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정치력·협상력 높일 필요 있어…‘단결’이 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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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정치력·협상력 높일 필요 있어…‘단결’이 토대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1.10.25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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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의사회 박홍서 회장 인터뷰
“협상과 투쟁 조화 이뤄야 할 것” 조언

대한의사협회의 정치력과 협상력이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

이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도 의협 집행부와 각 시도의사회를 비롯해 의사 회원들의 단결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조언이다.

충청북도의사회 박홍서 회장은 최근 의협 출입기자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홍서 회장은 미국의사협회, 타 직역과 비교해 의협의 정치력과 협상력은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는 의협의 협상력과 정치력을 지속해서 높여야 한다는 주장으로 귀결되는데, 근본 바탕은 회원들의 단결이라는 것이다.

박홍서 회장은 “의료 전문가의 위상, 의협의 정치력과 협상력은 회원들의 단결에서 시작한다”며 “각 시도의사회는 지역의사들의 신뢰를 얻어야 하고 의협 집행부도 시도의사회와 상호 존중을 바탕으로 한목소리가 나올 수 있도록 충분한 상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몇 년간 의협은 투쟁 일변도의 경향이 컸는데, 최근 사회적 흐름 등을 볼 때 일방적인 투쟁보다는 협상과의 균형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점을 강조한 박 회장이다.

이에 현 집행부가 하는 회무를 최대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회원들이 따라야 한다고 했다.

박 회장은 “이필수 집행부가 출범한 지 약 5개월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 모든 회원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며 “일단 협상을 중심으로 하는 회무 방향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응원해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박 회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정부 보건의료정책의 민낯이 드러났는데도 불구하고 서남의대의 실패를 타산지석 삼지 않고 공공의료 부족이라는 프레임으로 불안감만 조성하는 실태를 비판했다.

박 회장은 “시장 중심 의료시스템의 효율성과 다양성을 간과한 채 공공병원 및 공공의대를 민간의료기관과 경쟁하게 만들려는 정책은 필수의료와 취약계층의 진료를 위한 공공의료의 목적을 상실하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공공병원 및 공공의대 설립 비용을 차라리 민간의료에 지원하는 게 코로나19로 촉발된 감염병 시대를 철저히 대비하는 방안이라는 것.

아울러 의료인력들이 지방에서 근무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인센티브 제도 도입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박 회장이다.

박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2020년 10월 기준 35개 지방의료원 중 26곳이 의사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업무가 많아지면서 상당수의 지방의료원 의사들이 이직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지방 의료인력 부족의 근본적인 원인은 저수가 정책으로 인한 개원가의 경영악화와 그로 인한 필수의료의 붕괴”라며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들의 경우 주변의 낮은 교육 및 문화 인프라, 전공을 살릴 수 없는 진료 환경 때문에 지방을 떠난다”고 강조했다.

즉, 지방의 의사인력 부족은 대도시로 집결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에 인력 재분배가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편 박 회장은 원격의료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원격의료는 도식화하고 정량화할 수 없는 환자와 의사 간의 신뢰와 상호 교감을 바탕으로 하는 진료행위를 배제할 수 있어 상당한 거부감이 드는 것”이라며 “하지만 IT가 발달한 현대 흐름을 마냥 거부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한적인 범위에서 먼저 논의를 하고 회원들에게 피해가 없도록 진행해야 한다”며 “앞으로 이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정책에 대해서도 시대적 상황과 흐름에 따라 항상 준비된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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