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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가정의 달, 아름다운 정년을 기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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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가정의 달, 아름다운 정년을 기약하며
  • 병원신문
  • 승인 2020.05.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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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본부장(경희대학교의료원 대외협력실장)
이종훈 본부장
이종훈 본부장

5월은 가정의 달!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가정의 화목과 가족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가 어머니라고 한다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단어는 아버지가 아닐까 합니다.

저의 어머니는 내성적이고 자애로운 분이셨고, 아버지는 엄하셨지만 정이 많은 분이셨습니다. 오랫동안 곁에 계셔주기를 바랐지만 두 분 모두 병환으로 환갑을 전후한 연세에 짧은 소풍을 끝내고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경희의료원에 입사 후 첫 월급으로 아버지께 평소 입고 싶어 하셨던 모시옷 한 벌 해드렸습니다. 집에서 과수를 경작하셨기에 자주 입을 기회는 없으셨지만 여름 한 철은 시원하게 보낼 수 있겠다고 좋아하셨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신입사원으로 처음 배치 받은 곳은 입·퇴원계였는데 모든 것이 어설프고 서투른 상황이었습니다. 퇴원하시는 분께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라는 인사말을 건넨 후 멋쩍어하던 그 때가 기억납니다.

원무과 입원수속업무를 시작으로 보험과 진료비 청구, 의료전달체계 관리, 진료수가관리 업무를 경험하였고 이어 기획과 예산계장, 부속실 경영분석계장, 경리과 급여계장, 원무2팀 보험계장 등 초급관리자로서의 역할을 두루 거쳤습니다.

뉴밀레니엄을 맞이하면서 국가의 비전, 조직의 비전이 있다면 나의 비전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석사학위 취득 후 나이 마흔이 되기 전에 박사학위를 하겠다던 나의 다짐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박사과정을 위한 1년 6개월간의 휴직기간이 끝나고 의료원에 복귀했을 때 무슨 일이든 예전보다 더 잘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보다는 기대에 못 미치면 어떻게하나라는 심리적 부담이 훨씬 컸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2007년의 일이었습니다. 보험심사팀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던 중 경희대학교 의료기관 편제개편으로 의학계열 단과대학(원)과 의료기관을 총괄하는 의무부총장 직제로 재편되었고, 행정업무를 지원할 비서실장에 보임되었습니다.

어떤 직책이든 신설부서의 업무는 고단하고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의료기관의 행정과 대학본부의 행정은 확연히 달랐습니다. 변화과정에서 부딪히는 다섯 가지 벽 가운데 첫 번째 벽이 ‘인식의 벽’이라는 것을 체감하였습니다.

의학계열 거버넌스에 맡겨진 첫 번째 미션은 ‘연구역량 강화와 연구인프라 구축’이었습니다. 연구역량이 뛰어난 의학계열 교수님들과 경영학과 교수님들이 참여하는 위원회가 구성되었고 이후 고된 일정의 연속이었습니다.

길지 않은 기간 대학에서 업무를 보던 중 과중한 업무와 지나친 스트레스로 인해 마침내 내 몸 안에서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불안정형 협심증으로 응급센터를 경유해 결국 중재적시술을 받게 되었고 40대 중반에 4개의 스텐트를 가슴에 심었습니다.

잃은 게 있으면 얻는 것이 있다고 했던가요? 병원인으로서 대내외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커다란 자긍심과 남다른 자부심을 느낍니다. 지난 2016년 병원신문 창간 30주년 기념식에서 ‘제6회 종근당 존경받는 병원인상’을 수상하였고, 2018년 경희의료원 창립 47주년 기념식에서 ‘30년 근속상과 특별공로상’을 수상했습니다.

2012년 국제교류협력단(KOICA) 사업형성단의 일원으로 참여했던 경험,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사립대의료원협의회와 상급종합병원협의회 사무국장으로서 적극적인 대외활동, 2017년 제3주기 상급종합병원 재지정과 2018년 의료질평가 최상위등급 3연속 선정 등에 절대적으로 기여를 했던 공로를 인정받았던 것입니다.

현재는 경희대학교의료원의 대외협력실장으로서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습니다. 대외협력실은 교류협력, 홍보, 발전기금 업무를 총괄하는 부서입니다. 신설부서는 모든 업무를 셋업(setup)해야 하기 때문에 다소 고단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큽니다.

참고로, 경희대학교의료원은 경희대학교 의학계열 거버넌스 개편에 따라 지난해 7월말에 출범하여 산하에 경희의료원의 의대병원, 치과병원, 한방병원, 후마니타스암병원, 그리고 강동경희대병원의 의대병원, 치과병원, 한방병원 등 총 7개 병원을 두고 있습니다.

어느 기관이든 그 조직의 운영방향과 구성원의 행동규범을 담아 표현하는 것을 슬로건 또는 캐치프레이즈라 부릅니다. 경희대학교의료원이 출범 후 새롭게 제정한 슬로건은 ‘환자에겐 건강을, 인간에겐 사랑을(Towards Global Eminence)’입니다. 의료기관의 본질적 사명과 경희학원의 기본철학인 후마니타스(humanitas), 즉 휴머니티(humanity) 정신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한편, 병원협회의 슬로건은 오랫동안 ‘병원이 웃어야 국민이 행복하다’이었고, 최근엔 ‘정책선도와 병원선진화로 의료강국 실현!’입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파수꾼이자 보루인 병원에 대한 정부의 동반자적 배려와 병원인의 역량강화를 통한 병원의 기능이 선진화되어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문구입니다.

세계보건기구가 정의한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절대적인 공신은 보건의료계와 의료진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의료기관의 적극적인 대응과 헌신적인 노고가 가볍게 평가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코로나 상황이 빠른 시일 내에 종료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정부와 의료공급자 간의 신뢰 프로세스도 반드시 회복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방역활동과 감염예방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의료기관에 대하여 충분한 보상과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돌이켜보니 어쩌다 병원인으로서 출발한 직장생활의 여정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의료기관에 첫 발을 들였던 3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 병원계는 지금처럼 전 국민적 지지와 성원은 물론 전 세계가 환호하는 실력을 갖추기는커녕 겨우 걸음마를 뗀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지속된 의사와 간호사, 기사, 행정직, 기타 병원 운영에 참여하는 다양한 직종의 하모니와 최선을 다한 환자 사랑의 결과 우리나라 병원계는 세계인이 인정하는 톱 클래스가 되었습니다. 병원인으로서 이 점에 대해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이제 아름다운 마무리를 생각하며 주어진 순간을 후회 없이 보내려고 합니다. 정년퇴직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소중한지 정년에 임박해서야 비로소 깨닫고 있습니다.

지금의 나에게 바람이 있다면 후배들로부터 존중받고 자식들로부터 존경받는 선배이자 아버지이고 싶습니다. ‘열정은 성과를 만들고, 인내는 보상을 만든다’는 개인적 신념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어려운 시기이지만 50만 병원인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뭉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병원계가 지금보다 더 성장하고 발전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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