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의 끈 놓지 말라'는 격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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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의 끈 놓지 말라'는 격려
  • 병원신문
  • 승인 2020.06.23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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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종근당존경받는병원인상 수상자
김윤희 한길안과병원 간호차장 소감

거실 창밖으로 따스한 햇볕을 받아 더욱 우아한 모습으로 봄이 왔음을 알리는 목련 꽃봉오리가 보였습니다. 하지만 평화로운 자연에 발맞추어 나가지 못하는 현실에 마냥 봄기운을 만끽할 수는 없었습니다. 왠지 미안하고 불안하고, 좋은 감정은 어느새 사라지고 마는 주말이었습니다.

1월부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가 조금씩 확산되고 있었습니다. 우리 병원 역시 일찍부터 내원객의 출입을 통제하고, 안과전문병원으로서는 과하다 할 만큼 감염 예방과 확산 방지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던 참이었습니다. 회의를 거듭하며 감염관리체계를 정비하고 아이디어를 모으는 등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던 때, 대한병원협회와 종근당이 공동 제정한 ‘존경받는 병원인’ 병원인 부문에 후보로 추천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듣는 순간 기쁨보다는 ‘내가? 그럴 자격이 있나?’ 얼떨떨함을 먼저 느꼈습니다.

펜데믹이 선포된 코로나19와 정신없는 전쟁을 치르느라 후보로 추천받은 것조차 잊힐 때쯤 정규형 이사장님과 박덕영 이사님을 통해 병원인 부문에 선정됐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여전히 실감은 나지 않고 얼떨떨해서 그저 “감사합니다”라는 말만 반복했습니다. 이후 알음알음 소식을 접한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그제야 정말 수상의 기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 30여 년의 시간이 필름이 빠르게 도는 것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간호사로서 첫발을 내딛던 때, 고지식할 정도로 FM대로만 하는 것이 전부였을 때부터 지금까지 병원업무는 내 삶에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간호행위를 할 때 그냥 넘어가는 법 없이 완벽을 추구하고, 매일 업무를 재정비하고, 문제를 파악해 개선하고, 같은 실수는 절대 반복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던..... 병원업무에 치중하느라 가정과 개인 생활은 등한시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렇게 쌓인 30여 년. 덕분에 하나밖에 없는 아들은 뭐든지 본인이 결정하고 심지어 중학교 지원서도 혼자 작성하는 아주 독립적인 아이로 성장했습니다. 뜻밖에 얻은 이득이랄까요?

‘의료인의 나태함은 곧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나의 신념은 나는 물론 후배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내 전성기는 늘 전쟁터였습니다. 긴장을 놓지 않는 생활의 연속. 그 전쟁터가 내게는 신나는 놀이터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지치지 않고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힘듦보다는 성과의 즐거움, 성장하는 보람이 더 컸기에 상황에 따라 오지랖으로 보일 수 있는 나의 열정은 식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한길안과병원에서 간호부와 적정진료관리실의 업무를 병행하는 것이 즐거운 이유 역시 한길의 이념(행복한 일터 조성)과 내 열정이 잘 부합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의료기관 인증 3주기를 성공리에 획득한 뒤, 이제는 여유를 갖고 일해야겠다고 생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코로나19가 발생했습니다. 선별구역, 안과격리진료소, 안심진료소를 설치하고 운영하며 긴장한 상태로 매일을 보내는 요즘, ‘존경받는 병원인’ 수상은 내게 무척이나 영광스럽고 지친 일상을 이겨내는 활력소였습니다.

수많은 의료인 중에서도 제가 대신 수상한 이유는 간호사의 임무를 다 마칠 때까지 열정의 끈을 놓지 말라는 격려와 채찍의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환자 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또한 ‘존경받는 병원인’ 수상에 걸맞게 항상 솔선수범하며 배려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뜻깊고 소중한 상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코로나19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동료 의료진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우리 모두가 평화로운 일상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며 다시 한 번 제게 영광스런 상을 주신 관계자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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