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널토론]‘코로나 시대, 인적자원 관리와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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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토론]‘코로나 시대, 인적자원 관리와 리더십’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1.04.0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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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장 : 이상규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부원장

토론자 : 김성우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장

김상일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장

기평석 대한요양병원협회 회장

장보경 명지병원 행정부원장

조문숙 병원간호사회 회장

 

좌장 : 지난 1년간 병원 안팎에서 많은 경험을 하셨을 것 같다. 자신의 경험과 코로나19 대처 과정에서 특별했던 점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겠다.

김성우 : 공단 일산병원은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장기전을 준비하면서 선별진료소, 드라이브스루, 워킹스루 등 여러 가지 일들을 시행했던 기억이 있다. 대구지역 파견과 생활치료센터도 운영해 봤다. 중환자전담병원으로서 코로나 중환자를 전원 받아서 치료했지만 3차 유행이 오면서 더 이상 옮길 곳이 없어지자 거점전담병원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중증도의 환자를 봐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국가적인 재난이라 판단해서 거점전담병원 지원을 했다. 1주일만에 병원 전층을 다 비우고 코로나19 중환자를 받았다. 병원 전체를 비웠더라면 더 편할 수 있었는데 일반환자들을 외면할 수 없는 여건이라 층을 나눠 비코로나 환자를 같이 봤다. 시설, 장비, 공조 등은 인력 운영에 비하면 큰 문제가 아니었다. 가장 어려웠던 게 인력 문제였다.

병원을 운영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갈등이 거점병원을 운영하면서 더 증폭해 나타났다. 직원들의 불안을 감소시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누구나 처음 겪는 일인 만큼 우선 불안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한 가지 키워드는 소통이다. 할 수 있는 한 모든 소통방법을 동원해 타깃 직종과 보직에 맞추는 게 중요했다. 그리고 투명한 운영이었다. 미리 계획을 세워 신속하게 공지하고, 어떻게 서로 업무시간을 바꿀 수 있는지 미리 여지를 줘야 했다.

김상일 : 동네 어딜 가나 큰 병원이 하나씩 있게 마련이다. 흔히 동네병원이라고도 하고 지역거점병원이라고도 한다. 병원협회에선 중소병원이라 부른다. 이런 규모의 병원들은 팬데믹에 잘 대처하지 못한다. 환자 이탈과 감소가 있었다. 많은 두려움이 있었다. 급격하게 환자가 증가하면서 방호복이 부족하고 현장의 불안감은 커졌다. 우선 텐트를 치고 컨테이너박스를 들여놓고 선별진료를 했지만 효율이 떨어지고 직원의 감염 우려가 커져 워크스루라는 걸 개발하게 됐다. 당시 추운 날씨에 따뜻하고 안전하게 환자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이 큰 도움이 됐고 현장에서의 어려움이 많이 개선됐다.

워크스루라든지 선별진료소에 대해서는 많이 소개했다. 당시 모든 병원에서 진행되던 감염병 비상대책회의 외에 우리 병원은 매일 인사대책회의를 열었다. 중요한 인사문제를 점검하는 회의를 매일 했다. 오늘 이 얘기를 기회가 되면 더 자세히 하고 싶다.

기평석 : 요양병원은 면역력이 떨어지는 어르신들이 입원해 계신다. 의료법상 요양병원은 전염력이 있는 환자를 못 보게 돼 있다. 전염병 환자가 발생하면 얼른 다른 병원으로 보내도록 교육해 왔다. 코로나가 발생하면서 코호트 격리라는 게 생겼다. 이송이 된다 하더라도 밀접접촉자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준비는 안 돼 있었다. 실제로 그같은 우려가 수도권 대량 환자 발생으로 이어졌다. 이런 부분이 요양병원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다. 대량 발생 이후 겨우 전담 요양병원을 만들고 수습이 되기 시작했다. 선제적으로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장보경 : 2015년 메르스를 성공적으로 잘 해결해 나갔다는 자부심이 있었다. 코로나 발생했을 때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메르스 대응했던 인력도 보유하고 있었다. 확진자가 처음 사망했을 때, 아무도 안 모시고 가서 여기저기 연락하느라 힘들었다.

할 일은 많은데 인력은 한정돼 있고 추가인력은 쓸 수 없어 업무 배분을 해야 하는데 소통이 이 과정에서 많이 필요했다. 협업 환경을 만드는 데 신경을 많이 썼다. 코로나19 상담실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감염관리실 인력이 충분하지 않아 폭주하는 문의전화를 감당할 수 없어 지원을 해주자고 했다. 의료진 도움을 받지 않고 검진센터 팀장과 전도사님의 협조를 구해서 자원봉사실을 운영했다. 검진팀의 젊은 간호사들이 도와주면서 시작했다.

감염관리실 다빈도 질문을 받아서 답변을 시작했다. 검사 결과를 많이 궁금해 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굉장히 다양한 국가에서 문의전화가 왔다. 상담을 계기로 진료까지 연결된 케이스도 많다. 원양어선에서 손을 다쳤는데 현지인 우루과이의 병원을 믿을 수 없는데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문의가 와서 현지에서 수술을 하라고 했는데 결국 저희 병원까지 와서 수술을 받은 적도 있다. 총 상담건수는 1만7천건 정도 된다. 추가 인력 없이 성공적으로 운영됐다.

조문숙 :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저희 병원(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간호인력이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확진환자를 보게 되면서 감염격리병동 환자들을 호흡기 병동으로 이동시켰다. 인력이 부족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을 폐쇄하고 그 인력들이 환자를 보기도 했다. 무엇보다 간호사 근무표 편성에 어려움이 많았다. 적어도 1개월 전에는 미리 근무표가 나와야 하는데, 심지어 2~3일 전에 근무편성이 바뀌는 경우도 있었다.

좌장 : 평소보다 많은 일을 해야 하면서 직원들이 가진 피로감, 그리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편성, 보상 등이 공통적으로 나타났으리라 여겨진다.

김성우 :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다음달에는 어떻게 될지, 백신접종이 잘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피로감이 쉽사리 없어지긴 힘든다. 본질적인 업은 환자를 잘 진료하는 것이다. 이런 위기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것인지 잘 판단해야 할 시기다. 취약한 점은 병상가동률이 항상 높고 인력은 여유가 없다. 그게 가장 문제다. 중환자실은 원래도 전쟁터인데 지금은 더하다. 간호사들은 원래도 사직률이 높고 신규 비중이 높았다. 이런 점이 우리나라 병원들이 가진 취약점이었다. 공공기관은 민간에 비해 인력구조나 채용 시스템이 굉장히 취약하다. 이같은 리스크를 받아들이고 해결해 나가는 게 어렵다. 브레인스토밍을 하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데 협력하면서 운영 중이다. 직무배치 같은 경우도 실제로 일하는 직원들의 얘기를 많이 들어보면 어려운 환경에서도 약간은 방법이 나온다. 레벨D나 방호복을 입고 일할 때 1시간 일하면 1시간 쉬고, 스테이션 업무는 전담을 한다든지 하는 팁이 쏟아져 나왔다.

간호사 로딩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다. 꼭 간호사가 하지 않아도 될 업무를 다른 부서 직원의 자원을 받아 운영했다. 예를 들어 물리치료사가 방호복을 입고 환자 체위변경이나 식사 지원 등의 업무를 보조했다.

모든 위기는 기회다. 평상시에는 병원의 존재 이유와 미션을 떠올리지 않고도 매일매일 잘 지냈는데, 병원에 큰 위기가 왔을 때 직원들의 아이디어 공유가 가능했던 점은 큰 장점이다.

김상일 : 출입관리에 투입되는 인력,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 순환 투입 등 직원들의 피로가 개인과 조직 차원에서 심해졌다. 대부분 병원이 대동소이했을 것이다. 확진은 아니지만 발열로 출근하지 못하는 경우 급작스럽게 업무 공백을 메꿔야 하는 상황 등도 지금 생각해보면 어려웠던 순간들이다. 공정한 보상을 위한 결정을 책상에서만 하는 것은 위험하다. 현장의 상황을 잘 파악하기 위해 양방향 소통을 하고 그런 의사결정을 거의 매일 끊임 없이 했다. HR 이그제큐티브 회의를 매일 했다. 간호부에서 의견을 많이 냈다.

감염관리 관련 회의는 갈수록 짧아졌지만 HR 이그제큐티브 회의는 점점 길어졌다. 요즘도 매일 하루 30분 이상 회의를 한다. 보상과 복지 등에 대해 확인하고 추가 인력 필요 여부, 업무분장 등 감염관리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기평석 : 요양병원 간병인 대부분이 중국교포다. 이런 분들이 감염의 원인이 된다. 의료진이 감염되면 코로나가 1주일이면 끝난다. 간병사가 감염되면 굉장히 오래간다. 요양병원 코로나의 가장 큰 원인이 간병제도 때문이라 볼 수 있다. 감염에 대해 병상 거리를 띄웠지만 간병사가 숙식을 하면 거리를 둔 의미가 없다. 간호사와 달리 간병사가 확진이 되면 간병사가 빠지고 대체가 안 된다. 그러면 간호사가 그 업무를 다 수행해야 한다. 로딩이 2배 정도가 아니라 3~4배가 된다. 그러면 간호사들이 다 병원을 그만두고 나간다. 일부 병원은 간호사의 2/3가 그만 둔 경우도 있었다. 조직이 완전히 와해된다. 요양병원이 이런 문제로 문 닫는 경우도 있었다.

병원 입장에서는 간병사들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보상을 해줘야 한다. 보호자가 할 수 없으니 병원이 보상을 해줘야 하는 입장이 된다. 병원은 간호사뿐만 아니라 간병사까지 보상해야 하는 상황이라 재정적인 어려움에 놓인 병원이 많았다. 코로나 발생한 병원과 발생하지 않은 병원의 상황은 극과 극이었다.

장보경 : 코로나사태 터지자 마자 2020년 2월 6~12일 인식도 조사를 했다. 2차 지역감염 막 시작되던 2월 말에서 3월 초에 조사했다. 결과는 심각했다. 68%가 감염 위험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했다. 4월부터 레질리언스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맛있는 밥과 현금 보상을 했다. 코로나 병동 아닌 곳에서는 왜 저기만 챙기냐고 불평이었다. 그러나 고생한다는 건 모든 직원들이 다 안다. 그래서 보상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시도를 했다. 모든 시도가 다 효과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점점 발전했다. 시설도 완벽하고, 훈련된 인력도 있었지만 장기화되고 중환자가 많아 이들을 돌볼 수 있는 인력이 병원에 많지는 않다. 중환자실과 코로나 환자 돌보는 인력이 뒤섞였다. 현장의 피로도를 급속히 확대하게 된 것 같다. 잦은 부서이동이 직원들을 힘들게 한다는 얘기가 있었다.

지속적인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건 동의한다. 필요하다. 병원보다는 국가에서 해준다면 더 좋을 것이다.

조문숙 : 직무배치에 있어서 중증환자가 많이 늘어나면서 일반환자의 4배 인력이 필요하게 됐다. 우리나라 병원에는 중증환자를 볼 수 있는 경험을 가진 간호사가 제한돼 있다. 중환자실에 일반 환자들 돌보는 간호사들이 투입되고 신규간호사들을 데리고 그 일을 해야 하므로 다 힘들었다.

중수본에서 2020년 7월 중증환자 전담 간호인력 육성을 했다. 초기엔 적응에 어려움이 많았다. 지난해 말 코로나 중증환자가 늘어나면서 정부에서 코로나 중증환자 전담병동을 만들라는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수월해졌다. 평소에도 중증환자를 돌보기 위한 인력을 병원들이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질 평가나 정부차원의 지원을 통해 평상시에 중증환자 돌볼 인력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보상은 수당의 내용과 지급기간이 달라 간호사들 내부에서 공정의 문제가 제기됐다. 야간관리료도 코로나 환자는 3배 더 줬다. 간호사에게 제대로 전달될지 여부도 얘기가 됐다. 병원간호사회와 간협은 간호사 인력의 양적인 부족으로 상반기 4천명, 하반기 8천명 파견간호사를 모집했다. 일당 30만원을 받고 파견했다. 같은 코로나 환자 보는데 파견간호사는 일당 30만원, 지방의료원에 있는 기존 간호사는 훨씬 적은 월급을 받고 일한다며 상대적 박탈감 호소했다. 심지어 정규직 사직서를 내고 파견간호사에 지원하는 사례도 있었다. 보상도 공정하고 형평성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

좌장 : 하는 일은 같은데 보상이 다른 건 문제라 생각한다. 다음에 이런 사태가 왔을 때 더 잘 대비하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김성우 : 몇 년 주기로 다양한 감염병 위기를 겪고 있다. 포스트코로나에 대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감염병 위기는 몇 년 후에 다시 올 수 있다고 본다. 지속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감염병 외에 의료기관이 겪어야 할 리스크는 다양할 것이다. 의료기관은 다른 일반적인 회사에 비해 인적자원 의존도가 높고 전문가 양성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며,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업무가 대부분이다. 회복탄력성을 올리거나 미래 사회 대비에 제약이 많은 조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선할 게 무엇인가? 팀워크가 수평적이어야 하고,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 또 디지털화가 진행됐을 때 기술적인 부분과 사람이 어떻게 협업체계를 잘 구축하느냐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며 MZ세대의 트렌드를 잘 반영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등 사전에 대비를 잘 해야 어떤 재난에도 슬기롭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의 정체를 이제는 잘 알게 됐다. 질환 자체는 호흡기 감염성 질환이다. 호흡기에 문제가 생겨서 폐렴이 됐다가 점점 나빠져 중증질환으로 가는 질환이다. 호흡기 중환자 케어가 잘 되면 된다. 예방이라든지. 각 병원에 구비돼 있던 호흡기질환 중환자 케어가 양적으로 모자랐던 게 사실이다. 미래에 양을 어떻게 조절할 것인가, 평상시 훈련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감염병에서 간호 중증도에 대한 얘기를 해야 할 것이다. 질병의 중증도와 간호 중증도에 맞게 준비를 해야 한다.

김상일 : 오늘 이 자리에서는 중소병원의 어려움을 많이 설명하고 싶다. 국가지원에 매우 목말라하지만 각자도생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위기에서 조직이 회복탄력성에 대한 고민을 하기에도 버거운 상황이었다.

직원 탈의, 휴게공간, 복지정책 등을 점검해야 할 기본기도 필요하다. 안타깝게도 많은 중소병원들이 경영악화로 이를 점검하지 못하는 곳이 많다. 직원과의 소통에 대해서도 많은 원장님들이 고민하고 있다. 회의나 교육, 회식 등의 소통은 한계가 분명하다는 게 자명해진 것 같다.

카카오톡 기반으로 환자와, 또 직원과의 소통을 위한 별도의 채널을 만들었다. ‘피플 인사이드’라는 채널이다. 감염병 사태 이후 대면해서 소통하기 힘든 간극을 메꿔가고 있다. 직원 만족도도 올라갔다. 피플 인사이드는 위기 상황에서 회복탄력성과 관련해 중소병원들이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충분히 시도해 볼만하다. 직원 교육 관련해서도 직무와 무관한 관심사까지 콘텐츠를 마련해 제공해 효과를 보고 있다.

기평석 : 코로나는 요양병원에 상당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요양병원이 감염병에 대해 완전히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걸 깨닫게 했다. 4년 후면 우리나라는 노인인구가 1천만명을 넘는 초고령화 사회가 된다. 코로나에서도 돌아가시는 분 대부분이 노인이다. 노인들은 코로나 발생 이후 사회생활이 안 되는 고립된 생활을 하고 있다. 이를 노인병원 종사자들이 다 감당해야 할 것인지 전향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

간병을 나라에서 다 해주는 것도 좋지만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서둘러서 확보해야 한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느낀 생각이다. 또 요양병원이 감염관리를 감당할 수 있는 체계도 필요하다. 감염관리료 등도 필요하다. 교육과 물리적인 준비가 가능한 자원들을 요양병원에 줘서 잘 감당할 수 있게 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감염병이 문제가 아니라 ‘노인감염병’이 문제라는 걸 코로나가 분명히 보여줬다. 요양병원이 지금보다 훨씬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변화가 꼭 필요하다.

장보경 : 꼭 간호사가 하지 않아도 될 업무에 인력들을 어떻게 육성해서 투입할 것인지가 고민이고, 다른 행정부서 직원들도 굉장히 고생한다는 걸 알아주셔야 한다. 초기 출입자 통제가 어려웠다. 이 분들의 회복탄력성을 키워주는 문제에 대해 평상시에 고민해야 한다. 저희는 전담부서가 있어서 계획대로 시행 중이다. 직원들은 자신들의 어려움을 공감해주는 데 대해 굉장히 감동한다.

조문숙 : 우리나라가 코로나 방역에 성공했다면 그 선봉에는 지방의료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방의료원의 고생이 많았다. 그러나 손실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방의료원 간호사들이 임금체불을 우려하면서 업무를 본다는 얘기도 들었다. 시설과 장비는 지원하지만 임금은 보상을 안 해주니 의료원 근무 간호사들이 그만두는 사례가 많다. 그만 둔 간호사들이 119 대원으로 가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119 대원은 공무원이니까. 지방의료원의 대우는 비공무원, 규제는 공무원 수준이라는 얘기도 있다.

감염병사태는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다. 민간병원도 역할을 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공공병원과 국립대병원이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이다. 의료원에서 국립대병원으로 중환자를 전원할 수 있는 소통 채널이 없었다. 시스템이 하나로 묶여서 컨트롤타워가 운영돼야 효율적일 것이다. 시설과 장비는 좋지만 간호인력이 없어서 문을 못 열거나 그나마 적은 인력으로 무리하게 운영하다가 결국 문을 닫은 경우도 있었다. 이런 부분 잘 감안해야 한다.

김성우 : 오늘 토론에서 나왔던 얘기들이 다 반영된 장기적인 정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지난해 공공의료기관들이 가장 고생을 많이 했다. 최전선에서 고생을 해주셔서 후방에 있는 병원들이 무너지지 않고 제 역할을 할 수 있었다. 그마저도 충분치 않아 지금은 저희가 그 역할을 맡고 있지만 항상 감사드린다. 국민들이 저희를 도와주시길 기대한다.

김상일 : 코로나 사태로 공공의료가 어떤 것인지 분명해졌다. 공공의료는 공공의료원에서만 수행되는 게 아니라 민간병원이라 분류되는 많은 병원이 그 역할을 같이 해줘야 한다는 게 입증됐다고 본다. 공공병원을 지어야 공공의료가 확충된다고 생각하지만 그 생각이 잘못 됐다는 게 이번 기회에 확인됐다. 국가감염병 컨트롤타워가 좀 더 전문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기평석 : 군대에 정규군만 있어야 하느냐? 이스라엘처럼 예비군으로 운영되는 국가도 있다. 어떤 사태가 터지면 예비군들이 현장에 투입된다. 정규군만 생각하지 말고 예비군을 잘 길러 사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게 하는 게 더 중요하다. 우리나라 군대도 입대자원이 부족해지면 그 체제로 갈 것이라 예상된다. 세상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일본은 정년을 70세로 늘렸다. 고령화라는 세상의 변화에 어떤 고민이 필요할지 계속 생각하고, 코로나는 전향적으로, 그리고 발전적으로 대응하길 기대한다.

장보경 : 민간이지만 선도적으로 역할을 한 의료기관에 대한 보상이 적절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소급 적용이 필요하다고 본다. 공정하게, 고생한 사람이 인정받는 제도가 만들어지길 바란다. 인력지침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 대국민 인식개선 노력도 정부가 병행해 달라. 면회제한 과정에서 많은 의료진이 지치고 있다. 환자와 대상자들을 위한 제도라는 걸 잘 홍보해 주길 바란다.

조문숙 :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보상이 꼭 필요하다. 의료기관들이 법정 간호인력을 준수할 수 있도록 해달라. 정원만 준수해도 이렇게 인력난으로 고생하진 않았을 것이다. 종합병원은 70~80%가 준수, 병원은 30%만 준수하고 있다고 한다. 법정간호인력 평상시에 준수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 정부 방침이 병원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행정명령만 남발하면 병원 직원들이 힘든다. 지속적인 정보제공과 소통 아래 정부 방침이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

좌장 : 오늘 토론이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한 단계 더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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