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인공관절 수술’, 고령 환자도 안심하고 받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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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인공관절 수술’, 고령 환자도 안심하고 받을 수 있어
  • 병원신문
  • 승인 2020.11.1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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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범위 내에서만 절삭 정상 연부조직 손상 줄여
3D 시뮬레이션 통해 정확도 높여 수혈 최소화
부평힘찬병원 왕배건 원장의 로봇인공관절수술 모습
부평힘찬병원 왕배건 원장의 로봇인공관절수술 모습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퇴행성 관절염 말기 환자가 받는 수술로 손상된 뼈를 깎아내고 인공관절과 인공연골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노화로 인해 나타나는 퇴행성 질환이자,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환자의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인공관절 전치환술을 받은 환자 7만 7,579명 중 70대 이상이 4만 7, 121명으로 전체 환자 중 6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80대 이상도 11.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노년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가 많은데, 아무리 100세 시대라고 해도 고령의 나이에는 수술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관절염 말기에는 수면을 취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통증에 시달려 삶의 질이 저하되고, 움직임에 제약이 생겨 우울증, 근력감소, 체중증가 등의 문제가 나타날 수 있어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는 것이 좋다.

고령 관절염 환자의 수술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의료계에서는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할 때 내과 협진을 통해 만성질환에 대한 걱정을 줄이고, 로봇 인공관절 수술을 도입해 통증과 출혈을 줄이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 통증 줄인 로봇 수술, 고령 환자 빠른 재활 도울 수 있어

노년층 환자는 젊은 환자보다 회복 속도가 더딜 수 밖에 없다. 수술 후 재활을 통해 걷기와 무릎 각도 회복운동 등 재활운동을 꾸준하게 해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근육이 적어 재활에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또한, 수술을 받는 관절염 말기의 경우 운동은 물론 일상생활에 제약을 받아 상대적으로 근육이 저하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

극심한 무릎 통증으로 집안을 움직이는 것도 어려웠던 서 씨(여, 81)는 관절염 말기 진단을 받고 양쪽 무릎에 인공관절 수술을 받았다. 나이가 많아 수술 후 회복이 걱정되었지만, 수술 후 4주째에 보조기 없이도 잘 걸을 정도로 빠른 회복을 보였다. 서 씨는 “가족들이나 동네 이웃들도 수술 후 잘 걷는 것을 보며 신기해한다. 로봇 수술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빨리 걸을 수 있었고, 회복이 더 빠른 것 같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무릎 주변 정상 연부조직의 손상을 줄여 수술 후 환자가 느끼는 통증을 줄여줌으로써 더 수월하게 재활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 회복속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 연부조직은 뼈 외에 주변 근육, 인대, 힘줄 등을 일컫는데, 수술 중 연부조직의 손상이 크지 않더라도 절삭과정에서 나타나는 미세한 손상이 수술 후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마코 로봇은 절삭 과정에서 계획된 수술 범위 밖으로 절삭이 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햅틱(Haptic) 기술로 수술 중 근육과 인대 등 주변 조직의 손상을 줄여줄 수 있다. 쉽게 말해 가상의 절삭 가이드라인으로 의사가 로봇 팔을 잡고 절삭을 진행할 때 가이드라인 밖으로 벗어나면 절삭 도구의 작동이 멈추게 돼 계획된 수술 범위 안에서만 정확한 절삭이 진행될 수 있다. 절삭이 정교하게 이뤄지면 무릎 주변의 조직을 자극해 통증이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고, 환자가 느끼는 통증과 불편함이 더 적어진다.

부평힘찬병원 왕배건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인공관절 수술은 뼈를 최소한으로 정확하게 깎아내고, 주변의 다른 정상 조직의 손상은 최소화하며 보존하는 것이 중요한데, 로봇의 도움을 받으면 계획한 수술 범위만 정확하게 절삭할 수 있다”며 “뼈의 정확한 절삭은 통증을 낮춰 적극적으로 재활운동에 임할 수 있고, 이는 관절기능 회복 속도를 향상시켜 좋은 수술 예후를 보인다”고 말했다.

로봇 수술의 통증 감소는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서도 확인되고 있다. 국제 골관절연구 학술지(Bone & Joint Research)에 2017년 발표된 논문 <로봇 인공관절 수술과 일반 인공관절 수술 비교(Robotic arm-assisted versus conventional unicompartmental knee arthroplasty: Exploratory secondary analysis of 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연구결과에 따르면, 수술 후 8주까지 로봇 수술을 받은 환자 그룹의 평균 통증 지수가 일반 수술을 받은 환자 그룹의 평균 통증 지수보다 약 55.4%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 그래프 참고)

로봇수술 환자 그룹과 일반수술 환자 그룹의 평균 통증지수 비교 그래프
로봇수술 환자 그룹과 일반수술 환자 그룹의 평균 통증지수 비교 그래프

수술 예후에 대해 조사한 다른 연구에서는 로봇 수술 환자의 수술 후 무릎 운동범위가 104.1도로 일반 수술 환자에 비해 10.8도 더 증가했으며, 수술 후 누워서 다리를 들어올리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20시간으로 일반 수술 대비 11시간 빠르고, 퇴원까지 걸린 시간도 28시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 수술 중 출혈 감소로 수혈로 인한 불안감 낮춰

고령의 나이에 수술이 부담스러워지는 요인 중 하나는 수혈이다. 수술 시 출혈이 불가피하지만, 수혈로 인한 감염이나 합병증의 위험도도 높아지며 여러 면역 반응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출혈이 많아 수혈량이 많아지면 회복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로봇 시스템을 활용한 인공관절 수술에서는 출혈량을 감소시켜 수혈을 최소화할 수 있다.

로봇 수술에서 출혈을 줄일 수 있는 이유는 수술의 과정에서 로봇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뼈 손상을 줄였기 때문이다. 보통 인공관절 수술은 수술 시 다리의 축과 정렬을 맞추기 위해 허벅지 뼈에 길게 구멍을 뚫고 수술 장비로 고정하기 때문에 출혈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로봇수술은 이러한 과정이 생략되고 고관절부터 무릎관절, 발목관절까지의 하지 정렬을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확인하기 때문에 출혈을 감소시킬 수 있다. 사전에 수술을 계획하며 준비된 3차원 CT 영상과 수술 중 의사가 환자의 다리를 직접 움직이며 입력된 추가 정보를 바탕으로 3D 시뮬레이션을 통해 다리 축과 정렬을 확인할 수 있다.

다리 축과 인대 균형을 맞추는 3D 시뮬레이션 장면
다리 축과 인대 균형을 맞추는 3D 시뮬레이션 장면

부평힘찬병원 강진우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하지 정렬을 정확하게 교정하는 것은 인공관절의 수명을 좌우하며,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라며 “로봇 프로그램을 통해 수술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출혈을 감소시켜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을 줄일 수 있고, 환자 회복 속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영국 런던대학병원과 런던 프린세스그레이스 병원 공동연구팀은 지난 2018년 영국 정형외과학회지 본앤조인트저널(Bone & Joint Journal)에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에 비해 조기 기능 회복 및 퇴원기간 단축과 관련이 있음(Robotic-arm assisted total knee arthroplasty is associated with improved early functional recovery and reduced time to hospital discharge compared with conventional jig-based total knee arthroplasty)’ 제하의 논문을 통해 로봇 수술이 일반 인공관절 수술보다 수술 중 출혈이 더 낮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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