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동탄성심병원, “의심증상 있으면 검진 미루면 안돼”
코로나19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지금까지 잘 시행하던 대장암 검진을 미루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로 인해 최근 대장암으로 진단되는 환자들 중 암이 상당히 진행돼 일명 ‘장 마비’로 불리는 장폐색증을 동반하거나 간 또는 폐 전이가 동반된 형태로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통계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 발발한 2020년 국내 대장내시경 검사건수는 167만8016건으로, 2019년 178만9556건에 비해 6% 감소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50대가 가장 크게 감소했는데, 2019년 53만410건에서 2020년 47만6416건으로 10% 줄었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은 최근 대장암으로 치료받은 환자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유행 이후 수술이 불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환자의 내원 비율이 2배 이상 증가했다며 복지부 통계에 힘을 보탰다.
이들은 대장암을 완전히 절제할 수 없어 오직 식사 및 배변활동을 가능케 하는 등의 증상 호전만을 위한 고식적 치료로 스텐트시술과 장루형성술만을 받았다.
실제로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대장암으로 수술 또는 스텐트시술을 받은 환자 중 고식적 치료로 스텐트시술만 받고 종양을 절제하지 못한 환자의 비율은 코로나19가 본격 유행하기 전인 2019년에는 8%였지만,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는 11%로 증가했다.
또한 전체 대장암으로 수술받은 환자 중 종양 절제가 불가능해 장루형성술만 받은 환자의 비율도 2019년 3%인 것에 비해 2020년 9%로 3배 증가했고 2021년 6월까지는 14%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이중 응급으로 장루형성술만 시행한 비율도 2019년 2%에서 2020년에는 5%, 올해 들어 6월까지는 6%로 3배 늘었다.
이들은 장 안쪽인 내경이 막힐 정도로 암이 침범해 종양을 제거하지 못하고 스텐트시술과 장루형성술만 받았다.
대장암 수술이 불가능해 고식적 치료로 스텐트시술 또는 장루형성술을 받은 환자의 비율은 2019년 11%에서 2021년 23%로 2배 이상 증가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외과 김정연 교수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됨에 따라 내시경 검사를 미루고 조기치료 기회를 놓치는 환자가 늘고 있다”며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돼 병원에 왔을 때는 이미 수술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대장암은 종양을 완전히 절제하지 못하면 치료예후가 매우 나쁘기 때문에 완전 절제가 가능한 병기에 치료를 꼭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장암은 수술과 항암치료를 적극적으로 했을 경우 5년 생존율이 1기 95%, 2기 88%, 3기 74%, 4기 31%로 알려졌다.
4기 생존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며 수술 후 사망률도 0.4%에 불과하다.
전체 생존율은 무려 79.5%로 상당히 높다.
이 때문에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한다면 수술과 항암치료 등을 병행한 다학제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가능하다.
대장암이 직장 쪽에 발생했을 경우 항문을 보존할 가능성이 40%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복강경 및 로봇수술의 발전으로 항문관에서 5cm 미만의 거리에 발생된 진행성 직장암까지 항문을 보존해 치료하고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의 경우 직장암 환자의 항문 보존율을 90%까지 증가시킨 바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암이 다른 장기에 전이되지 않은 상태에서 치료를 받았을 때 가능하며 너무 늦게 진단돼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항문 보존 가능성이 현저하게 낮아진다.
또한 항문을 보존하더라도 환자의 생존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의미 있는 치료가 될 수 없다는 게 김정연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대장암은 폐암과 달리 수술을 통해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는 예후가 좋은 암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내시경 검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 때문에 대장암 검진을 미뤄서는 안 된다”며 “변이 가늘어지거나, 체중이 줄거나, 빈혈 증상이 동반되거나, 대변에 피가 묻어 나올 경우 대장암 의심증상일 수 있으므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