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온라인 학회 지원 방안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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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온라인 학회 지원 방안 찾는다
  • 최관식 기자
  • 승인 2020.05.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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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의학술 최신지견 교류 기회 사라져 막막
복지부와 학계 및 업계, 조만간 의견 조율 거쳐 대안 제시

코로나19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이 되면서 국내·외 의학술 행사 대부분이 취소되거나 연기된 가운데 차선책으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행사 개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행사 후원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는 가운데 최근 대한당뇨병학회가 온라인으로 학술대회를 이미 개최했고, 대한비만학회를 비롯한 일부 학회들이 향후 개최 예정이지만 주최자와 스폰서 모두 혼란을 겪고 있어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전문기자협의회가 5월 20일 보건복지부와 대한의학회, 의사협회, 그리고 업계를 대상으로 취재한 결과 이미 구체적인 온라인 학술대회 지원 근거 마련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의학술 행사는 의약학적 최신지견을 공유하고 의료인 교육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행사다. 제약 및 의료기기업체들도 개발 중이거나 판매 중인 자사 제품의 최신 임상결과 등을 소개하는 기회로 학술대회를 활용하는 한편 주요 스폰서 역할을 해왔다.

학술대회 비용은 인건비, 대관료, 식음료비 등에 소요되는 비용으로 주로 제약사나 의료기기 회사 등 업계의 기부금과 부스 참관비, 광고비 등으로 충당됐다.

후원금품을 둘러싼 비리 등 오해의 소지를 없애고 투명한 기부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업계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공정경쟁규약을 제정하고 이를 엄격하게 지켜왔는데, 국내·외 의학술 행사가 온라인으로 전환될 경우 오프라인과 지원방식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와 의료재화 공급자단체, 의료계 단체는 최근 한 차례 만나 이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했고, 6월 중 보다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키로 했다.

이에 앞서 최근 보건복지부와 의료단체, 제약·의료기기단체 등의 합의로 개정된 ‘학술대회 지원기준 개선방안’에 따르면 기부금 외에 부스 및 광고비를 중복해서 추가로 제공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즉, 기부금을 내지 않았다면 부스비나 광고비를 부담할 수는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 약무정책과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서 국내·외 학술대회가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이런 방식이 더 활성화될 수 있다는 전망 아래 온라인 지원 방안, 가령 e-부스 지원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의료재화 공급자단체와 의료단체 모두 공감했다”며 “지금은 필요성 정도의 의견만 공유한 상태지만 보다 구체적인 건 6월 중 회의를 열고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가능하다면 신속하게 지원 방안을 마련해 추계학술대회부터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원 형태는 공정경쟁규약 개정 혹은 유권해석 확대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학술대회는 의료인에게 반드시 필요한 행사이기 때문에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활발하게 진행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일부 학회가 온라인 학술대회에 시동을 걸면서 온라인 학술대회 지원에 대한 회원사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원 가능 여부와 방법, 지원 규모 등이 주요 관심사인데, 현 상황뿐 아니라 중장기적으로는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서라도 논의가 필요한 과제”라며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정부, 의료계 등과 적극 협의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온라인 학술대회 등의 수요와 필요성이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KRPIA는 TF를 통해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가상부스(Virtual booth) 지원방안 등 필요한 사항들이 공정경쟁규약 및 그 운용에 조속히 반영될 수 있도록 회원사 및 관련 단체들과의 협의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KRPIA는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학술활동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향후 온라인 학술대회가 효율적인 학술대회 형태로 자리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현재 다수 학회들이 운영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장기화로 가을 학회까지 개최가 미뤄진다면 대혼란이 우려된다”며 “현재 타 단체 및 보건복지부와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배너광고나 온라인 강의 중간광고 등의 형태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9월 온라인으로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인 대한비만학회는 외국인 연자 참석 규정을 지키지 못해 국제학회로 인정 받지 못할 경우 후원 자격을 잃게 돼 전전긍긍하고 있다. 비만학회는 현재 대한의학회에 국제학회 규정을 완화 시켜달라는 내용의 질의서를 접수한 상태다.

외국 연자의 화상 강의 동영상을 인정하지 않으면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기 전에는 학술대회를 열 수 없어 회원들의 연수평점 미달 사태가 불보듯 뻔한 상황이라는 것.

따라서 5개국 이상 50명의 외국 연자가 참석해야 하는 규정을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등 전향적인 온라인 학술대회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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