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날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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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날선생
  • 윤종원
  • 승인 2006.05.1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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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학원 코미디 생, 날선생

이제 학원 코미디 영화는 "안 봐도 비디오"인 시대가 됐다.

언제부턴가 쏟아지는 학원 코미디물은 부패한 학교와 선생님이 "공공의 적"으로 등장하고 여기에 맞서는 "정의의 사도"도 존재한다. "짱"과 "왕따"가 필수 캐릭터이며 남모를 아픔을 간직한 여학생도 빠지지 않는다.

영화 "생, 날선생"은 이러한 공식에 일부 변주를 시도하려 했으나 학원 코미디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지는 못한다. 참신함이나 독특함보다는 어디서 본 듯한 요소들이 버무려져 "낯익은" 학교 소재 영화가 되고 말았다.

영화는 할아버지의 "압력"으로 어쩔 수 없이 교사가 된 "날라리" 선생 우주호(박건형)의 좌충우돌 에피소드, 그리고 같은 학교 학생부 교사 윤소주(김효진)와의 로맨스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대대로 교직에 몸담았던 집안의 손자 우주호는 할아버지의 협박과 회유에 의해 교사가 된다. 그러나 애당초 학교에는 뜻이 없었던 그는 전화로 종례를 하고 학교 수업이 끝나면 외제차를 몰고 네온사인 휘황찬란한 유흥업소를 찾아가는 "문제 선생"이다. 제목처럼 "날라리" 선생이라는 설정이 이 영화가 내세우는 차별화 전략이자 중심 콘셉트.

우주호에게 학생부 교사 윤소주는 천적이나 다름없다. 학생들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바탕으로 한 명의 낙오자도 없이 졸업시키려는 모범 교사인 윤소주는 사사건건 우주호와 티격태격한다. 그 과정에서 두 사람의 로맨스가 싹트고, 우주호는 조금씩 선생님다운 모습을 갖춰간다.

영화는 학교에 대한 어떤 문제 제기를 통해 메시지를 전하려 하지 않는다. 단지 배경이 학교이고 주인공이 교사인 오락영화일 뿐이다. 그러나 웃음의 장치가 새롭지 못하고 이야기도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는다.

코미디나 로맨스 어느 쪽으로도 관객의 감정을 깊이 있게 몰아가지 못하는 점도 아쉽다. 감정의 굴곡이 가파르지 않고 평탄하게 진행된다. 후반부에 난데없이 감정을 쥐어짜 감동을 자아내려는 "오버"를 하지 않은 것은 다행이다.

처음으로 코믹 연기에 도전한 박건형과 김효진은 무난하게 캐릭터를 소화해 마이너스 요소를 일부 상쇄시킨다. 결정타는 없지만 두 사람의 코믹 연기를 가벼운 마음으로 본다면 여러 차례 웃음을 짓게 만드는 오락영화가 된다.

"댄서의 순정"으로 주목받은 박건형은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로 웃음을 던져 자칫 처질 수 있는 극의 분위기를 살린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다양한 이미지를 소화 해낼 수 있음을 보여주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김효진도 간간이 망가지는 장면에서 어색하지 않은 코믹 연기로 자신의 연기 영역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넘버3" "세기말" 송능한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신예 김동욱 감독의 첫 연출작이며, 박건형과 김효진 외에 문지윤, 이켠, 강은비 등 신예들이 학생으로 등장한다.

25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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