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보이지 않는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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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보이지 않는 물결
  • 윤종원
  • 승인 2006.04.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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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의식 고찰한, 보이지 않는 물결

태국 영화 "보이지 않는 물결(Invisible Waves)"은 한국 배우 강혜정이 출연했다는 이유로 우리에게 친숙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지난 2월 열린 제56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면서 더욱 그 실체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태국의 타란티노"로 불리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펜엑 라타나루앙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 연출작으로, 펜엑 감독의 전작 "라스트 라이프 라스트 러브"로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일본 배우 아사노 다다노부가 출연했다는 점도 관객의 흥미를 끌기에 충분하다.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영화의 첫 느낌은 깔끔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점.

마카오의 한 식당에서 부주방장으로 일하는 일본인 교지(아사노 다다노부). 그는 식당주인이기도 한 암흑가 보스의 아내 세이코와 연인 관계다. 그러나 얼마 후 보스에게 이들의 위태로운 연애가 발각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보스는 교지를 용서하며 세이코를 죽일 것을 명령한다. 보스에게 충성심을 보이고자 그는 사랑하는 연인을 잔인하게 살해한다.

이후 교지는 특별휴가 명목으로 태국 푸껫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는 여행 중 만난 신비한 매력의 한국 여인 노이(강혜정)에게 이끌리게 된다.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펜엑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이다. 감독은 줄거리에 대한 디테일한 설명 없이도 이야기를 무리 없이 이끌어간다. 뉴욕의 유명 미술대학 플랫(Pratt) 출신답게 화면이 세련되고 아름답다. 유럽 영화를 보는 착각이 들 정도.

남자 주인공 아사노 다다노부가 맡은 교지 역은 큰 감정 표현이 없는 역할. 그러나 그가 보여주는 배우로서의 존재감과 묘한 매력은 영화 전체를 통해 확인할 수있다.

노이 역의 강혜정은 출연 장면이 많지 않고 큰 의미를 담은 대사도 없어 영화 속에서 그의 연기력이나 매력을 발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영화의 주제는 죄와 죄의식에 대한 고찰이다. 대사나 감정으로 표현되지는 않지만 구토를 하거나 자신을 귀신이라고 표현하는 등 심한 내적 갈등을 겪는 교지의 내면세계와 대면하려면 섬세한 관찰이 필요하다.

5월11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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