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획] 나는 코로나19 전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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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획] 나는 코로나19 전사다
  • 병원신문
  • 승인 2021.01.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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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렛국제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김희준

너무 추워서 발가락이 얼어붙을 것 같은 겨울, 나는 여전히 ‘코로나 방’안에서 근무하고 있다.

‘코로나 방’은 코로나19 검체 채취를 위한 방이다. 나사렛국제병원의 선별진료소는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병원 외부에 있고 방호복을 입어야 하기 때문에 패딩도 입을 수 없이 추운 곳에서 몇 시간이나 근무를 해야 한다.

간혹 환자분들 중에 패딩을 입고서 “왜 이렇게 오래 대기를 시키냐” 하며 짜증을 내는 분들이 있다. 울음이 나올 것 같아 그런 분들에게 “하루 종일 밖에서 검사하는 글러브 속 얼어붙은 제 손은 안 보이시나요?”라고 묻고 싶다.

직접적으로 환자들의 검체를 채취하다 보면 전날 검사한 환자가 확진자일 때도 있다. 그럴 때면 ‘혹시 나에게 전파되지 않았을까, 내가 걸리면 같이 위험해질 가족은 어떻게 하지?’ 불안함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 면봉을 코와 입 속에 깊숙이 넣는다. 이 과정이 아프고 불편하여 코로나검사를 받기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검사 과정 중 인상을 찌푸린다거나,

욕설을 하고, 심한 경우 배, 팔을 훅 때릴 때도 있었다. 검사 전에 충분히 검사에 대한 설명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일은 종종 일어난다. 당황스럽고 화나지만 환자분들을 또 안정시키고 타일러야 한다는 점이 힘들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틸 수 있는 이유는 ‘수고했다,

감사하다, 힘내라’는 위로의 말씀과 작지만 힘이 나는 선물을 주시는 환자분들 덕분이다. “감사합니다”, “추운 날 고생이 너무 많으십니다” 라는 말과 함께 비타500 음료수를 주신 분 등, 힘들었던 것이 다 잊혀질 만큼 너무 고마웠다.

그 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기분이 좋다.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하겠지만, 하루빨리 종식되어 걱정없는 밤을 지낼 수 있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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