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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는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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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는 반대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0.07.31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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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 등은 불미스러운 사고 예방 차원에서 필요
복지부, 시범사업 경과 및 합리적 토론 통해 접근 해야

수술실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두고 대한의사협회는 인격권과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 의료분쟁 확대, 예기치 못한 사생활 피해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한의사협회 송명제 대외협력이사는 7월 31일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과 경기도가 주관한 ‘수술실 CCTV 설치를 위한 토론회’에 참석해 CCTV 설치 확대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이를 의무화로 강요하는 것은 문제라고 밝혔다.

송명제 이사는 “의료사고의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또는 환자의 요청이 있다는 이유로 촬영 의사와 무관하게 이를 허용하는 것은 사실상 진료계약 관계에 있는 환자로부터의 근로 감시에 해당해 인격권과 직업수행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측면이 있다”고 우려했다.

영상정보처리기기 설치가 결국에는 의료인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인식할 수 있다는 점도 반대 이유로 꼽았다.

송 이사는 “의료인의 사기 저하가 우려되고 수술 실패 등 의료사고 발생 부담으로 최선의 수술 노력이 저해될 수 있다”면서 “나아가 수술을 상시 동반하는 과목의 전문의 기피 현상 심화로 전반적인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의료분쟁 확대와 예상하지 못한 사생활 침해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송 이사는 “의료행위는 기본적으로 침습이라는 위해성을 가진 행위를 전제하고 있는데 단순히 환자가 희망하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예상 가능한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에도 의료인의 과실을 입증하려는 의도로 촬영 자료 열람을 요청하는 등 의료분쟁을 확대 시킬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송 이사는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수술실 내부에 설치해 촬영할 경우 환자의 내부장기 또는 신체의 특정 부위가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등 환자의 동의 또는 요청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인식하지 못한 사생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송 이사는 “의사협회는 CCTV 설치하겠다는 의사를 막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수술실에 CCTV가 있으면 손이 떨려서 수술을 못하겠다는 의사에게까지 이를 강요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면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환자단체나 경기도가 홍보해 환자들이 설치된 의료기관에 많이 갔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반면, 환자단체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불미스러운 사건을 예방하는 차원과 의료사고를 입증하는 객관적인 자료가 될 수 있다며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강신하 법무법인 상록 대표변호사는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한다면 정직하게 최선을 다해 수술을 한 의사는 손쉽게 의료과오 분쟁에서 벗어날 수 있고 환자도 수술과정의 알권리를 통해 자신의 안전을 확보할 수 있어 오히려 의사와 환자의 신뢰가 더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발의된 법안에 의원급 의료기관이 제외된 부분에 아쉬움을 표한 안기종 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수술실에 CCTV를 설치·운영한다고 수술실에서의 환자 안전과 인권이 완벽하게 보호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예방장치에 불과하다”면서 “오히려 의료인 면허 취소와 재교부 제한, 의료인 행정처분 정보 공개 등의 제도 보완이 추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안 대표는 미국에서 수술실 CCTV 설치·운영이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이유는 우리나라와 달리 의료사고의 입증 필요성 때문으로 만일 우리나라처럼 범죄행위와 인권침해 때문에 수술실 CCTV 설치·운영이 이슈화됐다면 미국 의사협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입법화가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안 대표는 “의료계에서 수술실 CCTV 설치법이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며 반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전 세계 최소로 만들어 우리나라 수술실이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환자 인권이 보호되는 수술실로 평가 받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 법안에 규정된 영상정보처리기기를 CCTV로 한정하고 CCTV 설치 의무화가 아닌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윤 사무총장은 “법안의 영상정보처리기기는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에 CCTV로 한정하는 내용을 법안에 명확히 했으면 좋겠다”면서 “감시가 아니라 기록이고 추후 문제가 생겼을 때 보는 것으로 한정하자”고 말했다.

또 법이 아닌 자율적 설치 권장에 대한 의견과 관련해선 법에 CCTV 설치에 대한 목적과 활용을 담지 않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오히려 의무화가 아니라 법제화를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찬·반 입장에 대해 주관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다양한 만큼 합리적인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는 기존에 입장을 되풀이했다.

박재우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 사무관은 “기본적으로 수술실 CCTV 설치법에 대해선 차분하고 합리적인 토론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권칠승 의원실에 제안한 CCTV 설치 현황과 관련한 전수조사가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박 사무관은 “CCTV가 만사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 개인적으로 동의하고 한편으로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에도 동의한다”면서 “현재 진행 중인 경기도의 시범사업 경과를 지켜보고 합리적 토론을 통해 결정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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