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간호사 정원 채우지 못하는 국립대병원,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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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간호사 정원 채우지 못하는 국립대병원, 왜?
  • 정윤식 기자
  • 승인 2021.10.15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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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근무환경 탓…5년 이내 대부분 퇴직
강민정 의원, “미충원 문제 해결법 찾아라” 주문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

국립대학교병원 대부분이 적게는 수십 명에서 많게는 수백 명까지 간호사 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교육위원회)은 10월 14일 국립대병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국정감사에서 간호사들이 마주한 현실과 일상은 코로나19 ‘덕분에 캠페인’이 민망할 정도로 너무나 열악하다고 비판했다.

강민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천명당 간호사 수는 4.2명으로 OECD 평균 7.9명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고, 간호사 1인당 평균 환자 수도 16.3명으로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매우 높다.

국립대병원의 간호직 정원대비 현원 현황을 확인한 결과 서울대학교병원, 강원대학교병원, 충북대학교병원, 충남대학교병원 모두 정원을 채우지 못 했다.

강원대병원, 충북대병원의 경우 2018년 이후 단 한 번도 간호사 정원이 충족된 적이 없으며, 특히 충남대병원의 경우 본원과 분원을 합쳐 해마다 수백 명의 간호사가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2018년 129명, 2019년 436명, 2020년 320명, 2021년 396명의 간호사 부족).

이에 충남대병원 윤환중 원장은 “분원이 새롭게 생기면서 발생한 공백이기 때문에 향후 서서히 정원을 채우겠다”고 밝혔지만, 강민정 의원은 “분원이 생기기 이전부터 대규모 간호사 미충원 사태가 발생했으니 병원의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고 간호사 미충원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질타했다.

이날 강 의원은 퇴직 간호사 가운데 입사 5년 이하 간호사의 비율도 공개했다.

치과병원 등 극소수의 병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병원에서 그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집계됐는데, 충남대병원은 본원의 경우 136명 퇴직자 가운데 123명(90.44%), 분원의 경우 24명 퇴직자 가운데 24명, 즉 100%가 입사 5년 이내 퇴직했다.

충북대병원은 2020년 129명의 간호사가 퇴직했고 그중 92.25%인 119명의 간호사가 입사 5년도 채 되지 않아 병원에 등을 돌렸다.

강원대병원은 78명의 퇴직 간호사 중 67명(85.89%)이, 서울대병원의 경우 142명 중 108명(76.05%)이 입사 5년 이내 퇴직한 간호사였다.

간호사들의 높은 퇴직률과 잦은 이직은 이른바 ‘임용후보자’라는 독특한 채용시스템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는 게 강 의원의 설명이다.

임용후보자 제도는 간호직 채용에 최종 합격한 사람이 곧바로 근무를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임용후보자로 등록해 병원이 필요한 시기에 부르면 근무를 시작하도록 하는 것이다.

일종의 ‘선채용 후근무’ 시스템인데, 이를 도입한 주된 이유는 간호사들의 이직이 잦은 상황 속에서 수시 채용이 어렵기 때문이다.

강 의원은 “임용후보자 시스템 자체가 간호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과 그로 인한 높은 이직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증거”라며 “서울대병원의 경우 지금 1년째 대기 중인 299명의 임용후보자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국립대병원이 간호사들의 잦은 이직 문제를 해결할 근본적인 대안 마련 없이 채용대상자들을 대규모로 확보해두고 1년 이상 방치하는 것은 절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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