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유튜브 구독자 10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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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유튜브 구독자 10만명
  • 병원신문
  • 승인 2020.06.14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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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섭 연세의료원 홍보팀 과장
박진섭 과장
박진섭 과장

“병원의 홍보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 이런 진부한 이야기는 이제 그만해도 될 것 같다. 트렌드는 언제나 변해왔고, 앞으로도 변해 갈 것이다. 분명한 건 지금 의료기관의 홍보는 어떤 트렌드를 활용하고 활성해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이다.

꽤 오래전 필자는 몇 군데 병원 홍보팀에 영상 관련 인력에 대해 문의했다. 영상제작을 위한 조직과 인력, 업무분장에 대한 내용이었다. 홍보 트렌드가 소셜미디어로 확장되면서 유튜브 활성화를 위한 조직 정비가 우선 필요했다. 물론 당시 연세의료원 역시 몇 군데 홍보팀으로부터 같은 내용의 전화 문의를 받았다.

연세의료원은 2010년 11월 유튜브에 계정을 만들었다. 유튜브에 이어 2011년 페이스북을, 2012년에 트위터 계정을 개설하고 2016년부터 인스타그램과 네이버포스트를 시작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연세의료원 유튜브 구독자수는 10만명을 넘어섰다. 115,000명. 의료기관으로서는 보기 드문 실버버튼이 됐다. 하지만 실버버튼이 도착하려면 아직 몇 개월을 더 기다려야 한다.

유튜브는 정책 관련 뉴스룸(111건), 일반인을 위한 건강정보(254건), 역사(21건), 음식 관련(8건), 의사가 알려주는 질환 설명인 PEOPLE in 세브란스(125건), 검사나 수술 안내(25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주 2회 V로그나 VR영상도 제작한다. 각각 제작된 영상물은 페이스북에도 함께 올린다. 행사나 안내 등은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게시하고, 네이버포스트는 건강정보를 상당히 자세하게 기술한다.

6월 4일 기준으로 유튜브의 경우 조회수 2,058만회, 구독자는 115,000여 명이다. 페이스북은 39,644명, 트위터는 38,026명, 인스타그램과 네이버포스트는 각각 2,801명과 6,224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에서 최근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유튜브의 주요 콘텐츠 조회수는 지난해 4월 게재한 췌장암 관련 영상이 조회수 3,527,312회(6월 4일 기준)로 가장 많았다. 이어 폐암과 자궁경부암이 각각 179만회를 넘었고, 치매와 당뇨, 뇌졸중, 대장암, 간암, 위암 순으로 조회수가 높다. 조회수 50만회 이상은 모두 12건이다. 조회수 상위권에 올라있는 내용의 대부분은 ‘PEOPLE in 세브란스’편으로 총 조회수의 상당부분을 이끌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와 콘텐츠 조회수는 일종의 영향력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지능정보사회 이용자 패널조사' 2차 연도 조사 결과를 보면 스마트폰 사용자의 56.3%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이용하며, 그 중 91%가 유튜브를 시청한다. 지난해 12월 언론진흥재단의 ‘언론수용자 조사’ 결과에서도 TV와 종이신문 등 전통적인 매체의 이용률은 감소세를 보인 반면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 이용률은 2018년 33.6%에서 지난해 47.1%로 10% 이상 높아졌다. 이는 유튜브가 청년층의 전유물을 넘어 전 세대에 걸쳐 영향력을 확대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세브란스 유튜브 채널 시청자의 연령을 분석해보면 지난 5월 29일까지 최근 1년간 만 45~54세가 30%, 만 55~64세가 26%, 만 35~44세가 16.7%, 만 25~34세가 10.5%로 일반적인 유튜브 채널의 시청자 연령대와 많이 달랐다.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주된 연령층이 유튜브를 정보 획득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유튜브 조회수나 구독자수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PEOPLE in 세브란스가 본궤도에 오르면서부터다. 세브란스 유튜브를 견인한 킬러 콘텐츠라고 볼 수 있다. 이전의 다양한 건강정보라든가 병원의 정책, 역사 등과 관련된 콘텐츠는 조회수가 그렇게 높지 않지만, 일정 조회수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킬러 콘텐츠가 세브란스 유튜브의 조회수를 견인하고 있는 셈이다.

많은 병의원에서 유튜브에 관심을 갖고 외부 제작사를 통한 영상제작이나 자체 제작을 하고 있다. 유튜브 검색창에 ‘암’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개인이 생산한 콘텐츠부터 병의원 콘텐츠까지 어마어마하게 많다. 여기에 방송사부터 신문사 영상까지 더하면 암에 대한 정보는 과하다 싶을 정도다. 그럼 이런 정보과잉 현실에서 어떻게 킬러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을까.

단순히 유튜브를 시작한다고 해서, 정보의 질을 높이고 영상미를 높인다고 해서 조회수가 담보되는 것이 아니다. 유튜브 검색이나 추천 영상 알고리즘을 알아보려 했지만 ‘~ 그렇지 않겠느냐’라는 추측성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세브란스 유튜브 영상 중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한 췌장암 관련 영상도 몇 군데 카페나 환우회 등을 통해 알아봤지만 링크된 곳을 확인할 수 없었다.

결국 참신한 기획과 최신 영상 기법을 도입한 제작, 이를 뒷받침할 인력 등 기본에 충실하며 기관(개인)의 성격을 명확히 전달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 외부 제작사를 통해 영상 콘텐츠를 생산할 경우 단순히 제작만 맡기기보다는 전문가집단과 일반인 사이의 간극을 줄일 수 있도록 기획단계에서부터 홍보담당자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2017년 SNS 이용 현황을 보면 페이스북이 점유율 73.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카카오스토리와 밴드, 인스타그램, 트위터 순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지금은 유튜브가 압도적으로 높다. 하지만 SNS 플랫폼은 어떤 플랫폼이 대세가 될 지 모른다. 벌써부터 유튜브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따라서 유연한 사고와 다양한 제작 접근방식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병원의 홍보 트렌드는 언제나 변해왔고, 앞으로도 변해 갈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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