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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찬반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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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찬반 팽팽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1.05.2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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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수술실 CCTV 설치 득보다 실 많아”
환자단체 “환자와 국민 불안 해소, 의사 신뢰와 권위 회복”

대한병원협회와 대한의사협회가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득보다 실이 많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면, 환자단체를 비롯한 찬성 측에서는 오히려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할 경우 환자와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 무너진 의사의 신뢰 및 권위를 회복할 수 있다며 도입 필요성을 주장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소위원장 강기윤)는 5월 26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수술실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 관련 총 3건의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공청회에서 의료계는 CCTV 설치로 인한 소극적인 방어 진료와 민감한 신체 노출로 인한 환자 프라이버시 등을 이유로 CCTV 설치가 득보다 실이 많다는 점을 피력했다.

오주형 대한병원협회 회원협력위원장<사진>은 “법안 취지는 환자입장에서 충분히 공감되지만 이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것으로 이를 의무화하는 것은 너무 과도하고 그 파급효과와 부작용을 고려해 볼 때 득보다 실이 더욱 많다”고 밝혔다.

이어 오 위원장은 “전세계에서 CCTV를 가장 많이 설치한 국가가 중국이고 도시별로 봐도 상위 20개 도시 중 18개가 중국에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치안과 안전, 국민에 대한 보호가 우리보다 더 우수하다고 볼 수 있냐”며 “의료인으로서 자괴감이 든다. 다른 대안없이 수술실 CCTV 설치로 불법 의료를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은 문제다”고 꼬집었다.

또, 극소수 의료인에 의해 일어난 문제를 확대해석하는 것은 일반화의 오류다며 이런 감시체계가 환자들에게 과연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경계했다.

오 위원장은 “발전적 방안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다른 대안에 대한 협의 없이 CCTV 설치만 강조해선 안된다”며 “파렴치범을 감시하는 전자팔찌를 병원에 채우는게 아니라 환자와 의료인을 위한 방향에서 CCTV 설치도 논의돼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특히, 수술 전체 과정에 대해 일거수일투족을 CCTV로 감시당하면 심리적 위축으로 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수술을 피하고 다른 방식의 방어 진료를 하게 될 것이라면서 기피 과목인 외과, 흉부외과, 신경외과, 산부인과 등 필수 과목의 전공의 지원율을 더욱 하락시켜 장기적 관점에서도 매우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개인정보 유출과 CCTV 설치로 인한 사회적 비용부담도 문제로 꼽았다.

오 위원장은 “만일 촬영자료가 목적 외로 활용되거나 해킹·유출되는 경우에 그 어떠한 개인정보 유출보다 개인적, 사회적 고통과 파장이 클 것이며 의료인의 인격권이나 직업수행의 자유에 대한 제약은 물론, 정보주체인 의료인이 촬영에 대한 거부권이 없는 점도 문제”라고 했다.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수술실, 기타 시술실 등 40~50개 이상의 공간에 여러 대의 카메라와 부수적인 설치비용, 그리고 영상자료의 저장·보관 문제, 외부유출방지를 위한 보안시스템 구축 문제·열람이나 복사 시 편집을 위한 인력 채용 등 막대한 유지비용도 발생하는 만큼 전국 모든 병원급 의료기관에 설치할 경우 설치비용만으로도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오 위원장은 “예를 들어 우리병원(경희대병원)만 하더라도 코로나 역학조사에 대비해 직원 식당 안에 동선 확인만 목적으로 하는데도 CCTV를 21대나 설치해야 했다”며 “대학병원에 과연 몇 대를 설치해야 할까? 단순히 1대 설치로 목적을 이룬다는 것은 현장을 모르는 이야기”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환자의 안전과 함께 의료인의 인권도 같이 배려하는 방향으로 현행법상 수술실 출입자의 입·퇴실 정보 작성 제도를 보완·발전시키거나, 수술실 출입구에 CCTV를 설치해 필요한 경우 부적절한 인원의 출입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립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종민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도 수술실 CCTV 설치에 반대한다면서 무엇보다 CCTV 설치로 얻을 수 있는 득이 많다는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보험이사는 “OECD 국가 중에서도 수술실 의료사고가 있었고 논란이 있었지만 유럽에선 논의 자체가 없고, 미국의 경우 2개 주에서 법안이 발의됐지만 결국 무산됐다”며 “선진국에서 왜 의무화하지 않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 보험이사는 “대부분 알려진 대리수술 사건도 수술실 내부 직원에 의한 공익제보인 만큼 불법적 의료행위에 대한 내부감시체계가 이미 작동하고 상당히 유효한 결과를 낳고 있다”며 “CCTV보다 살아 움직이는 동료들의 시선이 가장 안전하다”고 밝혔다.

또, 신체 노출에 대한 인권침해를 가장 우려했다. 민감한 자료가 한 건이라도 노출돼 해외 서버로 퍼지면 삭제조차 불가능하고 청와대, 국방부도 해킹되는 이 시대에 방어벽을 뚫는 건 불가능한 일 아니라는 것.

김 보험이사는 “CCTV 설치로 인한 공익보다 포기해야 하는 인권문제가 크기 때문에 의협은 반대하는 것”이라며 “의협은 대리·유령 수술 근절을 위해 윤리 교육, 자율징계권 확보, 수술실 출입관리규정 보완 등으로 근시간 내에 해결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같은 의료계의 주장에 대해 환자단체 등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환자의 민감한 신체 부위 촬영 영상이 해킹·유출로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를 받을 것이라는 주장은 의료현장에서 의료기관 내 CCTV 영상이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지 반증하는 것”이라며 “환자의 민감한 신체 부위 노출은 정도에 있어서 차이가 있을 뿐 응급실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하고 있고 유출 우려는 응급실에서도 동일하다. CCTV 의무 설치 및 촬영이 응급실에서는 허용되지만 수술실에는 안 된다는 논리는 모순이다”고 반박했다.

이어서 그는 “수술실에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촬영하는 이유는 수술실 내 모든 범죄행위와 인권침해를 100% 예방하거나 사후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술실 내 환자의 안전과 인권을 지키는 최소한의 조치”라며 “응급실에서는 되고 수술실은 안된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 수술실에 대한 환자와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추락한 의사면허에 대한 신뢰와 권위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수술실 CCTV 설치법은 신속히 국회에서 통과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나금 환자권익연구소 소장은 “오늘날 국민들이 강력하게 수술실 CCTV 설치를 요구하는 이유는 과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에게 주어진 공동체 신뢰를 스스로 훼손한 의료범죄자를 방치했기 때문이다”고 의료계를 비난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단계적으로 의료기관에 CCTV 설치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복지부에 “수술실 CCTV 설치를 공공병원만하고 설치비용은 국가가 지원하기로 하고 민간기관에 대해서는 자율적으로 하는 대신 비용은 알아서 하라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보건복지부 이창준 보건의료정책관은 “지방의료원, 상급종합병원 등에 의견수렴을 했다. 경기도의료원조차도 설치가 어렵다고 반대의견을 냈다”면서 “복지부의 기본입장은 수술실 모든 입구에 의무적으로 설치하거나 내부 설치는 선택하도록 하고 비용을 지원할 경우 설치하겠다는 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환자, 보호자가 CCTV가 설치되고 촬영하는 의료기관에서 수술, 진료를 받고 싶은 경우 선택하도록 하는 것으로 하여 단계적으로 설치, 촬영 확대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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