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담병원, 간병인 부족에 부담 가중
상태바
코로나19 전담병원, 간병인 부족에 부담 가중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1.01.25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루 최대 27만원 중수본 모집 파견 간병인 17명에 그쳐
조명희 의원 “정부와 각 지자체가 간병비 등 조정해 대책 마련해야”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가 한 달 가까이 모집한 간병인이 17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국민의힘 조명희 의원(보건복지위·사진)이 1월 23일 공개한 ‘코로나19 환자 등 요양 지원을 위한 간병인 모집 현황’ 자료를 통해 드러났다.

중수본은 지난해 12월 23일부터 파견 간병인을 모집하고 있다. 정부는 위험수당을 포함해 하루 11~16만원을 지원하고 숙식비는 지역마다 차등 적용하는 조건이다. 서울은 하루 11만원. 부산 및 대구 등 광역시는 10만원, 시·도는 9만원이다. 이에 따라 하루 최대 27만원을 받을 수 있어 일반 간병인 일당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수본이 모집한 간병인은 17명으로 30대와 50대 간병인이 각 5명, 20대 4명, 40대 3명이다. 성병로는 여성 10명, 남성이 7명이다.

중수본 파견 간병인은 레벨D 수준의 보호복을 입고 일을 하게 돼 파견종료 후 이어지는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이 필요하지 않다. 본인이 2주 이내의 자가격리를 희망할 경우 하루 6만원의 기본 근무수당도 지급돼 100만원 이상을 또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이유로 지원자는 20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게 문제다.

전국요양보호사협회 관계자는 “요양보호사의 기본 연령대가 고위험군에 속한 60대 이상이 많고 자녀, 손주·손녀 등을 고려해 감염에 대해 염려하고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간병인 부족이 코로나 환자를 전담하는 병원의 부담으로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전국 상당수의 병원이 코로나19 환자를 간병할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지만 위험수당·숙박비 등을 포함해 하루 30만원 가까운 보상을 내걸어도 구하기 어렵다.

코로나19 감염과 함께 요양보호사의 절반가량이 코로나19 고위험군인 60대 이상으로 과로나 감염 위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환자 50여명이 입원해 있는 중부권 소재 A병원의 환자 대부분은 간병인이 필요한 상태지만 간병을 담당하는 요양보호사 7명이 간병을 전담하고 있다.

이들 7명이 오전·오후·야간 3교대로 간병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요양보호사는 간호사 한명, 간호조무사 2명과 한 팀을 이루는 데, 한 팀당 수십명의 환자를 맡고 있다. 요양보호사는 환자 옆에 서서 식사를 챙기고 대·소변을 살피고 병동관리·환경정리도 그의 몫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코로나19 전담 요양병원까지 지원해줄 여력이 없다.

조명희 의원이 중수본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현재 서울 2곳, 인천 2곳, 부산·울산 각 1곳씩 전담 요양병원이 운영될 예정이다. 정부는 요양병원·요양원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하면, 이곳으로 전원시켜 치료할 계획이다. 하지만 간병인을 어느 정도 지원해줄 수 있을지는 현재로써는 불분명하다.

이에 의료기관들은 개별 전담병원별로 병원장 등의 인맥을 총 동원해 간병인을 알음알음 알아보고 있는 형편이다.

평택의 한 코로나19 전담병원은 주변 교회를 통해 20여명의 간병인을 구했다. 이렇게라도 구하지 않으면 지금도 한계에 다다른 간호사가 치료와 병간호까지 1인 2역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수본 관계자는 “요양보호사의 경우 지역 인맥이 두텁게 형성돼 중앙정부 단위에서 모집하기가 쉽지 않다”며 “기존 간병인과 파견 인력 간 형평성 문제로 수당 등을 더 높이기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조 의원은 “간병인력 부족은 의료현장의 부담 가중으로 이어지고 요양병원들이 방역 사각지대로 내몰려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며 “중앙부처의 모집에 한계가 있다면, 각 지자체와 함께 병상 분포, 지원인력 현황, 간병비 등을 조정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