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하고 신속한 일주기 리듬 측정 길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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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하고 신속한 일주기 리듬 측정 길 열린다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0.07.2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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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충남대병원 조철현 교수팀 연구결과 발표
시간유전자 발현 기계학습 통한 새 모델 개발
조철현 교수
조철현 교수

48시간 동안 최소 8~10회 측정해야 했던 시간유전자 일주기 리듬 측정을 단 한 번으로 가능하게 하는 획기적인 측정 모델이 제시됐다.

세종충남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조철현 과장은 고려대 의과학과 금동호·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 교수, 성신여대 융합보안공학과 이택 교수와 공동으로 ‘시간유전자 발현 기계학습을 통한 간편 일주기 리듬 측정 모델 개발’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Chronobiology International’ 최근호에 발표했다.

조철현 교수팀은 여러 가지 시간유전자들이 각각 고유의 일주기 리듬을 보이며, 이것의 조합을 기계학습을 통해 대략의 일주기 리듬 위상을 맞출 수 있다면 48시간 동안 최소 8~10회의 측정을 해야 했던 기존의 번거롭고 복잡한 방법보다는 단 한 번으로 일주기 리듬을 측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연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는 실제 사람의 모근 세포(hair follicle cells)를 48시간 동안 총 10회 채취해 각 시간대의 시간유전자 10가지의 유전자 발현을 측정했지만 기계학습을 통해 이 중 총 5가지의 시간유전자(CLOCK, CRY2, NPAS2, NR1D2, PER1, PER3) 발현의 조합을 통해 약 3시간 정도의 오차범위 내에서 사람의 내적 일주기 리듬 위상(circadian rhythm phase)을 단 한 번의 검사만으로 추정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사람의 생체시계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금까지 진행된 번거롭고 복잡한 방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고 시간이 적게 걸리는 간편 측정방법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일주기 리듬의 상태와 교란 여부를 빠르게 파악하고 그에 따른 적절한 치료적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실용적 기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를 통해 보다 쉽고 빠르게 다양한 사람들, 특히 취약한 집단의 내적 일주기 리듬을 측정하고 이를 이용한 수면, 기분, 내분비대사 등 다양한 생리적 상태나 질환 등과의 연관성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일주기 리듬의 교란을 파악해 생활습관 개선이나 특정 약물의 사용을 통해 신속하고 적절하게 일주기 리듬을 정상화시키는 치료적 개입 등의 적용도 가능할 전망이다.

조철현 교수는 “간편하고 신속하게 일주기 리듬을 측정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실험과 분석을 통해 확인한 연구”라며 “실용화 가능성이 높고 향후 계절의 변화, 연령의 차이 등을 고려해 표준이 될 만한 일주기 리듬의 레퍼런스 데이터를 만들고 그에 따른 일주기 리듬의 간편 측정과 교란 여부 파악을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구의 자전으로 생기는 낮과 밤의 하루 주기에 맞춰 생물체의 생리 대사와 관련한 유전자들의 발현이 조절된다는 생체시계(biological clock)가 1970년대 이후 밝혀지면서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과 관련된 기분장애, 수면장애, 내분비대사장애 등 다양한 정신적·신체적 질병과의 연관성에 대한 폭넓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2017년 생체시계를 통제하는 분자 메커니즘을 발견한 공로로 제프리 홀(Jeffrey C. Hall), 마이클 로스바쉬(Michael Rosbash), 마이클 영(Michael W. Young) 박사가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이후 더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람의 경우 교대근무나 불규칙한 생활, 빛 공해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일주기 리듬이 교란되고 제대로 조절되지 못하면 기분장애, 내분비대사장애, 암 등 다양한 문제를 겪게 된다.

생체시계 유전자의 분자 네트워크는 사람의 중추 생체시계가 위치한 시상하부의 시신경교차상핵(SCN)에서 통제하고 동시에 다양한 말초기관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들은 독자적인 일주기 리듬 패턴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발현된다. 시간 유전자(clock gene)들은 독자적인 고유의 유전자 발현 패턴을 보이기 때문에 내적 일주기 리듬 측정을 위해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내적 일주기 리듬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보통 48시간 이상에 걸쳐 여러 번의 측정을 한 뒤 일주기 리듬 변환 분석을 해야 하는 탓에 시간과 노력이 적지 않게 소요된다. 이 때문에 일주기 리듬을 측정하는 연구와 임상에서 유전자 발현이나 멜라토닌이나 코티솔과 같은 호르몬 레벨을 여러 차례 측정하는 데 큰 어려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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