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환자 치료로 간호사 노동량 2배 이상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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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환자 치료로 간호사 노동량 2배 이상 늘어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0.11.0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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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배치기준 중증 환자의 경우 간호사 대 환자 비율 1:2.5 제안
건강과 대안 이상윤 연구위원, 국회 토론회서 인력 기준 모델 제시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질 높은 간호 제공과 간호사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간호사 배치기준이 국회 토론회서 제안됐다.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이상윤 연구위원은 11월 2일 오후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과 정의당 배진교 의원이 주최한 ‘코로나19 병원 간호노동 실태와 인력기준 모델 제안 토론회’에서 ‘안전하고 질 높은 코로나19 환자 입원 병동 간호사 배치 기준’이라는 발제를 통해 중증 폐렴 양상을 보이는 중증 환자의 경우 간호사 대 환자 비율을 1:2.5로 제안했다.

또한 급성 호흡곤란증후군 양상을 보이는 최중증 환자지만 중환자실 부족으로 일반 병상에 입원한 환자에 대해서는 간호사와 환자 비율을 1:1로, 최중증 환자로서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의 경우는 간호사 대 환자 비율을 1:0.5로 제안했다.

이날 이상윤 연구위원은 “한국 병원의 간호인력 수준은 OECD 국가의 3분의 1수준에 불과하고 OECD 국가 대부분 병원 간호사 1인이 평균 6~8명의 환자들을 간호하는데 반해 한국 병원 간호사들은 평균적으로 15~20명의 환자들을 간호한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일상적인 코로나19 감염 관리 대응과 2차 대유행시 적절한 대처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이 연구위원은 간호사 대 환자 비율은 매 듀티당 해당 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의 실제 근무 인력 기준으로 코로나19 환자의 경우 일반적으로 간호사가 2인 1조, 8시간 근무시간 내에 액팅과 대기를 번갈아 하는 상황을 고려해 중증 환자의 경우 간호사 1인이 환자 5인을, 최중증 환자지만 일반 병동에 입원한 환자의 경우 간호사 1인이 환자 2인을, 중환자실 환자의 경우 간호사 1인이 환자 1인을 bed-side에서 간호하는 안을 제안했다.

이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병동의 거의 모든 일을 간호사가 전담하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이는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것이 드러났다”면서 “병동 지원(운영) 인력(청소, 환자이송, 사망환자 관리, 배식 등)을 필수적으로 배치해 간호사들이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노동량이 증가하지 않도록 하고 감염관리 교육을 반드시 받고 병동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환자의 급격한 증가를 대비해 코로나19 환자 간호 능력과 의지가 있는 간호사들에게 코로나19 환자 간호와 관련된 기본적인 지식과 기술을 교육하고 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때 신규 간호사는 코로나 19 환자 간호에 부적절한 경우가 많으므로 신규 간호사는 제외해야 한다”면서 “중환자실 간호에 숙련된 간호사를 배치하기 위해 비상시 현재 중환자실에서 일하고 있는 간호사 외에 과거 중환자실 경험 간호사 등 숙련된 간호사를 배치할 수 있는 비상계획을 구비해야 하고 코로나19 환자를 간호하는 간호사에 대해서는 정신·심리적 지지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동시에 충분한 경제적, 비경제적 보상이 이루어지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코로나19 환자 간호가 차별적인 조건에서 이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코로나19 병동 간호사들의 정신·심리적 지지 방안과 관련해선 코로나19 환자 병동 근무 최대 근무 기간을 제한하고, 다른 병동으로 전환 시 본인의 선호와 의사를 최우선적으로 반영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배치기준 제안에 보건복지부는 공감은 하면서도 단기적인 해결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승현 보건복지부 간호정책TF 팀장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더 일상화되고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시기에는 간호 인력 기준을 2배 이상 늘려야 한다는 배치기준 개선안에 대해서는 공감한다”면서 “문제는 현재 간호인력 배치기준 가이드라인은 종별로 되어 있지 중증도는 적용되지 않고 있고 종별로 되어 있는 배치기준도 병원마다 다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이 팀장은 “간호사 수가 확충돼야 하고 배치기준을 어떻게 맞혀나갈지에 대해서 복지부도 고민이 많지만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면서 “병원마다 사정이 다 달라서 그 부분을 어떻게 접근해 나갈지도 고민이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배치기준 제안에 대해서는 의견을 받고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겠지만 단기간에 쉽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앞서 이 연구위원은 지난 6월 29일부터 7월 29일까지 약 한달 동안 코로나19 환자 간호 경험이 있는 대구와 서울 지역 간호사들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설문 조사를 시행했면서 그 결과 코로나19 환자 간호는 평소 다른 환자를 간호하는 것에 견줘 2배 이상 힘들다고 응답한 간호사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이는 감염관리를 위해 코로나 19 환자 병동에 간호보조 인력, 환자이송 인력 등의 보조적 인력의 출입을 최소화하고, 환자 보호자는 출입할 수 없게 함에 따라 평소 보호자 및 간호보조 인력이 행하던 업무까지 간호사가 떠맡게 돼 업무 증가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또, 간호간병서비스를 제공하는 병동의 경우 간호조무사 등이 간호사를 보조해 병동 업무를 하게 되고, 다양한 형태의 보조 인력이 함께 일하게 되는데 코로나 19 환자 병동의 경우 병원별로 차이는 있었으나, 이러한 보조 인력 자체가 아예 지원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보조 인력 문제와 별개로 코로나19 환자의 특성상 부가되는 노동량과 노동 강도, 심리적 부하 등도 컸다.

감염관리를 위해 엄격한 방호복과 보호구 착용이 요구되는데, 이를 착용한 상태에서의 육체적 부하가 가장 컸으며 방호복과 보호구를 근무 중에도 몇 번씩 착·탈의해야 하는 상황이 노동량을 증가시켰다고 풀이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기존 지식이 부족하고, 치명적인 감염 환자 간호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루어지는 간호라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입되었다는 심리적 압박감이 정신·심리적 부하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였고 본인 감염에 대한 두려움, 그로 인한 가족 등 타인 감염 전파에 대한 두려움, 감염 위험원으로 보는 타인의 시선 등도 간호사의 정신 심리적 부하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 것.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간호사들이 코로나19 환자를 간호하는 동안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숙소 등에서 지내게 돼 이는 간호사의 고립감과 불안감을 높여 충분한 휴식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을 초래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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