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수준 낮을수록 건강 이유로 취업률도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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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수준 낮을수록 건강 이유로 취업률도 낮아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0.07.0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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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학려자 대비 2.54배…교육수준과 건강상 미취업 관계 분석 결과
서울성모병원 강모열 교수팀, 국제학술지 ‘Safety and Health at Work’ 게재

모든 연령대에 걸쳐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건강 관련 퇴직 인구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강모열 교수(교신저자)와 정지윤 전공의(제1저자) 연구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2010~2016년)를 활용해 건강문제로 일상생활에 제한이 없는 30~79세 성인 2만9930명을 대상으로, 교육수준과 건강상의 이유로 미취업 상태(이하 건강 관련 퇴직)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교육수준을 △중졸 이하 △고졸 △대졸 이상 등 3가지로 구분해 각 그룹별 건강 관련 퇴직비율을 조사했다.

그 결과 고학력자 그룹과 비교해 저학력자가 건강이 좋지 않아 일을 하지 못할 확률은 2.54배로 확인됐다. 남성의 경우 약 1.86배, 여성의 경우 1.48배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의 경우 대졸 이상 그룹에서 고졸자, 중졸 이하 그룹간 차이가 크지 않았다. 남성(4.91%)에 비해 여성(18.63%)의 건강 관련 퇴직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여성 근로자는 건강상 이유로 미취업 상태인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향에 있어 학력에 따른 차이는 상대적으로 작아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뒷받침하는 가설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첫째, 교육수준이 높은 노동자들의 경우 인지 능력을 발달시킴으로써 건강행동(금주, 금연, 운동습관 등)을 형성하고 유지하며 건강한 생활방식을 위한 사회·경제적 자원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 저학력자의 경우 고학력자보다 육체적으로 힘든 일자리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 때문일 수 있다.

실제 본인의 건강상태가 나쁘지 않거나 고학력자와 차이가 없더라도, 배정된 업무의 높은 육체적 요구수준 때문에 퇴직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자신의 건강상태가 평균 이상이라고 답한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건강상 이유로 미취업 상태 비율을 분석한 결과, 저학력 군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미취업’인 비율이 가장 높은 경향을 보였다.

셋째, 한국의 취약한 사회·경제적 안전망이 교육수준에 따른 건강 관련 퇴직의 차이를 보이는 이유일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령대별 취업인구의 비율을 확인한 결과에 따르면 고학력자는 저학력자에 비해 보다 젊은 나이에 취업에 성공하고, 60세 이후에는 미취업 상태의 비율이 더 높았다.

한편 고등교육 집단의 미취업 이유는 저학력 집단의 비근로자에 비해 상당히 다른 분포를 보였고 ‘일할 필요가 없어서’, 혹은 ‘정년퇴직’의 이유로 퇴직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교육을 덜 받은 참여자들은 건강상태가 허락하는 한, 노동시장에 머무르다가 건강상태가 나빠져 일할 수 없는 상태가 됐을 때 퇴직하는 경향을 보였다.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강모열 교수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강모열 교수

강모열 교수는 “건강상의 이유로 일을 할 수 없다는 것은 가계소득을 감소시키고,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키는 주요 사건인 동시에, 노동자를 사회적·의학적 취약계층으로 이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런 장해 퇴직이 노동자의 교육수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서 강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교육수준과 장해 퇴직 사이에는 명확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건강이 좋지 않은 이유로 일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며 “취약한 사회집단이 오랫동안 노동시장에 남아 소득을 유지 시키면서,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Safety and Health at Work’ 6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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