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히노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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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히노키오
  • 윤종원
  • 승인 2006.05.1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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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맺어준 우정, 히노키오

어린이영화에 대한 어른들의 편견 중 하나는 유치하다는 것.

그런데 유치하다는 것을 뒤집어 생각하면 순수하다는 뜻도 된다. 순수함에 감동까지 더해진 어린이영화가 있다면 어른이 보기에도 무리가 없을 듯.

가정의 달인 5월에 단순히 정의를 부르짖는 어린이영화도 좋겠지만 인간과의 소통의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룬, 다소 철학적인 영화를 아이들과 함께 보고 감상을 나누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일본 영화 "히노키오(hinokio)"는 이런 측면에서 권할 만한 영화다. 올해 초 열린 일본 블루리본영화제 신인상 수상작으로 지난해 한일청소년영화제 개막작으로 국내에 선보였던 작품.

원격조종 로봇을 통한 대리등교를 허용하는 법안이 통과된 후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충격으로 휠체어 생활을 하고 있는 사토루(혼고 가나타)는 로봇 "H-603"을 대신 학교에 보낸다.

아이들은 무게를 줄이려고 노송(히노키)나무를 사용한 로봇 "H-603"에게 "히노키오"라는 별명을 붙여준다. 아이들의 관심은 온통 히노키오에게 쏠리지만 히노키오는 타인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방에 틀어박혀 히노키오를 원격 조종하는 사토루는 연옥(煉獄)이라는 컴퓨터 게임에만 열중할 뿐 세상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히노키오가 관심을 보이지 않자 화가 난 골목대장 준(다베 미카코)과 조이치, 겐타 등 삼총사는 히노키오를 괴롭힐 궁리를 하던 중 자신들을 못살게 구는 상급생을 가볍게 물리치는 히노키오를 보고 친구가 된다.

영화는 사토루와 준이 히노키오를 통해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 무게를 뒀다. 아버지를 일찍 여읜 준은 어머니를 잃은 충격에 은둔생활을 자처한 사토루에게 동병상련의 감정을 느끼며 그를 바깥세계로 이끌려고 노력한다.

사토루를 위해 히노키오와 캠핑을 준비하고 사토루가 좋아하는 여학생과 히노키오의 만남을 주선하는 등 준은 헌신적인 우정을 보여준다.

준의 우정에도 히노키오와 감각이 연결된 사토루는 히노키오를 통해 자살을 시도하고, 사토루를 살리기 위해 준은 목숨을 걸고 공장 굴뚝에 올라간다.

컴퓨터 게임 "연옥"이 현실과 연결돼 있다는 터무니없는 말을 믿은 준은 현실 속 연옥의 탑이라는 공장 굴뚝에서 소원을 빌면 사토루를 살릴 수 있다고 믿고 이같은 일을 감행한 것.

준이 목숨을 걸고 공장 굴뚝에 올라가는 모습은 눈물을 자아낼 만큼 감동적이다.

25일 개봉. 전체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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