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폐암 환자 수술로 ‘생존율 5배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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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폐암 환자 수술로 ‘생존율 5배 상승’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0.10.30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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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이상 비소세포 폐암 3년 생존율…수술 72%, 방사선 42%
서울아산병원 최창민 교수팀, 80세 이상 8백여 명 치료 결과 분석

80세 이상의 고령 폐암환자도 건강이 괜찮다면 수술을 받는 게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고령에 폐암으로 진단되면 어차피 치료를 받아도 효과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 때문에 치료 자체를 포기하는 환자들이 많다. 그러나 고령이어도 조기에 발견해 수술을 받으면 아무 치료를 받지 않는 것보다 생존율이 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최창민 교수<사진>팀이 2014년부터 3년간 1, 2기 비소세포폐암으로 진단 받은 80세 이상 환자 8백여 명의 치료 결과를 분석한 결과, 수술을 받은 환자들 중 약 72%가 3년 뒤에도 생존했다고 밝혔다.

반면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고 지지 요법을 받은 환자들의 경우는 약 14%만 생존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저질환이 있거나 심폐기능이 떨어져 수술이 어려워 방사선 치료를 받은 1, 2기 환자들의 3년 생존율은 약 42%로, 지지 요법 환자들에 비해 생존율이 3배 높았지만 수술보다는 낮았다.

이번 연구를 통해 조기 폐암으로 진단된 고령 환자도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폐암을 극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창민 교수팀은 대한폐암학회와 중앙암등록본부에서 2017년부터 시행한 폐암병기조사사업 자료를 바탕으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국내 52개 병원에서 비소세포폐암으로 진단된 환자 6,576명의 치료 방법과 결과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80세 이상 고령 환자는 780명으로 이 중에서도 수술로 암 절제가 가능한 1, 2기 환자는 각각 약 21%, 약 9%였으며 수술이 힘든 4기는 약 54%였다.

80세 미만 환자들에 비해 1기로 조기에 발견되는 환자들이 적었으며, 4기에 발견되는 비율은 높았다.

1, 2기로 조기에 발견된 80세 이상 고령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수술을 받은 환자는 약 31.3%로 80세 미만 환자들이 약 84.6%인 것과 비교해 크게 낮았다. 아무 치료도 받지 않은 환자들은 무려 약 30%나 됐다.

수술을 받은 고령 폐암 환자들의 3년 후 생존율은 약 72%,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들은 약 42%, 지지 요법을 받은 환자들은 약 14%였다.

또한 수술이 불가능한 4기로 진단돼 표적항암제로 치료를 받은 고령 환자들이 치료 시작 후 평균 약 9개월 정도 더 생존한 반면 아무 치료도 받지 않은 환자들은 평균 약 2.5개월 정도 생존한 것으로 나타나, 늦게 발견돼도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생존 기간을 최대한 늘릴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최창민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수술을 받은 80세 이상 조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은 연구 기간 내 대부분 생존해 있어 통계적으로 평균 생존 기간을 도출할 수 없었지만, 지지 요법을 받은 환자들은 평균 약 11개월 생존하는 것으로 분석돼 평균 생존 기간에서도 차이가 컸다”면서 “기침, 호흡곤란, 가래와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하고, 고령에 폐암으로 진단되더라도 전신 건강 상태만 괜찮다면 포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암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대한암학회지(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IF=3.761)’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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