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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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뎀
  • 윤종원
  • 승인 2006.04.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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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한 실화 공포 뎀

실화에 바탕을 둔 공포 영화가 잇달아 선보인다. 13일 개봉한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는 1976년 독일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악령영화. 악령을 소재로 했지만 공포영화라고 하기엔 좀 밋밋해 굳이 따지자면 법정 스릴러 장르라고 할 수 있다.

20일 개봉하는 "뎀"은 자신만만하게 2006년 첫번째 공포영화라고 홍보하고 있다.
이 영화 역시 2002년 10월 실제 벌어졌던 루마니아의 연쇄살인사건을 다룬다.

영화는 두 명의 배우에게 집중된다. 초반 한적한 시골길에서 모녀가 살해된 이후 두번째 희생자인 젊은 남녀가 실체가 등장하지 않는 범인으로부터 공포에 휩싸인 채 쫓겨다니는 장면만이 계속된다.

모녀가 살해되기 직전 보수적인 엄마와 사춘기의 반항적인 딸이 티격태격 다투는 모습이나 루마니아어가 서툰 프랑스어 교사 클레멘타인(올리비아 보나미 분)과 전업작가 루카(마이클 코언)가 주말 별장에서 만나 보내는 행복한 일상이 보여지며 느닷없이 다가온 죽음의 공포를 배가시킨다.

단순한 내용은 스타일로 살아난다. 생명이 탄생하는 숲은 오히려 시커먼 어둠속에서 죽음의 장소로 변모한다. 거친 질감의 영상에 추적자의 시선으로 따라가는 카메라는 긴박감을 추구한다.

공포 영화의 절대 요소 중 하나인 사운드와 조명 역시 새로운 스타일로 접근했다. 거의 조명을 쓰지 않은 듯 어둠침침한 화면은 낯선 공포감을 주고, 날것 그대로의 소리를 전하는 사운드도 적절하다.

여느 공포 영화답지 않게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을 수 있었던 건 눈에 보이는 잔인한 장면이 없기 때문. 그러나 비교적 짧은 상영 시간인 76분 내내 쫓기는 모습만 봐야 하는 건 숨이 턱에 찬다.

공포 또는 스릴러 영화를 즐겨 보는 관객은 극단의 공포가 해결되는 과정에서 느끼는 카타르시스와 결말을 통해 잠시나마 갖게 되는 양심의 가책을 즐기는 것이 큰 이유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너무 짧은 시간 범인을 드러낸다.

"늑대의 후예들"과 "돌이킬 수 없는"을 만들었던 제작자 리샤르 그랑드피에르가 신인 감독 다비드 모로와 자비에 플뤼, 2명의 감독에게 연출을 맡겼다.

신인 올리비아 보나미는 앞으로 심심찮게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굳이 범인을 유추하고 싶다면 제목 "뎀(THEM)"에서 착안하면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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