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F2020]의료분쟁 예방 및 해결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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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F2020]의료분쟁 예방 및 해결방안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0.10.26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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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리 계명대학교 법학과 교수
이로리 교수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로리 교수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의료사고란 보건의료인의 의료행위로 인해 사람의 생명과 신체 및 재산에 대해 의료의 전 과정에서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의료과실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지만 의료사고가 곧 의료과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의료사고를 접한 환자는 우선 의료인에 대한 불신이 가득하며, 두려움과 짜증, 불안, 분노, 화, 공포 등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거기에다 환자와 의료인은 정보의 비대칭성이라는 특징도 갖고 있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주변에 도와줄 전문가를 필요로 하지만 없으며,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

또 의료분쟁 당사자의 상황에 대한 해석도 차이가 난다. 인간의 정보처리는 △주의(Attention) △터널시야(Tunnel vision)라는 특성을 갖는다. 자신이 바라는 가치나 희망, 바람 외의 다른 정보를 배척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인지적 편향과 왜곡 가능성을 초래하는 △확증 편향 △후견 편향 △사회적 바람직성 △소수의 법칙 등이 의료분쟁 상황을 왜곡해서 받아들이게 하는 요인이다.

의료사고의 의료분쟁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는 △의료사고에 대한 인식의 차이 △상호 불신 및 감정적 대응 △의료사고 책임 소재 △합의금에 대한 생각의 차이 △비전문가인 제3자의 개입 등을 꼽을 수 있다.

의료분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료사고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좁힐 필요가 있다. 의료행위 전과 의료사고 발생 시 충분한 설명을 해야 하고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사고의 내용과 악 결과 발생에 대한 이유, 치료 가능성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또 의료과실에 대한 오해 해소를 우한 중립적이고 공신력 있는 자료를 제공하고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의료분쟁 상담을 안내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상호 불신 및 감정적 대응을 막기 위해서는 의료사고 발생 후 환자 측과 첫 대면 시 위로와 공감, 유감을 표현하고 의료사고의 경위를 가급적이면 해당 의사가 직접 설명하며 투명한 사건 처리 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

반면 기계적인 위로나 사무적인 일 처리, 무대응, 책임회피 또는 책임전가, 변명은 삼가야 한다.

병원의 설명과 답변을 불신하는 경우 그 이유를 경청하고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사건처리 과정에서 환자 측이 존중 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환자 측의 불신이 계속된다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조정신청을 권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불신을 해소하고, 감정적 대화를 완화시키는 의사소통 방법 가운데 우선 관계개선을 위한 방법으로는 △내 안의 부정적(불편한) 감정 통제 △상대방의 이야기를 존중하며 경청 △상대방의 관점을 사실적, 감정적 측면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등이 있다.

또 적극적인 경청 방법으로는 △상대방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개입하지 않고 듣기 △상대방의 하고자 하는 말의 내용과 포함된 핵심적 감정을 파악 △상대방의 이야기에 대한 경청의 표현 또는 표시가 필요하다.

경청의 표현으로는 △경청한 내용에 근거해 상대방이 전달하려고 하는 내용을 요약 △경청한 내용의 요점을 확인하는 질문 △상대방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내용에 대한 추가 질문 △동의 아닌 이해의 표현을 써야 하며 경청의 표시로는 시선 맞춤, 메모, 대화의 맥락에 맞는 표정, 성실한 태도가 뒤따라야 한다.

의료분쟁 예방을 위한 핵심 키워드는 ‘환자’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이 2020년 발간한 ‘의료분쟁 예방 가이드북’에 따르면 첫 번째가 환자의 입장 이해하기다. 이어 환자 중심의 의료커뮤니케이션, 환자의 수용성을 높여주는 설득, 의료행위 단계별 체크리스트를 꼼꼼하게 확인한다면 의료분쟁을 막을 수 있다.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소통 방법은 우선 환자 및 보호자에게 자발적으로 해당 사건을 설명하고, 공감 및 유감을 표명한 뒤 사고의 원인이 의료과실로 밝혀진 경우 사과하며, 의료과실로 인해 환자가 입은 피해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하고 비슷한 유형의 사건 재발방지 약속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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