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땅 이동형 중환자실로 환자 생명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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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땅 이동형 중환자실로 환자 생명 지킨다
  • 박해성 기자
  • 승인 2020.05.12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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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체외생명유지장치 환자 이송 경험 연구 게재
응급의료헬기·구급차로 4년간 환자 1만㎞ 이송
첨단 응급의료 장비를 갖춘 삼성서울병원 응급의료헬기
첨단 응급의료 장비를 갖춘 삼성서울병원 응급의료헬기

국내 대형병원이 운영중인 이동형 중환자실이 실제 병원 중환자실과 유사한 치료 성적을 나타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서울병원 심장외과 조양현 교수팀은 지난 2014년 1월부터 2016년 8월 사이 체외생명보조장치(ECLS)를 단 채 삼성서울병원 응급의료헬기 또는 구급차로 이송된 환자들을 분석한 결과 환자의 생존퇴원율이 병원 중환자실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은 이 기간 체외생명보조장치를 유지 중인 환자 46명을 다른 의료기관에서 이송해 왔다. 하늘과 땅으로 약 1만㎞를 이동했으며, 총 60시간이 이송 작전에 소요됐다.

연구팀은 이들 중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실에서 체외생명유지장치로 치료받고 있던 입원환자(148명)와 나이와 성별, 질병력 등 조건이 맞는 이송환자 44명을 추려 두 그룹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체외생명보조장치를 단 환자들의 치료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생존퇴원율에서 기존 병원 환자 그룹(64.2%)과 이송환자 그룹(63.6%)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다만 체외생명보조장치로 인한 부작용으로 하지 허혈과 그에 따른 절단, 급성신손상과 같은 합병증은 이송 그룹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이송 온 환자 대부분은 장기간 치료하면서 상태가 많이 악화된 상태임을 보여주는 지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존율은 원내 환자와 이송환자의 차이가 없었던 것.

연구팀은 각 분야 전문가들로 꾸려진 이송팀과 중증치료센터 구성원들의 탁월함으로 인해 이같은 결과가 가능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타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중환자의 이송 의뢰가 있을 시 병원 전문 이송팀은 우선 다학제 회의를 열어 환자 상태를 평가해 이송 방법을 결정한다. 의식이 없는 등 심각한 신경학적 손상이 있거나 침대 이동이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 이송 절차가 진행된다.

이송 중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여분의 장비를 구비하고, 실제 작동 여부를 거듭 확인한다.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환자가 있는 곳에 도달하고자 병원에서 자체 운용하고 있는 첨단 응급의료헬기를 환자 이송 수단으로 주로 이용했다.

이번 연구에서도 이송환자 46명 중 30명(65.2%)이 헬기로 전원됐다. 헬기 착륙 지점이 마땅치 않거나 기상 조건 등 헬기 운항이 어려울 때는 전용 구급차를 이용했다.

조양현 교수는 “체외생명보조장치를 달 만큼 상태가 위중한 환자를 생명을 살리기 위해선 상급병원 전원이 필수지만, 이송 그 자체가 부담이 돼 주저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다학제팀을 꾸리고 충분한 시스템을 갖춘 기관이라면 더 많은 환자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유럽흉부외과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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