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공필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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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공필두
  • 윤종원
  • 승인 2006.05.0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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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열연 무색한, 공필두

영화를 보는 내내 배우들의 열연에 당혹스러웠다. 도대체 무슨 내용을 전하기 위해 이처럼 몸을 내던지는 연기를 해야 했는지 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기력 탄탄한 조연 배우로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했던 이문식이 작년 "마파도"의 예상치 못한 흥행에 힘입어 첫 단독 주연을 맡은 "공필두"(감독 공정식, 제작 키다리필름)는 코미디 장르에 액션을 조합했음 직한 영화. 그러나 통쾌한 웃음을 기대하는 건 무리였던 것 같다.

제작사는 "빠떼루 기술 하나로 경찰이 된 공필두가 비리 형사로 몰린 후 딴지거는 인간들과 벌이는 3일간의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라고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공필두에게 "딴지 거는 인간"들이 왜 딴죽을 걸어야 하는지, 왜 공필두는 아무런 항변을 하지 못한 채 여러 인간들에게 쫓겨야 하는지 도통 알 수 없다.

또한 공필두를 둘러싼 주요 인물들이 왜 공필두 주변에 머물게 됐는지에 대한 설득력이 전해지지 않은 채 열심히 쫓고 쫓기는 광경을 연출한다.

세계 레슬링대회에서 금메달보다 값진 동메달을 딴 공필두(이문식)는 경찰로 특채된다. 역시 경찰이었던 아버지(변희봉)는 나이 마흔이 다 돼가는 아들의 결혼이 걱정돼 생명이 위태로운 병에 걸렸다며 병원에 거짓 입원한다.

아버지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사채를 쓰려다 조직폭력배 2인자인 허태곤(김수로)의 제안을 받아들인 공필두는 오히려 덫에 걸리고 만다. 밀수된 금괴를 공필두가 혼자서 조폭들과 맞서는 사이 빼돌린 것.

여기서부터 전혀 연관성 없는 세력들의 공필두 추격이 시작된다. 검사(유태웅)는 공필두가 조폭 세력과 연계됐다고 믿고 그를 풀어줘 주범을 잡으려 한다. 공필두는 태곤의 여자친구 민주(김유미)가 분명히 태곤의 행방을 알고 있다고 믿으며 민주를 찾으러 헤맨다. 태곤의 차를 훔쳐 달아난 민주는 느닷없이 차에 뛰어든 홈쇼핑 속옷 모델 용배(이광호)와 술에 취해 모텔에 묵는데 쫓아온 태곤을 우연히 칼로 찌르고 만다.

공필두와 함께 민주를 찾으러 태곤의 조직 보스 만수(박정학)를 비롯한 일당이 쫓아오고, 사채를 쓴 용배를 찾기 위해 또다른 조폭 천수(김뢰하)가 쫓아온다.

또한 느닷없이 경찰이 되고 싶은 중국집 배달부(최여진)가 등장해 공필두와 오토바이 추격신을 함께 한다.

김수로를 비롯해 변희봉, 김수미 등 최근 영화계에서 상한가를 기록 중인 배우들의 참여가 무색해진다.

하고 싶은 말이 많고 보여주고 싶은 장면이 많다 하더라도, 전하는 과정이 말은 돼야 한다. 엉성한 내용은 배우들의 몸을 던진 열연으로도 메울 수 없다.

11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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