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일색전술로 고령 다발성 뇌동맥류 환자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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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일색전술로 고령 다발성 뇌동맥류 환자 치료
  • 오민호 기자
  • 승인 2020.05.06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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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뇌혈관 조영술 카테터 길이·방향 변형…78세 환자 이틀 만에 퇴원
서대철 교수 “고령 다발성 뇌동맥류 한번에 치료해 뇌출혈 위험 줄여”

국내 의료진이 고령의 다발성 뇌동맥류 환자를 한번의 코일색전술로 치료해 주목된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클리닉 서대철 교수팀은 최근 78세 고령의 다발성 뇌동맥류 환자를 코일색전술을 통해 성공적으로 치료했다고 밝혔다.

코일색전술이란 뇌혈관이 약해져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가 더 커지지 않도록 환자의 허벅지에 있는 대퇴동맥에 카테터를 삽입해 동맥류 내부에 코일을 채워 넣어 뇌동맥류로 향하는 혈류를 막는 치료법이다.

전체 뇌동맥류 환자 5명 중 1명은 뇌동맥류가 여러 개 있는 다발성 뇌동맥류로 진단되는데, 뇌동맥류가 여러 개인만큼 파열되어 뇌출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동맥류가 여러 개일 때 위치에 따라 여러 번 수술하거나 시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히 노인 환자는 건강 상태 때문에 여러 차례 치료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서 교수팀이 연평균 280례의 뇌동맥류 코일색전술로 쌓은 노하우를 통해 한번의 코일색전술로 고령 환자의 다발성 뇌동맥류를 치료했다.

다발성 뇌동맥류 환자 황 모 씨의 시술 전후 자기공명 혈관 조영술(MRA) 영상 비교 사진
다발성 뇌동맥류 환자 황 모 씨의 시술 전후 자기공명 혈관 조영술(MRA) 영상 비교 사진

서 교수팀은 잦은 두통 때문에 병원을 찾은 황 모 씨(여, 78세)를 정밀 검사한 결과 총 4개의 뇌동맥류를 발견했다.

황 모 씨의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 입구가 상대적으로 넓다 보니 코일색전술로 치료 시 삽입된 코일이 빠져나올 수 있는 위험이 있었다.

스텐트까지 삽입해 입구를 막은 후 시술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서 교수팀은 가급적 스텐트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두 개의 미세 카테터로 시술했다. 하나의 카테터로는 코일이 빠져나오지 않도록 뇌동맥류의 입구를 지지하고, 나머지 하나로는 코일을 삽입했다.

특히 환자가 고혈압까지 앓고 있어 혈관 변형이 더 심하고 탄력이 떨어져 코일을 정확하게 넣기 어려웠지만, 3차원 뇌혈관 조영술을 시행해 환자의 상태에 맞게 미세 카테터의 길이와 방향을 변형시켜 성공적으로 코일을 삽입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클리닉 서대철 교수
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클리닉 서대철 교수

서 교수팀은 황 모 씨의 4개의 뇌동맥류 중 3개를 치료하고, 나머지 한 개의 뇌동맥류는 크기가 작고 파열 위험이 낮아 치료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황 씨는 부작용 없이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해 다음 날 퇴원했다.

서대철 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클리닉 교수는 “고령 환자는 혈관벽이 특히 약하고 신체적으로 쇠약한 경우가 많아 여러번 시술하기 힘든 경우가 있는데, 이번 사례는 고령 환자의 다발성 뇌동맥류를 한 번의 코일색전술로 빠르게 치료해 뇌출혈로 이어지는 위험을 줄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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