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 충돌증후군에 ‘관절경수술’ 효과 높다
상태바
고관절 충돌증후군에 ‘관절경수술’ 효과 높다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0.05.28 15: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아산병원 윤필환 교수팀, ‘고관절경술’ 경과 장기분석
5~6mm 절개 틈으로 관절내시경 넣어 돌출 뼈 다듬고 손상연골 치료

찌르는 듯한 사타구니 통증을 동반하는 고관절 충돌증후군 환자치료에 ‘고관절경술’이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윤필환 교수팀은 관절경수술을 받은 고관절 충돌증후군 환자 73명(평균 34.4세)의 경과를 평균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환자 대다수에서 증상이 호전됐고 부작용도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고관절 충돌증후군은 볼과 소켓 모양으로 맞물리는 허벅지뼈(대퇴골두)와 골반뼈(골반골 비구)가 선천적으로 다르게 생겼거나 후천적으로 변형된 게 원인이다. 고관절을 과도하게 굽히거나 돌릴 때 두 뼈가 부딪혀 관절 연골 손상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통증이 있는데도 잘못된 자세나 과격한 운동을 지속하면, 고관절 충돌이 반복돼 고관절 가장자리 연골이 손상되는 비구순파열로 이어지며 계속된 충돌로 연골 손상이 악화되고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커 수술이 필요하다.

과거에는 수술할 때 근육을 크게 절개하거나 관절을 인위적으로 탈구시켜 충돌 부위를 제거해 수술 후 회복이 느리고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컸다.

그러나 최근에는 관절경을 이용한 최소침습방식의 ‘고관절경술’이 이뤄지고 있다. 고관절경술은 고관절 주위 허벅지에 직경 5~6mm 구멍을 서너 곳 낸 다음, 관절내시경과 특수기구를 넣어 파열된 비구순을 봉합하고 돌출 뼈를 다듬는 방식이다.

의료진에게는 고난도 수술이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수술 직후 보행이 가능하고 회복이 빠른 장점이 있어, 고관절 충돌증후군의 최신치료로 주목 받고 있다.

서울아산병언 정형외과 윤필환 교수가 고관절 충돌증후군 환자에게 관절경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언 정형외과 윤필환 교수가 고관절 충돌증후군 환자에게 관절경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윤 교수팀이 지난 2012년 1월부터 2017년 12월 사이 고관절 충돌증후군으로 수술한 고관절 가운데 47.3%는 대퇴골두가 둥그렇지 않고 타원형으로 생겨 골반골 비구와 비정상적으로 접촉하는 ‘캠 타입’이었다. 7.8%는 골반골 비구 앞부분이 돌출되어 대퇴골두를 지나치게 덮은 ‘핀서 타입’이었다. 나머지 44.4%는 ‘혼합형’으로 대퇴골두와 골반골 비구가 모두 돌출된 형태였다.

이렇게 튀어나온 뼈를 가느다란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정상 형태로 완만히 깎아낸 결과, 고관절 충돌이 발생하지 않아 대다수 환자에서 증상이 호전됐다.

해외 유사연구에서는 수술 후에도 퇴행성관절염이 악화돼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은 사례도 보고되고 있지만, 이번 국내환자 연구에서는 한 건도 없었다. 부작용으로는 3건에서 수술 중 다리를 견인하는 부위에 일시적으로 감각 이상이 생겼으나 모두 정상적으로 회복됐다.

고관절 충돌증후군 환자의 관절경수술 전후 엑스선 영상
고관절 충돌증후군 환자의 관절경수술 전후 엑스선 영상

윤필환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이번 연구로 국내에서도 고관절 충돌증후군 치료에 관절경수술이 효과적이고 안전하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며 ‘수술을 해야 하지만 효과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수술에 큰 부담을 갖고 있는 국내 고관절 충돌증후군 환자들에게 고관절경술이 새로운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퇴골두가 튀어나와도 증상이 없을 수 있고, 증상이 약하면 생활습관 교정과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다”면서 “수술은 보존적 치료를 충분히 시행한 이후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할 가능성이 큰 경우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정형외과분야 과학인용색인(SCIE)급 국제학술지인 ‘관절경수술학회지(Arthroscopy: The Journal of Arthroscopic and Related Surgery)’ 최신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