요양병원장 겸 이손경영연구소 소장 손덕현

2021년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전체 인구의 16.5%로, 초고령사회(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전체의 20%를 차지하는 사회)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2017년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다가올 초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해 ‘병원비 걱정 없는 든든한 나라’를 주제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발표했는데, 주 핵심은 비급여의 완전한 해소를 통해 의료비 부담을 완화해 국민이 체감하는 보장성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간병비는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중 하나로,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하는 대표적인 항목으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2015년 시작된 급성기 병원의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이러한 간병비 부담을 완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정부는 국민의 보장성강화를 위해 2022년까지 간호·간병통합병상 10만개 확보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요양병원은 이러한 보장성강화의 혜택을 누릴 수 없다. 요양병원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적용에서 제외됐으며, 상급병실 보험적용도 해당되지 않아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경우 오히려 의료비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그 외에도 요양병원에서는 중증치매 산정특례 연장이 불가능하고 본인부담 상한제의 상한액 사전급여 적용에서 제외되는 등 급성기 병원들과는 다르게 별도기준이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요양병원의 특성상 간병수요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간병비 급여화와 같은 제도적 기틀은 마련되지 않고 있다. 노인과 같은 경제적 빈곤층의 경우 간병비의 부담으로 인해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하며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들을 위해서라도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가 꼭 마련돼 OECD 국가 중 노인 빈곤율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요양병원 간병제도의 실태

2014년 장성요양병원 방화사건과 2020년 요양병원에서 발생한 항정신성약물의 사용증가로 인한 화학적 구속의 문제점이 대대적으로 보도된 바 있다. 이러한 사건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유독 요양병원에 국한해 간병비가 급여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간병비 급여화의 미적용은 환자 및 보호자에게 경제적 부담으로 다가오게 돼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야기시키며 일부 요양병원에서는 상호 경쟁으로 간병비를 할인하거나 아예 받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보장성강화 정책의 추진방향
보장성강화 정책의 추진방향

결국 요양병원의 경우 간병비로 인한 재정적 부담이 늘어나게 되며 이를 감소시키기 위해 최소한의 인력을 배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환자 수 대비 부족한 간병 인력 배치는 제대로 된 돌봄이 되지 않고 업무의 과중을 야기시키는데, 과도한 업무량을 감당하기 위해 환자에게 항정신성약물을 남용하는 등의 안전사고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간병 인력을 정규 직원으로 채용하는 것도 쉽지 않다. 간병비가 비급여 항목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간병 인력을 병원이 직접 채용할 경우 환자 및 보호자에게 간병비를 받을 수 없다. 요양시설의 경우 요양보호사 인건비에 수가가 산정돼 있어 직접 고용이 가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재 대부분의 병원이 도급이나 파견 등의 형태로 간병인을 수급하는데, 이때 노동법의 규제로 인해 직접적인 교육 관리를 할 수 없어 간병서비스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더군다나 간병서비스가 제도권 밖에 머무르게 되면서 질 관리에 대해 정부의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이는 심각한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간병인들의 교육, 자격기준, 직무 등에 대한 제도적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관리감독이 어려우며 간병 인력의 수급이 불안정한 점도 큰 문제다. 내국인은 힘든 일을 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인력 구인조차 어려워 중국인들이 간병인으로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문화적 차이, 의사소통 문제, 교육 및 자격증 부재로 인해 환자케어에 질적인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중국 간병인이 본국으로 돌아가거나 감염위험에 대한 우려로 일을 하지 않으려는 사람이 늘어나 수급 상황까지 급격하게 악화됐다. 2016년 대한요양병원협회에서 159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간병인에 관한 설문조사를 살펴보면 근무형태 또한 30일 계속 근무하는 24시간 전일근무가 45.5%를 차지하고 있고, 24시간 교대근무가 15.9%를 차지하는 등 노동조건이 열악한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위와 같은 문제점들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으로 간병비 급여화가 있다. 간병비 급여화의 필요성은 환자 및 보호자를 비롯해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도 공감하고 있는 사안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23조에 의거하면 요양병원 간병비가 특별현금급여로 명시돼 장기요양에 사용되는 비용의 일부를 요양병원 간병비로 지급할 수 있다고 법제화돼 있지만, 하위법령이 없어 유명무실한 법령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가 이뤄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정부의 사회적 입원 급증에 따른 재정 부담을 우려한 부정적인 시각 때문이다. 질병치료가 아닌 생활·돌봄을 목적으로 환자가 장기간 병원에 입원하게 돼 불필요한 건강보험 재정지출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건강보험의 재정위기도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병원의 간병비 급여화는 재정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정부는 우려하고 있다.

이번 2021년 국정감사에서도 요양병원의 간병비 급여화에 대한 질문에 보건복지부에서는 아직 고려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답변은 고령사회에서의 요양병원 간병문제를 시급한 과제로 여기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며 결국 재정적인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임을 알 수 있다.

급성기 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병동지원인력이 간호와 간병 업무까지 맡도록 돼있다. 즉, 간호가 간병의 업무를 통합해 지원하는 형태이다. 하지만 이러한 구조를 요양병원에 적용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요양병원 입원환자는 만성질환자가 대부분이고 일반적으로 입원기간이 길며 의료적 욕구와 더불어 돌봄에 대한 욕구가 동시에 존재한다. 요양병원에서의 간병인에 대한 의존도는 급성기 병원들에 비해 높기 때문에 간병인도 필수인력이 돼야 하며 간병비는 반드시 급여화 돼야한다.

현재 요양병원에서는 간병비 급여화는 물론이고 비급여화 조차도 돼있지 않아 병원은 직접적인 인사관리, 교육 및 훈련 등을 통한 관리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간병인을 정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 만일 요양병원 간병비가 급여화 된다면 직원 교육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간병 서비스 질을 관리할 수 있게 되고 환자 및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 실시에 따른 소요재정의 추계

상기 언급한 바와 같이 요양병원의 간병비 급여화가 제도화되고 있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건강보험 재정 부담이다. 그렇다면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실시함으로써 소요되는 건강보험 재정지출을 실제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표 1]과 [표 2]는 통계청의 2021년 2분기의 평균 허가병상수 자료를 기반으로 환자 당 간병인 수와 그들의 인건비를 계산해 매월 소요되는 국가재정지출 예상액을 산출한 것이다.

간병서비스를 적용받을 수 있는 환자군은 환자분류군상 의료경도환자와 선택입원군을 제외한 의료중도이상의 환자들로 제한했다. 이는 요양병원의 사회적 입원에 대한 우려 등을 고려했을 때 의료필요도에 따라 제한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판단됐고, 의료경도환자와 선택입원군의 장기입원을 막고 지역사회로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의료중도이상의 환자들을 기준으로 간병인 수를 계산한 결과 필요한 간병인의 수는 15만 598명이었다.

[표 2]는 간병인들이 8시간 기준, 3교대, 주 5일 근무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2022년 최저임금을 적용해 매월 드는 간병인 인건비를 계산한 자료이다. 총 인건비로 월 4,497억 원이 소요되는데 그 중 80%를 국가가 부담할 경우 월 3,597억 원(연 4조3천억 원)의 금액이 소요되고, 국가가 50%를 부담할 경우 월 2,249억 원(연 2조7천억 원), 40% 부담 시 월 1,799억 원(2조2천억 원), 20% 부담 시 월 899억 원(연 1조 원)의 금액이 소요된다. 국가가 인건비의 50%를 지원한다고 가정할 경우 연 2조7천억 원이라는 금액으로 국민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이와 같이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통해 의료필요도에 따른 간병비가 지급될 경우 환자 및 보호자의 간병비 부담을 완화시키는 것은 물론 요양병원 간병의 질 향상 및 정부가 우려하는 사회적 입원 문제 완화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건강보험 재정부담을 고려하면 초기 소요 재정을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환자 및 국가부담률을 각각 50%로 설정해 실시하고 추후 재정상황을 보아 급여비율을 높이는 것이 효율적이라 생각된다.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위한 전제조건

현실성 있는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전제조건을 충족시킬 필요가 있다.

첫째, 정부 주도하에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기능을 재정립하고 국민들이 인식할 수 있도록 홍보에 집중해야한다. 현재 요양병원은 의학적 치료 및 요양을 필요로 하는 환자를 입원시키고 있으며 의사와 간호사, 전문 인력이 상주하고 있다. 반면 요양시설은 가사활동 지원 또는 간병 등 생활 속의 돌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을 입소시키고 있다. 이처럼 각자의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으나 이용자가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을 선택적 관계로 인식하게 됨으로써 병원과 시설은 환자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관계에 놓이게 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직접 각각의 기능을 재정립하고 요양시설은 ‘돌봄’의 개념으로, 요양병원은 ‘의료’의 개념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용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

둘째, 간병비 급여화에 관련된 법률적인 정비가 선행돼야 한다. 현재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서는 장기요양보험 수급자가 요양병원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장기요양급여의 일부를 현금으로 지급하도록 돼있다. 따라서 요양병원에서 국민건강보험법을 개정해 간병비를 급여화 한다면 노인장기요양보험법의 특별현금급여와 중복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노인장기요양보험법 또한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간병인의 교육·자격기준·직무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 간병비 급여화가 제대로 실시되기 위해서는 요양보호사 채용에 대한 법률이 규정돼 있는 요양시설처럼 간병인 자격요건에 관한 사항들이 법제화돼 표준화된 전문적인 간병 교육을 이수하게 해 요양병원에 근무하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간병인력 수급 확보를 위해 외국 간병인력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 간병인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 이유는 간병인의 업무가 육체적·정신적으로 힘들며 전문성이 떨어지는 직업군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내국인이 기피하는 업종이다. 그리고 그 공백을 중국간병인을 포함한 재외동포가 메우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증환자나 장애인 환자를 돌볼 간병인력이 부족해져 요양병원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인력난으로 인해 많은 외국인이 간호와 개호복지사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외국 간병 인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원활한 외국간병인력 수급을 위해 선행돼야할 부분은 외국 간병인에 대한 비자기간, 종류, 비자대상국가의 확대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현재는 외국인 간병은 H-2, F-4 비자로 재외동포에게만 적용 가능하게 돼 있다. 이것을 동남아시아로 전체로 확대해 한국어능력시험과 간병인 교육을 통해 자격증을 획득해 이들이 잘 정착해 간병인으로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 현재의 상황에서 가장 현실성이 있는 요양병원 간병인 인력수급에 대한 대안이다. 이를 통해 환자 간병에 대한 안전성과 전문성과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치며

나 자신의 부모님이 병원에 입원했다고 가정해 보자. 가족 모두 경제 및 사회활동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간병인을 고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그 간병인이 자격증도 없고 제대로 된 교육도 받지 않았으며 심지어 입원한 병원의 소속 직원도 아니라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그들의 서비스에 믿음이 가지 않고 불안해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구의 고령화는 예측의 범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확정된 미래이다. 현재 요양병원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 걱정, 불신 등 부정적인 시각 아래 간병제도는 자유시장 안에 방치돼 있다. 초고령사회가 눈앞에 다가온 지금 시점에서도 정부는 요양병원의 기능 미정립, 간병비 급여화가 될 경우 요양시설보다 요양병원으로의 쏠림 우려, 건강보험 재정부담 등의 핑계로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또한 발생하지도 않은 문제에 전전긍긍해 초고령사회를 맞이하기 위해 가장 먼저 제도화가 돼야 할 간병비가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다. 그 결과, 간병비 급여화는 물론 간병인의 직무·교육·자격에 대한 기준조차도 전무한 상황이다.

수년 전부터 의료계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은 멀지 않은 시기에 요양병원 간병 제도는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3월에 있을 차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각 당의 후보자들이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공약으로 언급할 정도로 전문가들의 우려는 급속도로 현실화되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제도적인 개선을 위해 철저한 준비작업이 필요한 시점이다.

간병의 문제는 개인이나 한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와 국가의 문제이다. 또한 차기 정부의 중요한 과제이기도 하다.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통해 고령사회, 초고령사회의 의료와 복지의 빈틈을 메꾸어 나가고 안전과 인권이 지켜지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미래 복지국가로 한 단계 나아가는 출발점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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