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심근경색 신치료법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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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심근경색 신치료법 나왔다
  • 병원신문
  • 승인 2021.10.1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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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 순환기내과 연구팀, ‘저강도 이중 항혈소판제’ 요법 제시
스텐트 시술 후 심혈관계 사망, 출혈 위험 등 45% 감소 효과 확인
항혈소판 치료 중대 전환…세계 최고 학술지 ‘Lancet(란셋)’에 게재

급성심근경색으로 환자의 막힌 혈관을 넓히는 스텐트 시술 후 항혈소판제 치료를 하는데 있어 기존 패러다임을 전환할 획기적 임상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장 장기육 교수(교신저자), 의정부성모병원 순환기내과 김찬준 교수(제1저자),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박만원 교수(제1저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관상동맥스텐트 삽입술을 받은 급성심근경색 환자를 대상으로 항혈소판제제 비교 연구를 통해 급성기가 지난 이후 저강도 이중 항혈소판요법을 시행할 경우 허혈 위험은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출혈 위험을 감소시켜 결과적으로 심혈관계 사건과 출혈 위험을 45% 줄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장 장기육 교수, 의정부성모병원 순환기내과장 김찬준 교수,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박만원 교수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장 장기육 교수, 의정부성모병원 순환기내과장 김찬준 교수,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박만원 교수

이번 결과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심근경색 환자의 새로운 치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세계의학계에 큰 반향이 예상된다.

앞서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Lancet(IF 79.321)’ 온라인판에 10월 9일자로 게재됐으며 지난 5월 16일 온라인으로 열린 미국심장학회 학술대회(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ACC 2021)에 초청 발표돼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혈관 안쪽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고 세포 증식이 일어나면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죽상동맥경화가 심해지면 혈전에 의해 관상동맥이 막히게 된다. 심근경색은 혈관이 막힌 부분의 심장근육이 상하면서 나타난다. 심장근육으로 혈액 공급이 30분 이상 차단되면 심근 손상이 시작되고, 이 상태가 6~12시간 지속 되면 해당 부위는 영구적으로 손상된다. 심근경색 치료는 증세가 나타난 후 6시간 이내가 골든타임이다.

심근경색 치료는 협착 정도가 심할 경우 스텐트를 삽입해 혈관을 넓히는 시술을 하게 되며, 이후 이중 항혈소판요법으로 허혈 및 재발 위험을 낮추는 치료가 진행된다.

지난 2009년 발표된 항혈소판요법 임상연구(PLATO, TRITON-TIMI 38) 등을 바탕으로 기존의 유럽, 미국을 포함한 국제 임상지침에서는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술을 시행 받은 급성심근경색 환자에서 티카그렐러 또는 프라수그렐 등의 강력한 항혈소판제를 기반으로 한 이중 항혈소판요법을 1년간 유지하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최근 심혈관중재시술의 기술적 발전, 중재기구의 향상, 중재시술 시 심혈관 영상장비 사용의 증가로 심혈관중재시술 후 허혈성 사건의 재발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다만, 출혈성 사건의 위험은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돼 이는 향후 환자의 예후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근경색에서는 시술 후 첫 1개월째 심혈관 사망, 심근경색의 재발 등 허혈성 사건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 시기 이후에도 위험도가 동일한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됐다. 따라서 심근경색 후 안정된 시기에는 클로피도그렐 등의 약제로 항혈소판요법의 강도를 낮추는 것이 예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연구팀은 지난 2014년부터 2020년까지 가톨릭중앙의료원 산하 8개 병원과 이외 32개 병원 등 총 40개 병원이 참여한 시행한 연구자 주도 무작위 배정 연구를 통해 항혈소판제제 티카그렐러와 클로피도그렐 비교 임상연구(약칭 TALOS-AMI)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심혈관 중재시술(PCI)을 시행한 급성심근경색(AMI) 환자 2,697명을 대상으로 티카그렐러 기반 이중 항혈소판요법(아스피린+티카그렐러)을 1개월 사용 후 환자군을 2개 그룹으로 분류해, 클로피도그렐 기반 이중 항혈소판요법(아스피린+클로피도그렐, 1349명)으로 전환한 환자들과 티카글레러 기반 이중 항혈소판요법(아스피린+티카그렐러, 1348명, 대조군)을 1년 유지한 환자들을 비교했다.

그 결과 티카글레러 기반 이중 항혈소판요법을 심근경색 1개월 후 클로피도그렐 기반 이중 항혈소판요법으로 전환한 환자들이 심혈관계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출혈성 사건을 45% 더 적게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클로피도그렐 기반 이중 항혈소판요법으로 전환해도 허혈성 사건의 증가는 없었고 출혈성 사건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분석했다.

또한 약제의 강도를 낮추는 과정에서 혈소판 기능검사(platelet function test)와 유전자검사(genotype testing) 등이 실시됐지만 이는 일선 현장에서 실용적이지 않고,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연구는 혈소판 기능검사와 유전자검사 없이 약제의 강도를 낮춰도 안전하다는 근거를 마련해 실제 임상의사들이 쉽고 실용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장 장기육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심근경색 후 안정된 시기에는 과거 시행되었던 임상연구에 근거한 강력한 항혈소판요법을 시행할 필요가 없고 상대적으로 약한 클로피도그렐 기반 이중 항혈소판 요법으로도 충분할 뿐 아니라 더 우월한 것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장 교수는 “이번 연구의 결과는 심근경색 환자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고,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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