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프리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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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프리덤랜드
  • 윤종원
  • 승인 2006.05.2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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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표방한 인권영화, 프리덤랜드

"프리덤랜드"의 홍보문구에는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범인의 정체를 알 수 없다하여 미스터리 스릴러라 함은 옳지 않다. 아마도 이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관객을 이끄는 데 너무 무겁다고 생각했을 터.

스릴러로 가장했지만 "프리덤랜드"는 여전히 미국사회에 존재하는 흑(黑)과 백(白)의 갈등을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재미에 대한 자신감을 가져도 좋을 만큼.

"아메리칸 스윗하트" "당신이 잠든 사이에" "포가튼" 등을 제작 또는 감독한 조로스 감독은 상업적 색채를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메시지가 분명한 영화를 만들어냈다. 세계 인권 수호국을 자처하는 미국이 자신들의 문제는 굳이 들여다보지 않고 있는 이중적인 잣대를 실감할 수 있다. 또 개인이 갖고 있는 문제가 곧 거창하게는 "인권"의 문제가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모건 프리먼과 함께 흑인 연기파 배우로 손꼽히는 새뮤얼 잭슨의 연기와 "파 프롬 헤븐" "디 아워스" 등으로 인정받은 줄리안 무어의 호연은 드라마에 힘을 실어준다.

뉴저지주 흑인과 백인의 거주지가 인접한 뎀프시 한 병원 응급실에 백인 여성 브렌다 마틴(줄리안 무어 분)이 손에 피를 묻힌 채 들어온다. 흑인 남자가 자신의 차를 강탈해갔으며, 무엇보다 네살배기 아들이 그 차에 타고 있었다는 것. 브렌다의 동생은 흑인에 대한 반감이 심한 개논 지역의 경찰 대니다.

브렌다를 만난 흑인 형사 로렌조(새뮤얼 잭슨)는 뭔가 미심쩍은 부분을 발견한다. 흑인 남자가 차를 강탈하고 아이를 유괴했다는 데도 흑인 형사를 만나도 아무런 거부감 없이 진술하는 게 가장 의심스러웠던 것.

흑인 거주지역인 암스트롱에서 사건이 벌어졌다는 브렌다의 한마디로 인해 백인경찰들은 이 지역을 아예 봉쇄해버린다. 암스트롱 주민의 불만은 폭동 수준에까지 이른다. 암스트롱 주민을 대변했던 로렌조마저 흑인들의 비아냥거림을 받는다.

브렌다를 계속 의심했던 로렌조는 마지막으로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들의 모임에 도움을 청한다. 브렌다가 털어놓은 진실은 한 순간에 모든 것을 뒤바꿔놓는다.

그러나 브렌다의 "흑인남자였다"는 한마디는 흑백 갈등을 되돌리기에는 이미 늦어버린 것.

영화는 단지 인종 갈등뿐 아니라 가족에서 소외받는 자의 고통,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에 대해 밀도 있게 짚어내고 있다.

6월9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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