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기획] 나는 코로나19 전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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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기획] 나는 코로나19 전사다
  • 병원신문
  • 승인 2021.01.0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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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천안병원 이유란 간호사

“코로나 환자 본다며? 힘들면 말해도 괜찮아. 너무 위험한 것 같아서...” 밤새 잠 못잔 부모님 전화였다. 두려운 마음으로 마스크·보호구 착용, 감염지침 등을 모두가 배우고 숙지했다.

“집에서 뭐래? 걱정하시지?” “아기는 어떻게 하기로 하셨어요?” 다들 걱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서로를 다독였다. 입원한 환자들의 얼굴엔 두려움이 서려있었다. 환자 가족들의 눈물 어린 전화를 받을 때면 마음이 아팠다.

격리돼 홀로 싸우는 환자에게 매일 어린 아들 사진을 전하며, 힘내라는 말을 전하곤 했다. 환자들은 늘 신세를 잊지 않겠다고 말하며 눈물로 하루하루를 보냈다. 믿고 의지하는 환자분들이다.

우리는 처음이지만 서투르지 않도록 날마다 회의를하고 환자를 체크한다. 퇴원 환자의 침상을 정리하던 중 외국인 환자의 편지 한 장을 보았다. ‘한국 간호사 의사선생님 정말 감사하다’... 서툰 글씨지만 깊은 울림이 전해졌다. 참아보려 했지만, 두터운 보호복 안으로 따스함이 훅 밀려와 눈물이 맺혔다

.내가 두려워하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면 환자들, 그리고 내 곁의 사람들에게 영향이 갈까 내색은 못했다. 두렵고 무서운 하루가 날 짓누른 적이 많았다.

하지만 그때마다 ‘덕분에 감사하다’, ‘수고한다’는 말로 서로를 다독여 주었고 나는 그 말에 놀라울 만큼 큰 힘을 얻었다. 힘든 마음이 따뜻해 졌다.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되고 따뜻한 인상을 남기고 싶어 선택한 간호사. 앞으로도 누군가가 나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망설이지 않고 손을 내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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