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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정수급 책임전가’ 행정편의주의 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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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부정수급 책임전가’ 행정편의주의 발상
  • 병원신문
  • 승인 2021.12.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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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환자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면 수진자 자격을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운영한 것은 국민들이 부득이하게 건강보험증을 지참하지 않을 경우를 고려한 조치였다.

덕분에 국민들은 본인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알려주면 의료기관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개인정보만으로는 가입자의 본인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워 타인의 명의 대여·도용을 통한 부정수급을 적발해 내기 어렵게 됐다는 점이다.

공단은 이같은 부정수급을 줄이기 위해 2019년 3월 대한병원협회와 MOU를 맺고 입원환자 신분증 본인 확인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어 같은 해 6월부터 건강보험증 대여·도용 신고자에 대한 포상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같은 부정수급 방지를 위한 노력에 힘입어 1,554건이 적발된 2016년 이후 2017년 1,369건, 2018년 951건, 2019년 878건, 2020년 563건으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부정수급 진료비는 2019년 11억원대에서 지난해 7억원대로 급감했다.

공단은 제도적으로 부정수급 방지를 강화하기 위해 의료법 개정을 통해 의료기관에 수진자 자격 확인업무를 전가시키려는 시도를 끊임없이 해 왔다. 공단이 일선 의료현장에서 가입자의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요양기관의 가입자 자격확인 의무는 요양급여비용에 대한 반대급부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는 논리를 앞세웠다.

그러나 의료급여법 시행규칙 제14조(업무 등)는 가입자 및 피부양자의 자격관리를 공단의 업무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건강보험 수급자의 자격관리가 공단의 고유업무로 법에 명시돼 있는 상황에서 부정수급 방지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가입자의 본인확인 책임을 요양기관에 떠넘기려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으로밖에 볼 수 없다.

게다가 요양기관의 확인의무 위반에 과태료 및 징수금 제재까지 과하는 것은 지나친 발상이다.

의료기관의 진료 접수는 원무창구의 대면접수외에 온라인이나 키오스크를 이용한 비대면 접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코로나19 이후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요양기관의 수진자 자격확인 의무화로 원무창구에서 신분증을 확인해야 하고 비대면 진료접수를 하지 못하게 될 경우 의료현장은 그야말로 혼란에 휩쌓일 수밖에 없게 된다.

7억원에 불과한 부정수급을 막으려고 8만개가 넘는 의료기관의 진료접수 시스템을 과거 방식으로 회귀하라는 것은 그야말로 빈대잡다가 초가삼간 태우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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