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 자가격리 환자 ‘음압수술실’에서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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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지병원, 자가격리 환자 ‘음압수술실’에서 수술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0.05.25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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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온 포상기태 환자 ‘보호복’ 입고 성공리에 수술 집도

최근 음·양압 듀얼 수술장을 개소한 명지병원이 코로나19로 자가격리 중인 재미교포 환자를 안전하게 수술에 화제다.

명지병원은 미국 뉴저지주에 거주하는 재미교포 38세 여성이 음압수술실에서 포상기태(Hydatidiform Mole)로 인한 자궁흡입소파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이라고 5월 25일 밝혔다.

이 환자는 미국에서 임신 후 초음파를 통해 자궁 내 임신의 과정 중 영양막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질환인 ‘포상기태’ 진단을 받았다.

포상기태는 태아조직이 없거나, 있더라도 기형의 형태이며 생존이 불가능한 상태를 말하는데, 치료를 미루다 보면 자칫 악성 종양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어 시급히 수술이 필요한 질환이다.

이에 환자는 미국 뉴저지주의 카운티주립대학을 비롯해 여러 병원을 찾아 수술을 받으려고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모든 병원이 받아 줄 수 없다는 답을 받고는 급거 한국으로 귀국했다.

그러나 한국 도착 후에도 ‘해외 입국자 2주간 자각격리’ 지침에 따라 신속한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

한국에서도 대부분의 병원이 1차 RT-PCR 검사 결과 음성판정을 받았더라도, 언제 코로나 바이러스가 발현할지 모르는 불안감에 자각격리 중인 환자를 수술하겠다고 나서는 병원이 없었기 때문.

병원을 수소문 하던 가운데 친정 부모님으로부터 “코로나 거점병원인 명지병원에서는 가능하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고 문의한 결과, 명지병원 산부인과에서 수술이 가능하다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관할 보건소의 협조로 명지병원을 방문한 환자는 RT-PCR 검사와 함께 음압병실에서 초음파 진료까지 일사천리로 진행, 입원 다음날인 지난 5월 12일 자궁흡입소파술을 받고 13일 퇴원했다.

당시 명지병원은 정식 개소식을 갖지는 않았으나, 코로나 시대에 대비한 중환자 치료를 위해 음압수술실을 만들어 놓은 상태로 자가격리 중인 환자의 수술이 가능했다.

명지병원 산부인과 박병준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은 수술복 위에 규정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음압수술장에서 환자의 수술을 진행했으며 수술 후, 음압병실에서 격리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환자는 자가격리 중 전화를 이용해 주치의와 경과관찰을 시행해 왔다.

박 교수는 “앞으로 코로나를 비롯한 감염병 시대를 살아가면서 감염의 위험 때문에 신속하게 치료와 수술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2개의 음압수술장과 음압 혈관조영실을 갖추고 있는 명지병원은 음‧양압 듀얼 수술장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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