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국시)정부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나서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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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국시)정부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나서야 할 때”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0.10.1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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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장들,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 만나 도움 요청
국민들에게 거듭 사과·의료공백 제기…의대생 입장 대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주요 병원장들을 만나 의대생 국가고시 응시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주요 병원장들을 만나 의대생 국가고시 응시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연수 서울대학교병원장, 윤동섭 연세대학교의료원장, 김영훈 고려대학교의료원장, 김영모 인하대학교의료원장 등 주요병원장들이 의대생 국가고시 재응시 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것으로 확인돼 그동안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국민의힘이 이번 사태 해결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요 대학병원장들은 10월 13일 오후 국회에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을 갖고 의대생 국가고시 재응시 문제 해결을 요청했다.

먼저 김종인 위원장은 의사국시를 비롯해 정부와 의료계의 문제에 원인제공자인 정부가 나서야 한다면서도 조금 더 정부 측과 절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여러 가지 정부와 의료계의 문제 때문에 여러분들의 걱정이 많으신 것 같다. 지금 원인 제공자가 문제를 풀려고 생각을 해야 하는데 문제를 풀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아마 내년도 의료인 수급에 많은 지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정부는 의료인 수급 문제가 별로 없는 것처럼 이야기를 하는데 실질적으로 그게 저는 불가능하다 생각하는 데 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의료 수급이라는 것이 어떻다는 건 상식적으로도 판단할 수 있는 건데 한해라도 중단이 되면 어떤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리라고 본다”며 “과거에 짧지만 보건사회부 장관을 해봐서 의료기관에 대한 실정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파악은 하고 있는데 지금 조금 더 정부 측과 절충을 하시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생각한다”고 밝혔다.

병원장들은 의사국시 문제와 관련해 다시 한번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의사국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내년에 필수의료가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김영모 인하대학교 의료원장은 “다시 한번 국시 문제로 인해 국민들에게 불편을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내년에 약 2,700여명의 의사가 배출되지 않으면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에 커다란 문제가 생긴다”고 호소했다.

김영모 의료원장은 “첫 번째로 지방 의료가 굉장히 위태롭게 된다. 인턴 2,700명이 안 나오면 400명 정도 나온다는 얘기인데, 그 인턴들이 대부분 다 수도권, 대형병원으로 몰린다. 그렇게 되면 지방에 있는 모든 대학병원이나 그런 데서는 인턴이 하나도 없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그렇게 되면 그 파급효과로 필수의료, 지금도 필수의료를 담당하고 응급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여러 의사 선생님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그 필수의료 자체가 붕괴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설명했다.

또 “한 학년에 끝나는 게 아니라 전공의 과정이라는 게 4~5년 계속된다. 지속적으로 몇 년 동안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굉장히 큰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되며 지금 우리나라의 보건지소가 1,900여개 정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보건지소의 3분의 1 정도가 비게 된다”면서 “이렇게 되면 공공의료 자체도 굉장히 위태롭게 되고, 그와 더불어서 코로나 방역에도 엄청난 구멍이 생길 가능성이 많다. 이것은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을 지키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대학병원장들은 의사국시 문제가 의대생에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코로나 전사로서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의대생들을 대변했다.

김영훈 고려대학교의료원장은 “병원의 파업은 전공의, 젊은의사들이 한 것이고 의과대 학생들이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은 아니다. 어찌보면 시험 시간을 놓친 것”이라며 “처음 시작 타이밍을 놓쳐서 일주일 연기가 되고, 한 번의 기회를 사실 받았는데 그 기간동안 의과대 학생들의 합의, 내지는 다시 시험을 재응시하겠다고 하는 의사표시를 할 기회를 놓쳤다고 본다. 그런데 이미 병원에 선배들은 다 복귀했고 그야말로 오리알처럼 남아버린 것”이라고 의대생의 입장을 대신했다.

그러면서 형평성 문제로 의료공백을 알면서도 보건복지부가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영훈 의료원장은 “‘국가고시가 형평성이다, 공정성이다. 한번 기회를 줬는데 또 주고 하면 다른 국가고시에도 형평성에 문제가 있지 않냐, 의사들만 무슨 특혜를 주냐, 국민들이 동의해야 한다’라는 이유로 내년에 당장 의료공백이 심각한 것을 복지부도 알고 있지만 나서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국민들이 코로나라는 특별한 상황에서 의대생들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일을 시켜서 코로나 전사로 역할을 하도록 만들어져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 복지부의 생각이다”고 전했다.

이어서 “우리들은 앞으로의 의료공백이나 2,700명이 빠졌을 때 5년 이상 도미노 현상이 계속 발생하고 군의관 750명, 공중보건의 750명이 빠지고 인턴들 지방병원 완전 초토화되는 이런 우려를 전해드리기 위해 오늘 이 자리까지 온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같은 병원장들의 우려와 간곡한 호소에 국민의힘은 정부가 이해당사자들과의 소통이 부재했다고 지적하며 결자해지 차원에서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민의힘 간사를 맡고 있는 강기윤 의원은 “이 문제는 정부가 앞으로 공공의료를 확대한다는 미명 하에 10년 동안 의사 정원 4천명을 늘리겠다는 것에 발단이 됐다”면서 “정부는 4천명을 왜 늘려야 하는지 이해당사자에게 이해를 구해야 하고 국민에게 명확하게 필요성과 가능성, 어디에 왜 필요한지를 설명해야 한다. 국민들이 소상히 알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강기윤 의원은 이어서 “이해당사자가 국회와의 협상 과정에서 불협화음도 있었지만, 가까스로 봉합됐다. 국회는 의과대 정원 늘리는 부분은 의대생들이 최고 당사자인데 그분들과 대화가 없었다. 그래서 이분들이 정말로 시험 응시를 거부하고, 이와 같은 사태를 막아야겠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고 이해관계도 있을 수 있다. 충분히 논의해야 하는데 못했다”면서 “정부도 문제가 있고 주장을 강하게 내세운 응시생들도 문제가 있다. 이 부분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숙제로 남아있다. 비대위원장님과 힘을 합쳐서 난국을 헤쳐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 말씀드린다. 정부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나서야 할 때다”고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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